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케이드 사용 10년 경험, 현장에선 큰 의미"
- 안경진
- 2017-08-04 06:14:54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인터뷰 |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예병덕 교수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높은 유럽을 중심으로 데이터가 쌓임에 따라, 효능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다.

#레미케이드 처방률이 높은 #크론병의 경우, 아직까지 바이오시밀러 사용 근거를 쌓아가는 단계이기도 하다.
최근 소개된 레미케이드의 리얼라이프 데이터는 그런 면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내 크론병 환자를 처음으로 10년 넘게 추적했던 이번 연구에 따르면 과반수의 환자가 레미케이드 투여 후 장점막 손상이 치유됐다.
특히 진단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일수록 경과가 좋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아산병원 #예병덕 교수(소화기내과)는 "크론병 환자들에게 장기간 레미케이드를 투여해 본 결과, 동서양 환자간 약에 대한 반응차이는 크지 않았다"며, "생물학적 제제의 오남용은 주의하되 꼭 필요한 환자들에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진료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예전보단 나아졌지만 크론병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듯 하다. 국내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크론병이 학계에 처음 보고된 건 1932년, 국내 첫 공식 보고는 1964년이었다. 당시에는 의료진들조차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장 결핵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장 결핵이 감소된 반면 크론병 환자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질병코드 기준으로 살펴볼 때 국내에는 1만 9000여 명의 크론병 환자가 존재한다. 유전적 배경보다는 장내 미생물과 면역체계 상호작용에 이상이 생겨 만성염증이 유발되면서 환자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증가하는 추세에 미루어, 패스트푸드와 같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크론병 유병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 2000년대 초반 생물학적 제제가 도입됐지만, 사실 처음 출시됐을 당시에는 약가 문제로 제약을 많이 받지 않았나. 크론병 환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사용된 시기가 언제부터인지 궁금하다.
먼저 크론병의 경과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생물학적 제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5-ASA(5-aminosalicylic acid) 같은 염증조절제와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등을 주로 사용했다. 이들 약제는 근본적인 치료 효과가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 일부 면역조절제의 경우 진행을 호전시킬 수는 있지만 부작용이 많아 사용하기 어려웠다. 즉, 질환이 점차 진행되는 크론병의 장기적인 경과를 바꾸기엔 부족했던 것이다. 통상 크론병 환자는 복통, 설사,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형태를 보인다. 증상과 관계없이 장의 손상은 점차 진행되다보니, 대부분의 환자들은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 다음에야 병원에 내원해 진단을 받게 된다. 증상의 유무를 떠나 꾸준한 치료가 병행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류마티스질환에서 크론병으로 사용이 확대된 생물학적 제제가 국내에 도입된 건 2000년대 초반으로,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는 2000년 12월에 비급여로 허가됐다. 보험급여가 인정된 건 2005년 8월부터다. 급여가 적용된 다음에도 제한점은 많았다. 가령 맨 처음 허가 받을 당시에는 크론병 환자의 염증조절 목적으로 평생 1번, 누공조절 목적으론 평생 3번만 보험급여가 인정됐다. 급여등재가 됐지만 약을 제대로 쓸 수 없었던 셈이다. 이후 차츰 급여조건이 개선되면서 2006년에는 8번, 2009년에는 28번까지 횟수가 늘어났다. 투약 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어진 건 2010년 10월에 이르러서다. 2013년 4월에는 용량증량에 대한 부분도 급여인정을 받게 됐다. 동일하게 TNF-a 억제제 계열인 '휴미라(아달리무맙)' 역시 비슷하다. 2007년 4월에 크론병 치료제로 허가 됐고 2010년 3월에 급여가 인정됐다. TNF-a 억제제를 크론병 치료에 본격 사용하게 된 건 2010년 이후부터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 가격문제만 아니라면 대부분의 크론병 환자에게 TNF-a 억제제가 권고된다고 봐야 하나?
꼭 그렇진 않다. 크론병은 환자에 따라 경과나 증상이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진행이 아주 느린 환자가 있는 반면, 단기간에 빠르게 나빠지는 환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환자에 따른 치료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경과가 매우 안 좋은 환자는 처음부터 TNF-a 억제제와 면역조절제를 강하게 써서 심한 염증과 궤양을 빨리 호전시킨 다음, 약을 줄여가는 탑다운(top-down) 방식이 적당하다. 반대로 심하지 않은 환자들에겐 약한 약으로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스텝업(step-up) 방식이 권고된다. 10대에 크론병 진단을 받았거나 진단 당시부터 증상이 매우 심했던 환자, 내시경검사상 궤양이 심한 환자, 치루를 동반한 환자들은 경과가 매우 나쁘기 때문에 탑다운 치료를 해야 하지만, 국내에선 탑다운 치료에 대한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한 약부터 시작해서 빠르게 생물학적 제제로 전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 최근 국내 크론병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레미케이드의 리얼라이프 데이터가 발표됐다고 들었다. 교수님께서 해당 연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신 것으로 아는데, 연구 소개를 부탁 드린다.
전국 단위의 다기관 연구와 서울아산병원 단일기관 연구, 총 2건이다. 다기관연구의 경우 2002~2011년까지 전국 29개 센터에서 레미케이드를 1회 이상 투여받았던 장관 내 크론병 및 누공성 크론병 환자 총 317명이 참여했다. 환자의 개별 추적기간은 2년 정도다. 투약 후 14주차에서 반응을 보인 활성형 장관 내 크론병 환자 165명의 30주차 반응 지속률은 96.2%, 54주차에는 88%였다. 또한 14주차 반응평가에서 누공성 크론병 환자군의 반응률은 85%(62명)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진단 후 3년 이내에 레미케이드를 투여 받은 환자군의 관해 도달확률(47.1%)이 3년 이후 투여 받은 환자(30.6%)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12.3%(39명)였으며, 6%(19명)의 환자가 활성 폐결핵(7건)을 포함한 중증 이상반응을 보였다. 이는 해외국가들의 치료성적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비록 피험자수와 개별 추적기간은 짧지만 레미케이드 투약 전후의 대장내시경을 비교해보면 60% 정도의 환자에서 장 점막이 치유됐음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궤양이 나았다는 의미다.
- 서울아산병원 연구는 다기관연구와 어떤 차이가 있나?
2002~2015년까지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에서 레미케이드를 투여받았던 크론병 환자 582명이 대상으로, 다기관연구 대비 표본수가 훨씬 많다. 개별 환자의 추적기간도 3년(중앙값) 정도로 좀 더 길다. 90%는 염증성 크론병 환자이고, 10%는 누공성 크론병 환자였다. 결과는 비슷한데, 종료시점에 절반 이상의 환자(316명, 54.3%)가 수술이나 용량증가 없이 레미케이드 치료를 지속하고 있었다. 연구기간 중 수술을 받은 환자는 12.2%(71명), 첫 투약시점보다 용량을 높인 환자는 14.8%(86명)로 집계됐다. 5년째 레미케이드 치료를 지속한 환자도 50.8%에 이른다. 다기관 연구와 마찬가지로 40세 미만이거나 크론병을 진단받은지 3년 이내에 레미케이드를 투여받았던 환자의 경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국내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레미케이드 투여반응을 3년 이상 추적한 최초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조기에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할수록 경과가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현실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그렇다. 진단 받은 시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약의 효과는 크지 못하다. 이미 외국에선 상당히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다. 크론병이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시점이 늦어지면 장 손상이 많아지고, 좋은 약을 써도 잘 듣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치료효과를 높이려면 손상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조기에 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실제로는 국내 급여제도의 한계로 인해 증상이 심하고 질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환자임에도 약물투여가 늦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장절제술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도 마찬가지다. 수술을 받더라도 이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재발해 2차, 3차, 4차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증상이 없음에도 내시경이나 소장 CT, MRI 등의 검사를 해보면 염증이 상당히 퍼져있는 환자들을 꽤 보게 된다.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모니터링검사에서 염증 소견이 보이면 바로 레미케이드나 휴미라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라는 게 표준치료법이지만, 국내에선 증상이 나타나야지만 급여인정을 해준다. 20년 전보다야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급여 면에선 아쉬움이 많다.
-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국내 의료진들의 인식은 어떤지도 궁금하다.
최근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추세지 않나. 유럽은 국가 단위로 계약하는 곳이 많다보니 레미케이드를 쓰다가 바이오시밀러로 바꾸도록 강제하는 나라들도 꽤 된다. 오리지네이터와 가격 차이도 상당한데, 영국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약가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30%다. 덕분에 바이오시밀러의 데이터가 많이 쌓이고 있고, 스위칭 이후 효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문의들 사이의 인식도 많이 좋아지고 있는 듯하다. 다만 우리나라는 오리지네이터와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차이가 없는 데다, 환자 입장에서도 급여가 인정될 경우 1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니즈가 적다. 굳이 처방을 전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크론병에 대해선 바이오시밀러의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셀트리온 주도로 레미케이드와 렘시마를 비교하는 글로벌 3상임상이 진행됐으며, 최종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단계다.
- 마지막으로 크론병 치료와 관련해 진료현장의 바람을 전한다면?
이미 외국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고, 크론병 치료에 대한 반응은 동서양간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므로 근거는 충분하다고 본다. 국가 차원에서 외국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급여제한점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학회 차원에선 의료진 교육과 가이드라인 보급을 통해 생물학적 제제의 오남용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생물학적 제제 투여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들에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급여조건이 변경돼야 할 것이다. 국내 크론병 환자수가 1만 9000여 명으로 집계되면서, 최근 환자들 사이에선 희귀난치성질환에서 제외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평생동안 치료를 받아야 하는 크론병 환자들이 인원수 증가 만을 이유로 보험급여를 제한받지 않길 바란다.
관련기사
-
코센틱스·킨텔레스주 급여기준 신설...내달 1일부터
2017-07-27 15:19:32
-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불어온 K파워…J&J도 주춤
2017-07-21 06:14:57
-
TNF-α 한국시장, 시밀러 선제등록에 3강 체제 흔들
2017-06-05 06:14:58
-
바이오시밀러의 습격…얀센, 국내사와 냉전 돌입
2017-05-23 06:15:00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토시닙정 54.3% 최대 인하폭…애엽제제 74품목 14%↓
- 2약가개편 충격파…창고형약국 범람...비만약 열풍
- 3엄격한 검증과 심사기간 단축...달라진 바이오 IPO 생태계
- 4약가 개편, 후발주자 진입 봉쇄…독과점·공급난 심화 우려
- 5보건의료국장-곽순헌, 건보국장-권병기, 정책기획관-김국일
- 6[2025 10대뉴스] ①약가제도 대수술…제약업계 후폭풍
- 7[2025 10대뉴스] ⑥위고비 Vs 마운자로...비만약 열풍
- 8녹십자 리브말리액 1월 급여 등재...듀피젠트 천식 급여 확대
- 9유일한 부갑상선기능저하증 호르몬 대체요법 '요비패스'
- 10비베그론 성분 급여 도전...베타미가 제품들과 경쟁 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