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약값에 성난 유방암 환자들…화이자에 통했다
- 안경진
- 2017-05-10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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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화이자, 6월부터 입랜스 환자지원프로그램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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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 중인 '입랜스'의 가격논란이 끊이질 않자, 한국화이자가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다음달인 6월부터 입랜스의 급여권 진입이 결정될때까지 한시 적용된다.
환자들의 적극적 행보가 본사와 화이자 한국법인 간 진행돼 오던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항암제 급여과정에서 제약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여부도 주목할만 하다.
◆입랜스 논란 "약은 좋은데 너무 비싸"= 사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약이 좋아서'다.
'입랜스'는 세포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를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항암제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호르몬수용체 양성(HR+)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인 #유방암 환자들 가운데 레트로졸(letrozole) 병용 또는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폐경 후 여성에게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와 병용하도록 승인을 받았다.
PALOMA-1 임상연구에 따르면, 폐경 상태의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 165명을 상대로 입랜스와 레트로졸을 병용투여 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PFS, 20.2개월)이 레트로졸 단독군(10.2개월) 대비 2배가량 연장시켰다. 객관적반응률(ORR) 또한 55%로 레트로졸 단독군(39%)보다 월등히 높았다.

현재 비급여 처방이 가능한 전국 20곳의 종합병원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할 경우 한달 약값만 600~700만원가량 소요된다.
◆영국보다 비싼 약값, 타당한가?= 환자들이 적극성을 띠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즈음부터다.
캐싸일라, 퍼제타 등 다른 계열 유방암 치료제들이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첫 관문을 통과한 이후 유방암 환우단체인 'HPBCF(Hormone Positive Breast Cancer Forum)'는 지난달 중순 언론사들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입랜스의 약가 문제를 본격 지적하기 시작했다. 'HPBCF'는 국내 호르몬양성유방암 환자 400여 명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환우 단체다.
이들은 HER2 양성 유방암 항암제 퍼제타와 캐싸일라를 공급하는 로슈가 혈액암협회를 통해 약제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화이자는 입랜스의 약제비 지원조차 하지 않는다고 문제 삼았다.
입랜스 또는 화이자 관련 기사에 급여화 및 약가인하 댓글을 다는 것은 물론, 심평원과 복지부, 국민신문고와 선거유세가 한창인 각 정당의 홈페이지에도 입랜스의 급여화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특히 관련 단체는 한국화이자의 임원진들에게 메일을 통해 입랜스 보조금 지원 계획을 묻는 공개 질의를 던지기도 했다.
◆영국화이자의 통큰 판단, 결정적 계기= 다행히 고가의 항암제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골치였던 모양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The Telegraph)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 영국법인은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의 급여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입랜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2월 NICE가 가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입랜스에 대한 보험급여(NHS)를 권고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로 사료된다. 현재 영국에서 입랜스 투여대상은 2400명 정도다.
영국화이자의 무상공급 프로그램은 NICE가 입랜스에 대한 최종 지침을 발표한 뒤 6주가 지난 시점 또는 9월 30일부터 최대 5개월 동안 적용될 계획이다.
◆한국화이자도 '동참'= 이 기사를 접한 HPBCF는 지난 8일 무상공급에 대한 한국화이자의 공식입장을 재차 요구했다.
이후 하루만에 회사 측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화이자제약이 지난 수 개월간 본사와 환자 지원프로그램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오는 6월 중 환자 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영국과 마찬가지로 입랜스의 급여 진행 과정 중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으로,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화이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입랜스의 급여를 신청한 뒤 심평원에서 입랜스의 급여적정성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입랜스 급여 결정 과정 기간 동안 환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수 개월간 본사와 환자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해 왔다"며, "오는 6월 중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결정했고, 급여 진행 과정 중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상세 사항은 준비되는 대로 고지하겠다"고 전했다.
단 이미 깊어진 갈등의 골이 해소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해보인다.
HPBCF은 성명서를 통해 "6개월 기준 영국보다 700만원이나 비싼 가격으로 ‘입랜스’를 출시한 데다 환자지원프로그램 적용마저 늦게 알린 출시했다"며 한국화이자 측의 공식사과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입랜스의 환자지원프로그램을 계기로 절실했던 유방암 환자들의 갈증이 일부나마 해소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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