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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달라진 상권, 문닫는 약국…젠트리피케이션의 역습

  • 김지은
  • 2017-08-07 12:58:43
  • 터무니 없는 임대료 인상…부동산전문가 "변화 없고, 자생력 없는 업종 못버텨"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던 20년된 약국이 최근 문을 닫았다. 굳게 닫힌 약국 셔터에는 점포 임대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주변에 이렇다할 의원 하나 없지만 이 자리에서 20년 넘게 약국이 운영됐던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낮은 임대료와 유동인구에 따른 일정 수준 매출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키던 이 약국이 결국 문을 닫은 데는 임대료 인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2배로 뛴 임대료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

이 약국이 문을 닫고난 후 일각에선 최근 사회적 이슈인 '젠트리피케이션'을 떠올리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다. 이전 압구정 가로수길이나 삼청동 주변, 최근 이태원 경리단길, 망원동 망리단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 지역이 뜨면서 기존보다 많은 손님이 찾아오고 상권이 활성화 되면 자연히 임대료가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이를 악용해 일부 건물주나 임대인들이 상가 임대료를 지나치게 인상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젠트리피케이션 폐해로 꼽힌다.

한국감정원 최근 발표에 따르면 경리단길의 경우 2015~2017년 동안 경리단길 상권 임대료는 10.16%나 올라 전국 최고 임대료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관련 지역에서 10년 이상 운영하던 터줏대감 약국들의 경우 인상률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임대료 인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상 수치는 차이가 있고, 다소 터무니 없는 인상폭이 제시되는 경우가 있지만 문제는 인상된 임대료를 기존 업종이나 점포가 감당할 여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닫은 약국을 두고 젠트리피케이션을 떠올리고 많이 문의도 온다. 하지만 이 약국의 경우 수치상 임대료가 2배 올랐지만 기존 서울 지역에서 평균 이하의 임대료를 20년 동안 내 왔다"며 "이번에 인상된 임대료도 현재 경리단길 내 다른 점포와 비교해선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아는데 그런 면에서 이 약국이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라고 바로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경리단길이 핫해지고 일부 임대인이 지나치게 임대료를 인상한 것은 사실이다. 극소수는 10배 이상 인상시킨 것으로도 알고 있다"면서 "문제는 기존 상가가 핫해진 그 지역에 걸맞는 자생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다. 문닫은 약국의 경우도 20년 넘게 별다른 변화없이 예전 약방 형태를 고수해 왔던 것으로 안다. 해당 업종이나 그 점포가 그 수준에 맞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자연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경리단길에는 이번 문을 닫은 약국 외 3~4곳의 약국이 더 운영 중이고, 지역이 뜨면서 이곳들의 임대료도 일부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약국들은 이번에 문 닫은 약국보다 후미진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어 인상폭이 크지 않았고, 인근 의원이 한 두곳은 있어 비교적 경영이 안정될 수 있었다는 게 이곳 약국가의 설명이다.

이 지역 한 약사는 "이태원의 인기와 더불어 경리단길이 뜨면서 그 범위가 점점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 현상은 서울 강남이나 홍대 부근, 최근 망원의 사례까지 다양하다"며 "문제는 기존 약국이 뜨는 상권에 발맞춰 경영에 변화를 주며 자생력을 갖추고 있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안타깝지만 약국의 자생력에는 주변 병의원의 처방전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는것은 사실"이라며 "그만큼 별다른 변화 없이 매약 위주로 20~30년 한자리에서 운영하더 고령 약사들의 약국은 운영이 더 힘들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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