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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알 21만원" 화이자 '입랜스' 가격, 수면 위로

  • 안경진
  • 2017-04-18 14:02:35
  • 천정부지 약가...다국적사 vs. 환자단체 갈등 심화

화이자의 '입랜스'
환자들이 제약사와 정부기관에 기댄 채 급여등재 순간만을 목놓아 기다리던 시절은 지나간 듯 하다. 환자들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항암신약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들 약제를 공급하는 다국적 제약사와 환자단체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불법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노바티스의 표적항암제 '글리벡(이매티닙)'에 이어 이번에는 #화이자의 유방암 신약 '#입랜스(팔보시클립)'가 도마에 올랐다.

◆영국보다 비싼 유방암 신약?= '입랜스'는 전체 유방암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진 HER2 음성 환자를 표적하는 약이다. 폐경 후 여성의 일차내분비요법으로 레트로졸과 병용하거나 내분비요법 후에도 암이 진행된 여성 환자에게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하도록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뒤 건강보험심사평원에 급여신청서가 제출됐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임상학적 유용성과 경제성 평가 등의 데이터를 검토하는 중으로, 현재로선 보험등재 시기는 물론 급여 여부조차 가늠하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

화이자 측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25%에도 미치지 못해 질병 부담이 상당하고, 동등한 수준의 대안이 없다는 점 등을 통해 입랜스의 임상학적 유용성을 증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투병 중인 환자와 보호자들에겐 기약 없는 기다림이 버거울 수 밖에 없다.

이미 20곳이 넘는 종합병원 약제위원회(DC)를 통과해 비급여 처방이 가능하지만,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할 경우 한달 약값만 600~700만원가량 소요된다. 올해 들어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퍼제타(퍼투주맙)'나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가 위험분담제(RSA)를 통한 급여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자들 사이에선 입랜스에 대한 급여 요구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지난 몇 달간 데일리팜에 보도됐던 관련 기사들에도 '입랜스 가격인하'를 촉구하는 환자들의 의견이 빗발쳤다.

'입랜스' 관련 기사에 올라온 환자들의 게시글
급기야 국내 호르몬양성유방암 환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400명의 환우가 자발적으로 설립한 환우 단체인 'HPBCF(Hormone Positive Breast Cancer Forum)는 18일 언론사들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입랜스의 약가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주요 스폰서로서 대한의사협회 화이자 국제협력공로상을 수여하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과 노인 대상으로 기부금을 지출하는 등 자자의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화이자가 정작 비급여 상태인 고가의 항암제 공급에는 소홀하다는 것.

이 단체는 "화이자가 알약 하나 가격이 금 한돈 값(21만원) 유방암 신약을 출시했지만 비급여 약임에도 불구하고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한 약제비 지원조차 하지 않는다"며, "HER2 양성 유방암 항암제를 공급하는 로슈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자사의 비급여 항암제인 퍼제타와 캐싸일라를 복용하는 환자들 대상으로 상당금액의 약제비를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해서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화이자, "급여권 진입에 최선"= 이에 화이자 측은 "지난해 하반기에 급여신청을 마쳤고, 심평원의 급여 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는 단계"라며, "정확한 시기를 기약할 순 없지만 급여권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환자 단체의 주장에서처럼 영국과 우리나라의 입랜스 가격을 일대일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영국에서 입랜스 가격이 검토되던 당시, 달러 기준으로 약가를 환산해보면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가간 차이가 없었다"며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환율이 급락하면서 차이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미 약가가 결정되고 난 다음이라 환율변화로 인한 차이가 불가피해졌다는 것. 영국에서 노출된 약가는 유통에 들어가는 제반비용이나 부가가치세 등이 반영되지 않았고, 우리나라 가격은 유통비 등을 포함해 병원이나 약국에서 소비자들이 최종적으로 구매하는 가격이기에 더욱 체감도가 높아지게 됐다는 부연이다.

만약 입랜스가 약평위에 상정되어 급여 첫 관문을 통과하더라도 실제 환자들이 급여가에 약제를 구매하기까지는 많은 여정이 남았다. 입랜스를 필두로 환자단체와 제약사 간에 생겨난 갈등의 골이 해소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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