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지침 영향줄 NOAC 리얼월드 데이터 나와"
- 안경진
- 2017-12-29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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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국내 환자 3만명 대상 연구한 최의근·차명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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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부분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서양인 위주로 진행됐다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그러한 진료현장의 수요를 충족시켜줄만한 연구논문이 발표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최의근·차명진교수팀이 국내 환자 3만 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인 최초 NOAC 리얼월드 데이터다.
자렐토(리바록사반)와 엘리퀴스(아픽사반), 프라닥사(다비가트란)까지 NOAC 3개 품목을 전부 포함시킨 데다 아시아지역 리얼월드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큰 덕분에 뇌졸중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학술지(Stroke 2017;48:3040-3048) 10월호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최의근·#차명진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를 만나 국내 최초 노악 리얼월드 데이터의 세부결과와 의의를 살펴봤다.
- 이번 논문이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진행된 노악의 리얼월드 데이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큰 것으로 안다. 왜 연구를 진행했나.
최의근(이하 최): 국내에서 심방세동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한국인 대상 역학연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건 우리나라만의 강점 아닌가.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자는 의도로 3년 전 차명진 교수를 포함해 10명의 연구진들이 참여하는 부정맥 빅데이터 모임을 꾸렸는데, 연구 성과가 제법 된다. CHA2DS2-VASC score가 한국인에게도 뇌졸중 예측모델로서 적합한지에 관한 내용부터 체중과 심방세동의 연관성, 심방세동 고위험군 등 관련 논문이 올해 들어서만 13편 발표됐다.
그 중 하나가 NOAC의 실제 효능과 안전성을 살펴본 이 논문이다. 2015년 기준 국내 심방세동 환자는 대략 28만명으로 집계됐다. 2008년 보다 2배 정도 증가한 셈인데, 정작 CHA2DS2-VASC score 2점 이상임에도 와파린이나 NOAC 등 항응고제를 처방받는 환자 비율은 절반에 불과했다. 이에 대한 연구논문도 내년 초 출판될 예정이다. 심방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보다 증가해야 함을 시사하는 결과라 하겠다.
차명진(이하 차): 전 세계적으로 항응고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의 가이드라인도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항응고제 투여를 권고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노악의 리얼월드 데이터는 대부분 서양 위주였다. 한국인만의 고유 데이터가 없었을 뿐 아니라 아시아 데이터는 대만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 우리나라에서 노악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나와야 할 필요성은 충분했다고 본다. 기존에는 단일기관 연구 뿐이라 환자수가 적었는데, 빅데이터를 통해 전체 의료기관을 아우를 수 있는 자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최근 국내 심방세동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75~85세 노인층이 늘어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 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은 심부전 환자수가 늘어난 것과 심방세동에 대한 인식 자체가 높아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다.
- 이번 연구 결과에 비춰볼 때 국내 환자에서도 NOAC의 효과 및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이해해도 되나?
차: NOAC 투여군과 와파린 투여군으로 나눈 뒤 ▲허혈성뇌졸중 ▲두개내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발생률과 더불어 3가지 지표를 결합한 복합평가변수까지 총 4개 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허혈성뇌졸중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표에서 NOAC이 와파린 대비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렐토(0.9%)와 프라닥사(0.6%), 엘리퀴스(0.5%) 3가지 약물 모두 와파린(1.3%) 대비 두개내출혈 발생률이 낮았고, 사망률도 자렐토(4.5%)와 프라닥사(2.4%), 엘리퀴스(1.5%)가 와파린(4.6%)보다 감소됐다. 3개의 개별 평가변수 중 2가지 결과가 좋았으니 당연히 복합평가변수도 NOAC 투여군에서 우월할 수 밖에 없지 않나. 한국인에서도 와파린보다 NOAC이 유용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다.
최: 국내 뇌졸중 환자에서 출혈 발생률이 유독 높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출혈 위험이 낮은 약제를 선택하는 게 상당히 중요한데, NOAC 3가지 약제 모두 와파린 대비 두개내출혈 위험을 낮췄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메시지다.
다만 하위군 분석 결과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NOAC 신규처방 환자(2만 3262명)만 별도 분석한 결과 엘리퀴스(HR 0.32)와 프라닥사(HR 0.43) 2가지 약제만 와파린 대비 두개내출혈 발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자렐토(HR 0.71)는 와파린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75세 이상 고령 환자(1만 4164명)를 분석했을 땐 3가지 약물 모두 와파린보다 유의하게 두개내출혈 발생률을 낮춘 반면(HR 0.63), 신기능저하(GFR≤50Ml/min) 환자(1319명)의 경우엔 엘리퀴스 복용 환자에서만 두개내출혈이 발생하지 않았다.
- NOAC의 효능이 뛰어나다지만 와파린과 가격차가 크지 않나? 허혈성뇌졸중 발생률이 대등하게 나왔고, 약에 따라서는 사망률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와파린보다 낫다고 단정지을 수 있나?
최: 2년 전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환자부담 비용이 많이 낮아졌다. NOAC 치료비용이 1개월에 3만원이라면 와파린은 몇천원 정도의 차이다. 제가 환자라도 NOAC을 먹겠다면 표현이 될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비교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와파린은 조심해야 할 음식도 많고, 혈액검사를 자주 해야 하는 데다 출혈 위험도 높기 때문에 실제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감은 상당하다. 부정맥학회 차원에서 심방세동 치료지침을 정리하고 있어, 내년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마련됐으니 NOAC 사용을 적극 권고하는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CHA2DS2-VASC score 2점 미만이어서 보험적용이 어렵거나 신기능 저하가 심한 경우엔 불가피하게 와파린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차: 같은 생각이다. 한국인 등 동양인들은 상대적으로 INR 수치가 유지되는 비율이 매우 낮다. 출혈 위험이 높다보니 충분한 용량을 쓰지 못하는 데 따른 영향도 있을 것이다. 비용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NOAC을 쓰는 편이 한결 낫다고 생각한다.
- 데이터를 살펴보면 약제별로 조금씩 아웃컴 차이를 보이는데, 처방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최: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번 연구는 NOAC 개별 약제를 비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 NOAC 전체 그룹과 와파린을 비교하려는 취지기에 세부비교는 불가능하다. 수치 차이는 있지만, 세 약제 모두 비슷한 경향성을 보였다. 와파린(4.6%)과 유사한 사망률을 보였던 자렐토(4.5%) 역시 다른 약제들보다 열등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인과관계를 따지기 어렵다는 리얼월드 연구 자체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렐토를 처방받은 환자의 CHA2DS2-VASC score가 3.6점으로 엘리퀴스(3.54점)나 프라닥사(3.51점) 처방군보다 높았다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 환자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약제는 있지 않나?
유럽, 미국 가이드라인조차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을 쓰라고 권고하진 않는다. 유럽심장학회(ESC)가 위장관계 출혈 위험이 높거나 신장애, 고령 환자에게 엘리퀴스를 권고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문가 의견 수준이어서 근거가 부족하다. 현재로선 답변을 드리기 어렵고, 부정맥 빅데이터 모임 차원에서 위장관계 출혈 경험이 있는 환자와 75세 이상 환자 대상으로 NOAC 처방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으니 그 결과가 나오면 어느 정도 정리가 가능할 것이다.
- 하루 한번 또는 하루 2번과 같은 복약횟수가 환자순응도나 약동학적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영향은 있을 수 있다. 가령 자렐토가 하루 한번 먹는 약이라 복약편의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프라닥사나 엘리퀴스처럼 하루 2번 복용하는 편이 약동학적으로 우월하다고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둘다 맞는 얘기다. 한국사람들이 워낙 한번에 먹는 걸 좋아하니 자렐토가 순응도 면에서 나을 수도 있고, 출혈 경향성이 높은 환자들에겐 하루 2번 복용하는 약제가 안전성 측면에서 나을 수 있다. 개인적으론 저녁에 일이 많거나 고령 환자인 경우에 하루 1번 먹는 약을 처방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담당의사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아직은 데이터가 없어서 복약횟수가 환자 아웃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2016년 데이터까지 포함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NOAC 및 심방세동과 관련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신데, 추가로 기대해볼 만한 연구를 소개한다면?
차: 그동안은 대만 연구 결과가 아시아인의 NOAC 데이터를 대표했다. 대만 연구에선 저용량 사용군이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시아인에게 NOAC을 감량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국내 데이터에선 저용량 사용군이 60%, 일반용량 사용군이 40%로 별반 차이가 없었다. 향후 NOAC 적정용량에 관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 실제 학계에선 아시아인에게 어떤 용량이 적절한지가 매우 중요한 관심사다. 일본에선 자렐토 10mg과 15mg 2가지 제형만 허가됐고, 실제 투여용량도 낮춰서 사용하고 있다. 대만 역시 프라닥사 110mg만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데이터를 참고해 일반용량을 사용하고 있는데,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시아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감량처방해야 하는 건 아닌 듯 하다.
-2년전 급여기준이 확대되면서 NOAC 사용량이 대폭 늘었는데, 현재 NOAC 급여기준에 아쉬움도 있나?
CHA2DS2-VASC score를 책정할 때 성별요소도 작용한다. 여성인 경우 1점이 더해지지만 남성이면 1점을 받을 수 없다. 가령 고혈압을 동반한 남성은 나이와 무관하게 뇌졸중 위험이 높지만, CHA2DS2-VASC score가 1점이어서 NOAC 급여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행히 유럽에서 CHA2DS2-VASC score 1점이라도 NOAC 치료가 필요하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일본에서도 최근 CHA2DS2-VASC score 1점인 남성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데이터가 발표된 바 있다. 이처럼 NOAC 치료혜택에서 소외돼 온 환자들을 위해 급여기준을 확대하기 위해 부정맥학회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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