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랜스가 좋은 약인 건 맞지만 유일한 정답 아니다"
- 안경진
- 2017-07-06 06: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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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한국유방암학회 허민희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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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환자에게 좋은 약을 써보고 싶은 게 의사들 마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약값이 심하게 비싸긴 합니다."
간결해 보이지만 진료현장에서 느껴지는 복잡미묘한 심경을 함축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욱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회사가 주장하는 혁신성을 믿고 시도해 보기엔 무서우리만큼 값비싼 항암제가 나왔을 때 이를 쓰고 싶은 의사나 환자들의 마음도, 재정영향을 따져봐야 하는 정부와 약의 값어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제약사 입장도 전부 이해가 간다는 허민희 교수.
그렇기에 섣불리 어떠한 결론을 내리리가 조심스럽단다. 진료실 앞에 마주한 환자 한명 한명의 사연을 접할 때면 한없이 안타깝지만, 유방암 말고도 간절하게 급여소식을 기다리는 암환자들이 수두룩하다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늘어나는 유방암 환자…늘어가는 약가부담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가운데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갑상선암을 제외할 경우 가장 빈도수가 높다.
지난해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유방암 환자수는 1만 6615명으로 10여 년 전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의 유방암 발생률이 감소 추세인 반면 우리나라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점이 더욱 위기감을 고조시키는데, 국내 유방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52.1명으로 같은 아시아국가인 일본(51.9명/10만명)에 비해서도 높은 발생률을 나타낸다.
이런 상황 가운데 등장한 유방암 신약들은 예후가 나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지만, 수년간 비급여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부터 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린 로슈의 '#퍼제타(퍼투주맙)'가 대표적.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와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허가된 퍼제타의 비급여 가격은 6개월 치료에 4000만원대로 알려졌다.
2013년 5월 31일자로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던 퍼제타가 꼬박 4년을 채우고 난 뒤에야 급여적용을 받게 된 이유다.
허 교수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퍼제타'가 지난달부터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급여 적용을 받게 된 건 너무나 반가운 일"이라며, "인정비급여 방식으로나마 수술 전 보조요법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환자 부담이 절반으로 줄게 되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NCCN(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 권고되어 있음에도 가격과 제도적인 한계 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어 답답할 때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런 면에서 올 상반기는 '퍼제타'에 이어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도 약평위 관문을 통과하는 등 유방암학회에 여러모로 반가운 소식이 많았다.
혁신신약, 당장 쓰고 싶지만…"기다림도 필요해"
그런데 정작 유방암 환자들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았던 모양이다.
당장 지난달에도 호르몬수용체 양성(HR+) 또는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타입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입랜스'가 약평위 평가에서 비급여 판정을 받아 환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입랜스는 오늘(6일) 오후 한번 더 약평위에 상정되지만 한달 전 결과를 뒤집을 수 있으리라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7)에서 공개된 PALOMA-1/TRIO-18 연구에서도 입랜스와 레트로졸 병용요법은 레트로졸 단독요법 대비 생존율(OS)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Clin Oncol. 2017;34(suppl;abstr 1001)).
허민희 교수는 "퍼제타처럼 기다렸던 항암제의 접근성이 확대된 건 맞지만 급여대상이 전이성 유방암에 국한되다보니 실제 환자들의 체감도는 낮을 수 있다고 본다"며, "퍼제타 만큼 오래 기다려선 안되겠지만 입랜스가 허가된지 얼마 되지 않은 약이라 어떤 환자들에게 어떻게 써야 할지 충분한 임상경험이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지금 흔히 사용되는 도세탁셀도 처음 개발된 뒤 급여권에 들어오기까지는 수년간의 기다림을 감내해야 했다는 것. 꼭 입랜스가 아니더라도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시도해 볼 만한 약들이 제법 되기 때문에 의료진들을 믿고 기다려봐도 충분하리란 부연이었다.
허 교수는 "입랜스가 좋은 약인 건 맞지만 정답은 아니다. 전이암 단계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여러 총알 중 하나일 뿐"이라며, "혹시 올해 안에 급여적용을 받지 못하더라도 다른 대안들이 남아있다. 약을 위한 투쟁을 환자들에게만 맡겨두지 않고, 필요하다면 유방암학회도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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