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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제약업계 '마중물' 되겠다는 KPBMA얼마전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이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연자로 참여해 역설한 '마중물' 강연은 매우 이색적이었다. 마중물은 하수를 퍼올리는 펌프의 첫번째 물이다. 펌프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펌프의 물이 아래로 내려가고, 펌프질을 아무리 해도 물은 올라오지 않는다. 이때 위에서 펌프에 부어주는 마중물로 인해 압력이 변하고 이 때 펌프질을 하면 아래의 지하수가 올라오게 된다. 즉, 마중물은 스스로를 버려서 큰 일을 이루게 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원회장은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시장에 1000여개 신약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임상 기초단계에 집중돼 있어 신약개발을 끝까지 끌고가는 힘이 없어 글로벌 마케팅과 발매가 불가능해 기술수출에 그치고 만다. 때문에 정부가 펌프에서 딱 한 바가지가 물을 끌어오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새정부가 제약바이오를 대한민국의 미래 동력산업으로 선언하고 마중물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원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정부가 최근 신약 강국으로 떠오른 벨기에를 벤치마킹해 다국적사를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을 요구했다. 벨기에가 신약 강국이 되는데 오랜시간이 안 걸렸는데 정부에서 R&D투자를 40%까지 올리고, 원천징수와 특허세를 최대 80%까지 면제하는 등 파격적 세제 지원을 한것이 바로 마중물이었다는 설명이다. 원 회장의 주장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제약바이오협회 행보와 맞물리면서 힘을 받고 있다. KPMA에서 KPBMA로 명칭변경이 이뤄졌고 원희목 회장을 새롭게 영입한 협회가 비로소 국내제약업계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 변화는 인사정책부터 시작됐다. 상근 부회장 1명 체제로 운영되던 협회는 최근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을 바이오의약품 담당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또 바이오기업인 브릿지바이오 파트너로 연구개발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최주현 박사를 바이오의약품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임명했다. 이들 모두 국내외 제약사에서 바이오부문에 많은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들이다. 협회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늘(3일)자로 새 부회장 영입(비상근)을 공식화 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협회는 기존 상근 부회장에 신규 영입 부회장 2명과 전문위원 등을 포함해 풍부한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명칭 변경이후 역량 보강과 함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과 산업계 전반의 오픈 이노베이션 흐름에 선도적으로 부응하겠다는 협회 의지의 반영이다. 협회는 바이오 분야 인력 충원과 함께 사무국 조직 재편과 순환인사를 연이어 단행했다. 하드웨어 변신도 눈에띈다. 최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개방형 혁신’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장애인재활협회 등 기존 입주 단체들이 활용하던 공간에 물리적으로 부족했던 회의장을 다양한 규모로 신설하고, 음향기기 교체를 통해 성능을 크게 업그레이드한 것은 물론 냉·난방 시스템도 새롭게 교체하는 리셋 수준의 전면적 시설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기존 4층의 강당과 대회의실외에 2층에 ‘오픈 이노베이션 플라자’를 구축, 각종 회의와 세미나, 워크숍 등 지식 공유와 인적 교류를 위한 쾌적한 공간을 조성했다. 단순히 회의실을 확충하고, 음향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등의 물리적 변화를 넘어 제약 산업계는 물론 의약계 유관 단체 및 기관, 관련 학회 등 의약품에 연관된 각계의 유기적인 협력과 소통 그리고 이를 통한 혁신의 중심체 역할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KPBMA는 그간 '역할론'이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며 제약업계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제약사-다국적제약사, 상위제약사-중소제약사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며 이를 조율하는데 협회의 역할은 많이 부족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복지부동'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조직력은 협회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 왔다. 돈이 없으니 조직은 약해졌고, 그렇다 보니 공격적인 대관활동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제약바이오협회 변신을 지켜보면서 비로소 국내제약업계 발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줄수 있겠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협회는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강력한 협회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장의 비용집행과 관련 이사장단사의 승인을 받는 절차 개선 등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영향력을 발휘해야할 제약 오너그룹의 적극적인 회무 참여가 요구된다. 과거와 달리 제약오너그룹이 한발짝 물러나 협회를 관망하게 된 것은 협회 위상과 경쟁력을 악화시켰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협회의 브레인창구 역할을 해줄수 있는 ‘정책기관’ 설립이 간절하다. 협회는 그간 수차례 정책연구소 설립을 추진했지만 번번히 무산에 그쳤다. 협회가 제약산업 허브 역할을 자청한 만큼 이번만큼은 달라진 행보가 기대된다. 정부가 벨기에처럼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주고, KPBMA가 국내제약기업들의 마중물이 되어 준다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미래는 밝다.2017-07-03 06:14:53가인호 -
[데스크 시선] 항암제 급여문턱 낮출 사후평가제"약제급여 평가절차를 확 줄이고 제도를 간소화해야 한다. 허가와 급여를 일원화하고, 기존 모든 제도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 지난 21일 열린 데일리팜 27차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에서 한 폐암환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격앙된 목소리였는데, 그는 이렇게 현 항암제 급여정책에 대한 환자들의 심정을 날 것 그대로 전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허가와 급여를 일원화하거나 모든 제도를 뜯어 고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3세대 폐암표적치료제 등 항암신약 접근성 향상을 위한 제도개선 필요성을 포럼에서 주창한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조차 "현 시스템을 다 뭉개서는 안된다"고 만류했다. 그만큼 고충을 겪고 있는 의료현장의 전문가들도 현 제도가 갖고 있는 합목적성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한다는 얘기다. 우선 데일리팜 미래포럼을 통해 확인된 전문가, 환자 등의 요구를 종합하면 우리 사회의 노력은 적어도 3세대 EGFR TKI(한미 올리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등 시급한 항암제 급여절차는 신속히 진행하고, 동시에 정부, 시민사회(가입자), 환자, 제약,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논의틀을 만들어 고가 항암신약 등과 관련한 '한국형' 약가제도 모형에 합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실 3세대 EGFR TKI(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억제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이 급여 등재 평가를 받으면서 선택한 '툴'은 경제성평가면제 특례였다.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는 환자수와 막대한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비용효과 평가를 엄격히 적용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꼼꼼히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제의 효과와 사회적 시급성, 환자의 요구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더구나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가 예상청구금액, A7조정최저가 이하 수준의 상한금액, 총액제한 등을 협상하면서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에 약평위가 지나치게 약가에 집착해 시간을 끌 이유도 없어 보인다. 또 필요하다면 아직 종료되지 않은 임상시험 등을 감안해 등재 후 2년 내 비용효과성 평가를 받도록 부속합의해도 된다. 약가협상제도는 이런 조건을 부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다음은 이날 항암제 등의 급여 접근성 향상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된 '비용효과성 사후평가'다. 이병일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이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 검토하겠다고 했고, 강진형 교수가 필요성에 '절대공감'한 내용이었다. 이 제도는 이미 독일, 영국 등과 같은 제약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비용효과성 자료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급여도전에 나설 수 있고, 보험자는 사후평가와 여러 이행조건을 통해 안전판을 만들 수 있는 광의의 위험분담 방식이다. 직접적으로는 선택지가 없는 환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가 지적한 것처럼 추후 비용효과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거나 적절한 상한금액 조정, 급여제한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보완할 장치를 만드는 노력도 반드시 병행돼야 겠지만, 항암제기금 등과 같이 새로운 재원을 만드는 방안보다는 더 현실적이면서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대안으로 보인다. 데일리팜은 필요한 경우 이 '사후평가' 제도만을 '원포인트'로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을 개최할 생각도 갖고 있다. 데일리팜 미래포럼이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는 '아젠다'이기 때문이다.2017-06-26 06:14:53최은택 -
[데스크 시선] '양날의 칼' 위 맨발로 선 조찬휘 회장규정과 절차 무시, 회원약사의 신뢰 상실. 이번 조찬휘 회장의 약사회관 재건축 운영권 판매 사태를 놓고 약사사회에서 제기되는 핵심 문구들이다. 안갯속이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의 약사회관 재건축 운영권 판매로 인해 약사회가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 20일 열리는 약사회 감사단의 감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조 회장에게 불리한 정황이 너무 많다. 이에 현 집행부에 대한 약사민심 이반은 심각한 수준이다. 박인춘 부회장 인선논란으로 두 번의 담화문을 내며 악화된 여론 달래기에 나섰던 조 회장 입장에서는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더 심한 상처가 난 꼴이 됐다. 지금은 논란으로 치부될 수 있다. 그러나 20일 감사이후 더 큰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지부장들과 분회장들도 감사결과에 따라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새물결약사회 등 젊은약사들도 문제가 확인되면 고발 등 후속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퇴부터 고발까지 약사들의 생각은 강경하다. 법률가들의 관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배임, 횡령 등 무거운 죄명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감사 이후 전개될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자칫 임시총회를 통한 회장 불신임(탄핵)안 의결이나, 실제 고발로 이어질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약사회 수장을 찾아야 한다. 사태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나 소명 없이 조찬휘 회장의 사과만으로 사태 해결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조 회장은 이미 지난 15일 상임이사회에서 법적문제 제기가 있더라도 소명할 자신이 있다며 회무에 전념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자신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약사회 감사단의 어깨가 그 어느때보다 무겁다. 회원약사나 대의원들, 임원들이 확실한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진상을 규명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 올해 불거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탄핵과 보궐선거가 지금 약사사회에서 데자뷰되고 있다고 많은 약사들이 지적하고 있다.2017-06-19 06:14:55강신국 -
[데스크 시선] 리베이트 수사는 한도 끝도 없다?이 정도면 쑥대밭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 싶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부산검찰의 사정칼날이 약업계 전방위로 확산되며 브레이크마저 사라진 느낌이다. 부산 검찰의 거침없는 행보는 윤리헌장을 선포하고 CP부서를 가동하며 정도경영 정착에 주력하고 있는 제약업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간 리베이트 수사에 내성이 생겼다는 업계마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해 부산지역 대형 의료기관 수사 과정에서 서울지역 병원장과 제약사 임원 간 리베이트 등을 포착하며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심평원 등 약가 리베이트 정황까지 드러나며 수사 규모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국내 제약기업과 도매, 그리고 정부기관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부산검찰은 올 3월 국내 모 상위제약 본사와 도매업체 7곳을 압수 수색한데 이어, 4월에는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까지 수사를 확대시켰다. 이어 국내 상위제약 부산영업지점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최근에는 해당회사 전직 영업본부장 등을 구속하고, 전직 대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얼마전에는 전직 복지부 보험담당과장까지 조사 리스트에 올려 놓았다는 이야기도 돈다. 부산검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주 일부 도매업체에 대한 추가 조사까지 이어가며 사정의 칼날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은 물론이고 조사범위를 전국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국내 일부 제약사와 상당수 유통업체들은 부산검찰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리베이트 정황이 포착됐다면 강도높은 조사를 통해 불법행위에 대한 시비를 가려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부산검찰 행보가 석연치 않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특히 리베이트 조사가 특정 제약사에 집중되다보니 타깃조사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기에 지방검찰에서 특정 제약사 1곳에 40여명의 수사관을 파견할 정도로 대규모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게다가 리베이트 조사 진행 주체 기관이기도 한 복지부와 심평원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것은 이미 도를 넘어 선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실제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 국내 제약사는 대규모 영업사원 퇴직 등이 맞물리며 사실상 영업이 마비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봉착했다. 해당 기업은 제약 산업계를 가장 오랫동안 이끌어왔던 상징적인 회사고, 국산 신약개발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알릴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다. 해서 부산 검찰의 이번 전방위 리베이트 조사는 약업계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특정 제약사를 겨냥한 무차별적인 조사가 거시적인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될수 있다는 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 미래를 고려한 부산검찰의 전향적인 판단을 기대해본다.2017-06-12 06:14:55가인호 -
[데스크시선] 심평원의 혁신의지와 '각자도생'네이버 지식백과는 올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의미를 이렇게 업데이트했다. "각자가 스스로 제 살 길을 찾는다는 뜻의 한자성어로, 원래 조선 시대 대기근이나 전쟁 등 어려운 상황일 때 백성들이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유래된 말이다. 브렉시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등을 빗댄 글로벌 신고립주의를 지칭하는 말로 자주 사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병일 약제관리실장은 지난 1일 제약 간담회에서 포지티브 시스템 도입 10년 이후 약제 심사평가체계를 '제로베이스'로 놓고 점검하겠다고 했다. 이 실장은 1시간 30여분 간 '원톱'으로 이런 방침을 설명하고, 제약사 관계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 그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데다가 조직 장악력도 뛰어난 실장으로 통한다. 그만큼 열정도 많고 조직내 지지도도 높다. 무엇보다 4~5년만에 다시 약제관리실장으로 '컴백'한터라 시스템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오랜동안 그를 지켜본 기자는 '선이 굵은 인물'로 기억한다. 게다가 시원시원한 화법으로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도 능한 '재주꾼'이다. 아니 '재주꾼'이라기보다는 그만큼 진정성이 있다. 실제 이날 간담회도 제약계 관계자들은 이 실장의 발언에 상당히 고무됐다. '뭔가 변화가 있겠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의구심 한줌씩은 가지고 돌아갔다. 왜 일까? 기자도 화두처럼 며칠을 머리 속에 끈을 놓치 않고 되새김질했다. 결론은 '각자도생'이다. 이원화돼 있는 신약 약가결정구조. 정부에 의해서 판이 좌우되는 의사결정구조. 여기서 이 실장의 '제로베이스' 리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사실 지난해 포지티브 10년도 심사평가원과 건보공단은 각자 평가하고 의미를 되새겼다. 이 시스템을 만든 복지부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복지부 전임 보험약제과장은 거시적 약품비 관리기전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하고 건보공단에 연구용역을 수행하도록 지시했지만, 후임 과장은 '건보공단이 자체적으로 하는 연구용역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한 발 비켜섰다. 이게 현 약제관리체계에서 복지부와 심사평가원, 건보공단의 현 주소다. 그렇다면 포지티브 10년과 '제로베이스' 리뷰는 복지부가 나서서 심사평가원, 건보공단 등과 함께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고민하는 게 순리다. 더구나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지나치게 급여평가에서 가격에 매몰되고, 신약 중 절반 이상이 약가협상을 거치지 않고 등재되는 상황이어서 심사평가원과 건보공단 간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 때다. 제약계는 1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양 기관이 '모범생처럼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서 전체 그림을 못 그리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다시 초점을 되돌리면 이 실장은 이날 심사평가원 약제관리 방향을 설명하면서 '비급여 약제관리'와 '노인 약품비', 이 두 가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첫번째 의제는 대통령 공약과 직접 맞닿은 이슈였고, 두번째 사안은 우리 사회가 시급히 대안을 찾아야 할 과제였다. 이 실장은 이 발언들을 통해 발 빠르고 현명하게 당대의 상황에서 심사평가원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어필했다. 시의적절한 '시간차 공격' 모드였다. 잘만 된다면 각자도생의 승자는 심사평가원이 될 수도 있겠다. 이 승리는 이 실장이 검토하겠다고 한 '급여 등재 전 무상공급프로그램' 등을 통해 혜택을 얻을 환자들, 바로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보험 약제 관리시스템 전반은 어떨까. 또 '땜질식'으로 시스템에 복잡한 코드만 하나 더 심어넣는 결과를 낳지는 않을까. 무엇보다 이 실장의 진정성이 '각자도생'이 아닌 전체 시스템에 대한 '제로베이스' 리뷰로 이어질 여지는 없는걸까. 비는 와도 해갈은 되지 않는다는 요즘 날씨가 이럴 것이다.2017-06-07 06:14:52최은택 -
[데스크 시선] 약국은 보건의료의 외딴 섬"문전에서 단골약국, 그리고 지역으로 돌아가라." 이는 일본 후생성이 2015년 10월 23일 발표한 환자를 위한 약국 비전이다. 초고령화 사회의 위기감에 일본 정부가 약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의사 눈치 볼 것도 없었다. 폭발적인 노인환자 증가에 따른 재정을 절감을 위해서는 단골약국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정부는 비전 선포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비전 선포 이후 2016년 단골약국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단골약사 복약지도료는 건당 700엔(7000원)이다. 2017년 5월 28일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자. 서초동 대한약사회관에서 약국약료의 비전과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보건복지부가 약국을 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5개 국가 사업중 약국의 역할은 없었다. 현재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 사업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보건소 모바일헬스 케어 시범사업 등 5개 국가 사업이 시행 중이지만 약사 참여는 전무한 실정이다. 약사 참여는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 사업에서 등록환자에 대한 비용감면이 전부다. 모두 의원 중심의 사업이라는 이야기다. 정부의 전형적인 의사눈치보기다. 2016년 기준 약국에서 사용되는 약품비는 10.7조원, 조제료는 3.6조원이다. 총 14.3조원의 재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약국 관련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화상투약기 도입, 상비약 품목 확대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균관대 이의경 교수는 "약국은 보건의료의 독립된 섬"이라며 "약국관련 정책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현재 지역약국들은 국민과 함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시의 세이프약국, 경기도약사회의 공공심야약국, 약준모의 공공심야약국 운영비 지원 등이 그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초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지금, 정부도 약국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일본처럼 단골약국제를 통한 수가보전이 힘들다면 미래약국에 대한 비전과 장기적인 청사진이라도 제시해야 할 시기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약국은 정부의 청사진을 기다리고 있다.2017-05-29 06:14:51강신국 -
[데스크시선] 스위스, 그리고 한국의 건강주권미국은 헬스케어 산업 최고의 강대국 답게 글로벌 50대 기업(2015년 기준)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화이자, MSD, 존슨앤존슨, 길리어드, 애보트 등이 내노라 하는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다. 일본은 미국의 뒤를 잇고 있다. 다케다 다이이지산쿄, 아스텔라스 등 무려 9개 일본기업이 세계 50대 제약기업에 포함돼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바이엘 등 독일이 3개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영국(GSK, 아스트라제네카), 프랑스(사노피, 세르비에), 덴마크(노보노디스크, 룬드백) 아일랜드 (샤이어)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글로벌 50대 기업을 2개씩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이들 국가를 제약강국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이들 중에서 눈여겨볼 나라가 있다. 인구 800만명의 작은나라 스위스다. 제약계 종사자라면 스위스가 제약강국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 스위스는 대표적 제약기업 노바티스 로슈를 포함해 무려 5개 기업이 글로벌 50대 기업에 포진해 있다. 노바티스와 로슈의 연 매출액은 100조원에 달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매출 규모다. 반면 제약·바이오산업에 실패한 필리핀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세계 각국의 평균치보다 15배 비싼 가격으로 구입(2010년 기준)하고 있다.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다국적제약기업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도 제약주권을 말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위기상황에서 다국적기업들에 치료용 백신을 요청한 경험은 바로 건강(제약)주권과 직결된 문제다. 미국, 일본,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제약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확고한 건강주권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 국가는 혁신신약 개발해 성공해 이를 상용화 시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개발을 기반으로 2014년~2015년 연속 매출액 세계 1위 제약기업에 오른 노바티스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개발로 단숨에 2015년 기준 매출액 세계 7위에 오르고 순이익 세계 1위를 기록한 길리어드 등은 혁신신약 개발로 성공신화를 써내려간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즉, 신약개발 성공은 한 나라의 건강주권 확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신약개발은 곧 국가의 신기술 응용능력을 반증하는 바로미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약개발은 10년 이상 1조원 정도를 투자해도 성공확률이 1/5000에 불과한 프로젝트다. 만일 성공하면 최대 20년 동안 전세계 독점판매권이 부여되는 고수익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퍼스트인클래스’든 ‘베스트인클래스’든 특정 제약기업 혼자서 끌고 나가기 힘든 프로젝트다. 정부와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이끌어야할 과제가 신약개발인 셈이다. 해서 성공적인 신약개발과 정착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책과 신약 약가정책 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제약기업 및 연구자들의 뛰어난 추격능력과 상용화 개발 능력을 선진국 핵심기술과 접목시킬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또 국내 신약개발 선도기업들이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거대시장에 진출해 전주기 신약개발을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기초과학 및 기술투자 자금 규모가 일본대비 1/5~1/30 수준으로 절대량이 부족한점도 개선돼야 한다. 미국이 10000개의 씨앗을 뿌려 10개를 성공시켜 산업을 지속시킨다면 한국은 500개의 씨앗을 뿌리므로 성공확률이 낮을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금의 절대량을 늘리거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진출을 꾀하는 국내개발신약이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자 신약 수입국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수출국의 사용실적과 보험약가라는 점에서 약가정책 개선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세계에서 네번째로 개발된 국내개발 백혈병 치료제 신약 슈펙트가 글리벡 개발 이후 10여년 만인 2012년 시판허가를 받았고 치료 효과에서 글리벡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가는 글리벡의 47% 수준이라는 점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슈펙트는 출시 5년째인 2016년 1000억원의 국내시장에서 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와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는 국내 판매실적과 글로벌 진출 성과 면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국내개발신약이다. 아시아와 남미시장을 넘어 유럽, 일본, 미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이들 신약이 직면한 문제점은 역시 낮은 국내 보험약가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나브의 터키진출 실패였다. 따라서 이젠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자들이 건강주권 확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때다. 건강주권을 잃으면 국가주권을 잃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5월 30일 한국제약바이오산업협회 4층 강당에서 진행되는 데일리팜 26차 제약산업 포럼에서는 정부와 기업, 투자업계의 전문가들을 불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제언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강주권 확보를 위한 효율적인 실행 방안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진다.2017-05-22 06:14:50가인호 -
[데스크 시선] 약가결정구조 이원화 10년과 '비밀주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평가결과가 다음달부터는 공개될 전망이다. 약가결정 구조가 이원화된 이후 꼭 10년만이다. 늦어도 한 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투명행정을 주창하겠다니 다행스럽다고 해야할까. 심사평가원 측은 회의결과가 비공식 '루트'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정보가 왜곡되거나 불분명하게 유통되는 일이 자주 발생해 결과를 공개하게 됐다고 했다. 직접적으로는 지난달 약평위에 상정됐던 면역항암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한 몫했다. 여기서 한꺼풀 들어가 보자. 심사평가원 측은 정보공개 이유로 '왜곡된 정보' 운운하며 남 탓했다. 진정 문제는 과도한 비밀주의였는데도 말이다. 가령 신약의 경우 약가결정구조가 이원화돼 있기 때문에 약평위 의결과 심사평가원의 복지부장관 보고, 약가협상, 건정심 의결, 복지부 고시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급여가 최종 결정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 제도를 어떻게 운영했을까. 식약처 허가 후 심사평가원에 급여결정 신청이 접수되면 복지부 고시가 나올 때까지는 어느 단계에 있는 지 깜깜이였다. 특히 항암제 등 중증질환치료에 쓰이는 약제들의 경우 이 기간이 더 길어서 말그대로 '함흥차사'였다. 오죽했으면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직접 거리로 나서고 있겠나. 다시 말해 보험약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복지부, 심사평가원, 건보공단까지 모두가 비밀주의나 원칙주의에만 매몰돼 있었다. 심지어 약평위 결과는 평가대상이 된 제약사에게도 곧바로 전달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조차 많은 시일이 지나야 확인 가능했다. 이런 행태를 빗대 제약사들은 "'자기 할 일만 충실히 하자'는 주의, 전체 보험제도 그림을 그리지 않는 각자도생주의"라고 쓴소리를 내뱉는다. 거듭 말하지만 심사평가원의 이번 방침은 투명행정과 소통 차원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결정이다. 그러나 심사평가원만 그럴 게 아니라 이 참에 건보공단(약가협상)도 협상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복지부가 나서서 급여결정 신청부터 약가협상까지 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등재절차 진행 약제 정보공개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환자단체 한 관계자도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예측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각 절차마다 법정처리기한을 준수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도록 날짜별로 진행상황이 공개되면 좋겠다"고 했다. '자기 일만 충실히 하는' 범생이 기관이나 조직, '각자도생'한다는 비판을 넘어설 길은 명백해 보인다. 약제급여평가와 등재 전 절차에 대한 소통노력, 누가 귀기울이고 실천에 나서야 할까.2017-05-15 04:00:48최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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