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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항바이러스 비축사업 참여 기회 넓혀야[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가 비축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비축량 1090만명분이 내년 1월 유효기간 만료로 폐기된다. 현재 비축량은 인구 대비 34% 수준인 1748만명분이나 폐기 이후에는 20% 수준으로 떨어진다.질병관리본부는 내년 6월까지 항바이러스제 비축률을 인구 대비 30%(1554만명분)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859만명분을 추가 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지난 8월 21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서 2019년도 항바이러스제 국가비축사업 관련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 개최에 참석했던 제약사 관계자는 질본의 계획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질본의 기본적 계획은 비축량 30% 수준을 유지하면서 3년 동안 895만명분을 시장비축(유통)량, 완제비축량, 원료비축량으로 다양화 해 단계적으로 구입한다는 안이다. 우선 올해 예산으로 280~320만명분(약 6%)을 비축할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는 조건이 달렸다. 질본은 올해 12월까지 사업자 선정을 끝내려고 하는데 단일 제약사가 3개월 안에 완제약 기준 130만명분을 생산할 수 있는지를 기준 중 하나로 내세웠다.이렇게 될 경우 타미플루 주성분인 오셀타미비르 원료 또는 완제약을 생산·제조하는 국내사 중 선정 자격을 갖춘 기업은 몇 되지 않게 된다는 제약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비로 145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비축사업인데 외국계 제약사 로슈나 국내 대형사 등 특정 기업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얘기다.제약사 개발팀 한 관계자는 "국내사 제품도 생물학정동등성을 입증받아 오리지널 제품과 동일하다. 국민 혈세로 추진하는 사업인데도 단일 제약사가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지 조건을 한정해 실질적으로 외국계 제약사가 우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국내사 여러 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대규모 생산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며 질본이 잘못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질본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구매 계획을 진행 중이기에 여러 안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비축사업 공고에 앞서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취지로 만든 자리인 만큼 확정되지 않았단 것이다.질본 관계자는 "실적(조건)을 제시한 목적은 비축·납품 규모가 크고 긴급 상황 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납품 능력과 품질 관리 등 비상상황에서 문제없이 가동(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회사를 선정하는 게 국가사업"이라고 말했다.질본은 단일 기업이 좋은지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게 나은지 검토하고 있다지만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오는 9월 중 조달청을 통해 국가 항바이러스제 비축사업 공모가 나올 예정이다. 국가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국민에게 안전하고 믿을 만한 의약품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우리나라는 PCI/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와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회원국이다. 자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의약품을 해외 다른 나라에서 좋은 시선으로 볼지 의문이다. 국가 비축사업 입찰 조건을 넓혀 최소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 한다.2019-09-04 16:35:37김민건 -
[기자의 눈] 국내제약,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이유[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면서 수익성 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상장제약 72개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약 20%가 감소했다. 특히 유한양행(-98.4%), GC녹십자(-24.3%), JW중외제약(-49.2%) 등 대형제약사의 부진이 눈에 띈다.이들은 대규모 R&D 투자가 영업이익 감소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다만 매출액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 약화가 기업의 위기와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특히 R&D 투자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기업의 가치는 더 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하지만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액 축소가 불가피해 전체 국내 제약산업의 불황을 야기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더욱이 신약개발 성공률이 낮아 투자 대비 이익을 담보할수 없어 연구개발 사업 외 다른 분야에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예를 들어 상품 비중을 줄이고, 제품 비중을 높여 이익률을 담보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제품은 과감히 정리하거나, 위수탁으로 전환해야 한다.또한 내수용 제품개발에도 신경을 써 기술수출을 위한 신약R&D 투자비를 상쇄해야 한다.그러나 현재 시장 분위기를 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몇 있다. 특히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갈수록 외국계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도입하는 숫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수익성 약화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단기적 매출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상품 증가는 장기적으로는 자체 시장개발 능력을 떨어뜨릴 뿐더러 계약취소로 인한 리스크도 잔존한다.영업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후발의약품 경쟁에 뛰어드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그나마 대형 제약사들은 후발의약품 선별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묻지마 제네릭 개발에 뛰어드는 모습이다.한때 내수성장의 일익을 담당했던 염변경의약품이나 복합제 역시 특허와 규제, 시장경쟁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에 눈을 돌려야 하는 시기다.모쪼록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성공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CEO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수익성 강화를 위한 다각도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2019-09-02 06:11:39이탁순 -
[기자의 눈] 규제완화 급물살, 약사가 주도하려면[데일리팜=정혜진 기자] 며칠 전 과기부가 종이처방전 전자화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약국은 물론 관련업체도 적지 않게 놀랐다. IT기술과 시스템은 이미 십여년 전부터 가능하도록 준비됐으나 관련 규제와 보건의료 단체들 반대로 수년 째 말만 무성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전자처방전은 병원과 약국은 물론 보건의료 업계 전반의 판도를 단숨에 바꿔놓을 정도의 파급력을 가졌기에 정부도 선뜻 시행 의지를 밝히지 못했다. 그러나 과기부가 '규제완화'와 '4차산업혁명'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발표한 시범사업 계획에 그간의 반대 의견을 무색하게 만들었다.약사사회와 직결된 또 하나의 굵직한 규제완화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식약처가 건기식의 소분과 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규제완화 조치를 발표했고, 이는 지금 약국가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로 거론된다.건강기능식품 업계는 그간 우리나라의 건기식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주장을 계속 제기해왔다. 건기식 시장은 몇년 사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더 많은 소비자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고 있는 추세에 맞추기 위함인지 정부는 시장 활성화,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이 두가지만 보아도 약국이 직면해있는 변화의 물결은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이 변화 앞에서 약사사회는 '반대'만을 내세우며 지금 사회에 머물러 있자고 해야 할까.전자처방전은 IT시스템에 의한 것이므로 개별 약국들이 어쩌지 못할 지 몰라도 건강기능식품은 다르다. 규제 완화는 약국이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약국이 나서서 '상담을 거친', '개인 맞춤형', '나에게 꼭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는 없을까.한 약사는 "이미 국민 대다수가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 시장은 날로 커지는데 우리는 '약이 최고다'라고만 외쳐야 되겠느냐"며 약국이 국민의 건강관리자로 직능을 확대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반드시 갖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다른 약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이 약사는 "반대하기보다는 약국이 더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 기업이 얼마나 세련된 시스템을 선보이겠느냐. 하지만 약국은 전문성이 있고 단골 고객을 공략할 수 있다. 약사가 나서서 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제도 완화가 옳고 그름을 다투던 단계는 이미 지나갔다. 지금 반대한다고 정부가 추진하던 변화를 철회할 리 만무하다. 종이문서의 전자화, 건강 관련 산업의 활성화는 이미 앞으로의 변화이며 세계적 추세다. 변화하지 말자고 지금의 것을 붙잡고만 있기보다 막을 수 없다면 신속하게 받아들여 약사가 주도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때이다.2019-08-28 06:14:29정혜진 -
[기자의눈]국민건강 담보로 한 건기식산업 성장[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최근 건강기능식품 산업 성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식약처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모습이다. 제조·판매·광고 등 시장 전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산업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다만 우려가 되는 점은 파격적인 규제완화가 연이어 발표되는 와중에도, 허위과대광고와 부작용 관리 등 안전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건기식 부작용 관리에 대한 문제는 작년 11월 국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보고된 건기식 이상사례는 2893건이었다. 그러나 이중 원인규명이 이뤄진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건기식이 의약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다는 점에 대해선 약사들도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급격한 시장 성장, 소분판매 등 파격적인 규제완화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부실한 부작용 관리체계는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건기식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문제다. 건기식을 먹고 의약품 복용을 끊었다는 위험천만한 광고성 글들이 SNS로 무차별 확산되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의 광고 행태는 광고인지, 체험기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교묘해졌다.세계 건기식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진 중국도 의약품 영역을 침범하는 건기식에 대한 문제에 봉착해있다.이에 중국은 2020년 1월부터 건강(기능)식품 라벨에 특별알림란을 넣고 '치료효과 없음'을 기재하도록 하는 규정을 고시했다. 특별알림란은 전면의 30% 이상의 면적을 차지하도록 했다.의약품과 건기식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식품에 대한 구별도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는 의약품과 건기식, 건강식품의 경계가 모두 희미해지고 있다.지난 2016년 한국농수상식품유통공사 건기식 인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건기식을 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약 10%를 차지했다. 또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식품을 이름만 다르고 같은 의미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52.7%로 과반을 넘겼다.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건기식 광고에 대한 규제 역시 완화할 예정이다.그동안 식약처가 인정한 공인검사기관 검사결과만 광고에 활용할수 있었다면, 앞으론 업종별·분야별 전문시험기관 등의 검사 결과도 가능해진다. 또한 동물실험 결과에서의 작용기전도 광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의약품과 건기식에 대한 구분이 더 희미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또한 국민건강을 담보로 한 건기식 시장 성장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규제는 완화하되 모니터링은 강화하겠다'는 와닿지 않는 말은 답이 되기 어려워보인다.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기점검을 하고 안전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2019-08-25 18:38:50정흥준 -
[기자의 눈]"인보사 안전하다"는 논문을 못 믿는 이유[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지난 22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가 모처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인보사케이주의 안전성 관련 기사가 쏟아진 덕분이다. 코오롱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들이다.내용은 그간 코오롱 측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코오롱 측은 미국의 정형외과계열 학술지인 '서지컬 테크놀로지 인터내셔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실린 한 연구결과를 인용했다.'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새로운 세포 기반 유전자 요법의 안전성 및 효능'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인보사 세포 중 하나가 임상을 승인받을 때 보고된 세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10년 이상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데다 안전성을 의심할 만한 증거가 없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연구진은 "세포 착오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 치료제는 여전히 안전하다"며 "무릎 골관절염 치료를 위해 잠재력 있는 이 약을 계속 사용하고 연구하기를 기대한다(We look forward to the continued use and investigation of this potential disease modifying antirheumatic drug for the treatment of knee osteoarthritis)"고 밝히며 논문을 마무리했다.논문의 내용보다 중요한 부분은 그 다음이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A. 몬트 박사는 authors' disclosures를 통해 후원업체를 소개했는데, 여기에서 낯익은 이름이 발견된다.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티슈진(TissueGene)'이다. 연구내용의 중립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 등에 따르면 그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을 주도한 것으로도 전해진다.설령 연구자의 양심에 따라 연구가 중립적으로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인보사 사태의 실체는 바뀌지 않는다. 인보사 사태의 본질은 허위자료로 허가를 받아 환자와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미국에서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없다는 논문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주장에 불과하다. 이 논문이 피해를 입은 환자와 소액주주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도 아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반성하기를 기대한다.2019-08-23 06:15:46김진구 -
[기자의 눈] 정부·약사회, 공직약사 철학 세우자[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국가, 지자체 공무원으로 일하는 약사의 현실을 취재해야겠다는 결정을 한 배경에는 내가 만나온 일선 공직약사 특유의 얌전함이 있었다.'혼자 튀면 안 된다'는 공직사회 내 암묵적 합의 때문이었을까. 취재 차 접하게 된 공직약사 대부분은 이슈나 정책 관련 직접적인 설명이나 견해를 내비치기 보다는 조직 내 상급자 결정에 따르거나 원론적 설명 뒤에 서길 원했다.의약품 전문가이자 사회적 엘리트로서 자부심을 대내외 어필하길 즐기던 여느 약사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에 공직약사의 처우를 소재로 한 취재는 자못 조심스러웠다.하지만 공직약사의 면허수당과 진급 등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취재차 만난 여러 약사들은 이같은 노파심을 단숨에 깨뜨렸다.약사면허 수당이 34년째 월 7만원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의사, 수의사, 간호사 등 타 직능 수당이 주기적으로 오른 것과 20년 넘게 공직약무를 수행해야 가까스로 지자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할 수 있는 실태를 토로하는 약사들의 표정에는 켜켜이 쌓인 애환이 서려있었다.단순히 면허수당 인상폭이 반영된 봉급 상향과 상위 직급을 따내 보다 나은 공직생활을 보내기위한 약사 개인적 이익 보다는 '직능 파워게임'으로 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아쉬움이 깊었다.나아가 공직약사 부재로 인한 국가, 지자체 약무공백에 대한 우려감도 적잖이 내비쳤다.보건의료 산업 내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첨단 의약품 등 신약 출시와 만성질환약·마약류의약품 오남용 문제가 연일 보도되는데도 서울을 제외한 일선 지자체 보건소에 약사 한 명이 없어 고품질 약무를 펼칠 수 없다는 취지였다.일각에서 약사를 마치 월급과 진급에 매료된 몰지각한 직능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면서도 제대로 된 약무 행정을 펼치기 위해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고 공직약사가 자긍심과 사명감 속 공무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달라는 부탁이었다.특히 약사 스스로 공직에 발들이길 꺼렸던 과거 약사사회를 반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취재에 응한 약사들은 하나같이 오늘날 다양한 직렬 내 공직약사의 낮은 경쟁력을 약사 스스로에게서 찾았다.실질적 부와 사회적 명예를 위해 공무원으로서 약사 역할을 소홀히 해 스스로 공직약사 입지를 좁힌 측면을 약사사회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결국 약사사회 스스로 노력과 국가, 지자체가 바라보는 공직약사 철학이 결합돼야 약무공백으로 인한 국민적 피해 최소화와 공직약사의 불합리한 처우 개선이란 두 과제가 함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국가·지자체는 공직약사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해 전반적인 수요를 늘리고, 약사는 공직약사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며 국민 앞에 서야 한다. 일단 약사 대표단체인 대한약사회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인사혁신처가 소통면을 넓혀야 한다.서울·경기를 비롯한 전국 8도에 약무공백이 발생한 지점은 어딘지, 공직약사가 왜 필요한지, 타 직능과 형평성 문제는 정말 존재하는지 등 긴급진단이 필요한 시기다. 튀는 것을 좀 처럼 꺼리는 공직사회에서 이같은 진단을 토대로 각 직역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무작정 '공직=사명감'이란 등식으로 불합리한 처우 개선에 소홀하거나 사회적 필요성 판단을 미뤄서야 미래 공직약사의 사회적 양산과 약무공백 해소는 요원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2019-08-20 18:00:07이정환 -
[기자의 눈] 식약처, 규제기관 본연의 역할 아쉽다[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와 둘러싼 식약당국의 대응을 곱씹을 때마다 영화 '부당거래'(2010년작)가 떠 오른다. 영화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인 검사 주양(류승범 분)의 명대사는 지금도 화제다.주양은 "경찰이 불쾌하면 안 되지. 아, 내가 잘못했네. 대한민국 일개 검사가 경찰을 아주 불쾌하게 할 뻔 했어…(중략)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아"라며 휘하의 수사관을 질책한다.지난 18일 KBS 추적60분에서 '가짜 약의 탄생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방영됐다. 이날 방송은 인보사 허가 과정의 의혹을 제기하고 투약 후 환자 부작용 문제, 식약처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등을 중점으로 다뤘다.방송에 따르면 인보사 소송에 휘말린 식약처는 소신 있는 정책과 규제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보사 안전성에 대한 식약처의 말 바꾸기가 규제기관으로서 위상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식약처장은 지난 6월 5일 "인보사 사태와 관련 허가와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 해 심려를 끼쳤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현재까지 인보사 안전성에는 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열린 코오롱생과와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 집행 정지 소송에서 식약처는 종양 유발 가능성을 인정했다.이후 식약처는 추적60분 취재진에 "인보사 제품 안전성에 대해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 주사부위 통증 등 보고된 부작용이 경미한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까지 안전성에 큰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추적60분은 "식약처가 법원에서와 달리 다시 입장을 바꿨다. 식약처 답변서는 믿을 수 없는 말 뿐"이라고 지적했다.식약처 답변은 종양 유발 가능성은 있지만 중대한 보고가 없었던 점을 보면 안전성을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였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일관되지 못한 규제기관 행보는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정책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다.코오롱생과가 식약처에 신장세포 존재를 알린 건 지난 3월 22일이다. 식약처는 이로부터 1주일이 지난 31일에야 '자발적 유통·판매 중지'를 발표한다. 식약처는 "코오롱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며 최종 보고를 기다렸다"고 밝혔지만 일각의 입장은 달랐다.식약처가 즉각 판매 중지를 취하지 않은 기간 인보사를 맞은 환자는 27명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은 "알았다면 맞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해서 식약처는 규제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쓴소리를 경청해야 한다.식약처가 세계 최초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 허가 등 산업육성에 집중하고 안전성을 간과한 결과 작금의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이형기 교수는 "미FDA는 의약품 개발 조력자이자 심판관이고 선수는 제약·바이오기업이다. 식약처는 가끔 심판관, 불편 부당한 존재라는 것을 잊고 그라운드로 나온다"고 말했다.그동안 국내 제약산업계도 해외 글로벌 제약사의 독점적 영향을 벗어나 신약 개발, 기술수출 성과로 제약강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식약처는 현재의 행보가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향방을 좌우하는 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2019-08-19 12:29:56김민건 -
[기자의눈] RSA, '생존위협' 벗어난 효과 누리길[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제약업계의 염원이었던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대상약제 확대가 확정됐다. 후발약제를 비롯, 당장에 바람이 모두 이뤄지진 않았지만 어려운 첫발을 뗐다는 점은 충분히 고무적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얼마전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거쳐 '신약 등 협상대상 약제의 세부평가기준'에 RSA 대상질환 확대를 위한 세부기준을 신설했다.골자는 3가지의 조건을 붙여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이 아니라 하더라도 RSA를 고려할 수 있도록한 것이다. 조건 3가지에 '위원회, 혹은 약평위가 인정하는 경우'라는 문구 역시 어느정도 융통성의 흔적으로 보여진다.당장에 적용되는 폭이 크진 않다 하더라도, 이번 RSA 개편은 일부 희귀질환치료제 들에게는 확실한 희소식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당장에 죽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발을 동동 굴렸던 약들이다.지금까지 우리나라의 RSA가 사실상 항암제만 혜택을 봤다는 지적이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박근혜 정부의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률 추이'를 토대로 희귀난치성질환의 보장률을 보면 암질환의 경우 2013년 대비 2017년 보장률이 72.7%에서 76.0%, 뇌혈관질환은 74.4%에서 77.1%, 심장질환은 78.0%에서 81.2%로 상승했다. 반면 희귀난치성질환은 86.1%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전체 희귀질환 중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5% 에 불과하다. 즉, 치료옵션이 한가지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일반적인 다른 약제와 같은 기준에서 급여를 평가할 수 없다. 환자 수가 너무 적어 임상연구가 쉽지 않은데다 대체제가 없기 때문이다.게다가 희귀질환의 80%는 유전성 질환이다. 가족 내 환자가 여러명일 경우가 많고 환자들은 유년기부터 평생에 걸친 치료가 요구된다. 이는 가족 전체의 의료비 부담 폭증으로 이어진다.일반등재는 당연히 어렵고 RSA, 경평면제 등 아무리 현행 제도를 살펴봐도 급여화 대책이 안서는 약들이 존재했던 것이다.핵심은 관심과 발견의 부족이다. 희귀질환은 특정 영역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발병 빈도로 정해진다. 참고로 국내는 환자가 2만명 이하인 질환을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환자가 적고 약제가 부족한 영역, 즉 신약에 대한 니즈가 상당한 질환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극소수 환자들이 만들어 내는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안보이는 것을 보기 위해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RSA 개편의 첫발, 희귀질환치료제의 접근성 개선을 기대한다.2019-08-16 06:15:26어윤호 -
[기자의 눈] 제약업계 도덕불감증, 이대로 괜찮을까[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노바티스가 1회 투약비용이 25억원에 달하는 유전자치료제의 전임상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미국식품의약국(FDA)은 노바티스가 전임상 데이터 조작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보고시기를 늦췄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의 유효성,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므로 허가를 유지하지만 의약품 관련 중대 보고사항을 누락한 데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FDA가 노바티스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노바티스를 향한 비판 여론은 비단 이번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바티스는 이미 기업윤리 문제로 수차례 도마에 올랐다. 미국, 그리스, 중국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상당한 벌금을 지불한 전력이 있다.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에게 로비자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른 바 있다.트럼프 정부의 헬스케어정책 관련 자문을 제공받는 명목으로 코언 변호사 명의의 페이퍼컴퍼니에 월 10만달러의 이용료를 지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당시 노바티스 CEO는 법률고문을 맡았던 임원을 교체하고 윤리기강을 강화하겠다고 선포했지만 불과 일년 여만에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과연 노바티스 한 기업만의 문제일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윤리의식을 의심케 하는 사례가 자주 포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시작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 성분변경 논란의 중심에는 고의성 여부가 자리하고 있다.투자자들에게 신약개발 관련 정보를 제공할 때 성과를 부풀리거나 불리한 내용을 축소 또는 숨기는 행위들로 사안의 범위를 좁혀보면, 문제될 만한 회사들은 부지기수로 늘어난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도 기업들의 투명경영에 대한 불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우리나라의 수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건강보험료와 투자자들로부터 확보한 자금, 정부지원금 등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부지원금은 국민들이 낸 세금이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도덕불감증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때다.2019-08-14 06:15:35안경진 -
[기자의 눈]심평원 관심은 삭감·조사, 약국 평가는?지난해 요양기관 청구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심사실적이 최근에서야 공개됐다. 매년 3월이면 분석이 완료돼 외부에 공개됐던 데이터가 4개월이나 늦어졌다. 진료비심사실적은 약국 등 요양기관에서 1년 동안 청구한 요양급여비용부터 명세서 건수, 조제행위료와 약품비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간단한 산식만 대입하면 일평균 또는 월평균 매출이나 조제건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약국의 평균이라 말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급여 흐름이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조금 늦게 공개된 감이 있지만, 진료비심사실적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일평균 조제건수에 궁금증이 생겼다. 급여환자 1명 당 조제를 1회 하고, 1년 평균 약국 개문일수를 300일로 가정해서 지난해 약국당 일평균 조제건수를 계산해보니 77.5건이 나왔다. 2001년 7월 1일부터 약국은 일평균 조제건수가 75건을 초과하면 100건까지 조제료의 90%를, 100건 초과~150건은 75%를, 150건 초과시 50%만 받도록 하는 차등수가제를 적용 받고 있다.매년 급여비용과 내원(내방)환자가 증가하면서 약국 당 조제건수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차등수가의 기준선은 1일 75건 멈춰있었다. 약사들의 조제 질적 수준 향상을 이한 제도적인 장치로 차등수가제도를 도입했다고 하는데, 19년 동안 질제고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차등수가 적용으로 인해 차감지급되고 있는 급여규모도 궁금해졌다.차등수가제도에 따라 약국 조제료 차감액을 결정하고, 차등수가 부당청구 등을 조사하고 있는 심평원에 최근 데이터를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실망 스러웠다. 지금까지 차등수가와 관련해 외부에 공개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약사회 임원 정책대회에서 '2016년도 약국 차등수가 차감액'이 공개됐다고 하자, 근거자료를 요구했다. 심평원과 일주일동안 소통하면서 최종적으로 얻은 답은 '공개 불가'였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한다면 매년 국회 국정감사 자료제출 요구 사안 중 하나인 차등수가 차감액은 금방 찾을 수 있는 자료였다.일주일 동안 심평원의 자료를 기다리면서 든 생각은 그 만큼, 심평원이 차등수가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다. 약국은 심평원이 마주하는 전체 요양기관 중 작은 포션을 차지한다. 차등수가로 인한 차감액도 2016년 167억원 수준으로 최근 5년 동안 평균 금액이 150억원 수준이다. 연간 조제료 청구금액의 1%도 안되는 금액으로 움직이는 제도에 대한 무관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심평원은 현지조사를 통해 차등수가 부당청구 약국을 찾아내는데 열을 올린다. 급기야 새로 만들어진 현지조사 자율점검제도의 대상으로 약국 차등수가를 적용했다.심평원은 삭감하고, 조사하는 기관이 아니다. 심평원 본연의 업무에는 요양기관의 질적 향상을 위한 평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의료기관 질향상을 위한 평가방식은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약국의 조제 서비스 질적 향상을 위한 평가 방안 마련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약사들 스스로 서비스 질적 수준을 제고할 수 있도록 삭감 정책이 아닌, 평가를 통해 서비스 질이 높은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 또한 마련돼야 한다.2019-08-12 06:12:20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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