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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노장 와파린, NOAC 등장에 순순히 '무장해제'

  • 안경진
  • 2017-06-12 06:14:59
  • 글로벌 항응고제 시장 세대교체…국내도 NOAC 시장 폭풍성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프라닥사·자렐토·릭시아나·엘리퀴스
60년 넘게 항응고제 시장을 지배해 왔던 와파린이 차세대 약물에 왕좌를 내주기까지는 불과 10년도 소요되지 않았다. 비타민K 길항제 '와파린'은 높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필수약물이지만 음식물이나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많고 치료범위(INR)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제한점이 따랐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틈새시장에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한 '#프라닥사(다비가트란)'가 201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며 조기진입을 시도했고, 이듬해부터 바이엘의 '#자렐토(리바록사반)'와 BMS·화이자의 '#엘리퀴스(아픽사반)',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에독사반)'가 속속 등장했다.

한 때는 '포스트 와파린'이란 꼬리표도 붙었지만 이제 포스트는 커녕 '신규' 경구용항응고제(#NOAC)란 표현조차 무색할 정도다.

이들 약물은 와파린의 한계를 넘어 실제 진료환경에서 출혈 위험과 복약순응도 개선 효과까지 입증받으며 국내외 항응고제 시장의 세대교체를 선도하고 있다.

◆해외 NOAC 처방률, 와파린 제쳤다= 60년만에 등장한 신약에 씌워졌던 의구심은 어느덧 눈 녹듯이 녹았다.

대표적으로 국내보다 NOAC 도입이 빨랐던 영국에선 NOAC 전체 처방률이 와파린을 따돌린지 오래다. 영국임상약리학저널(Br J Clin Pharmacol 2017년 5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최신 논문에 따르면, 2015년 영국에서 처방된 항응고제 가운데 NOAC이 과반수(56.5%)를 차지했다. 약제별로는 '자렐토' 처방률이 가장 높고, '엘리퀴스'와 '프라닥사'가 뒤를 이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3가지 약물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새 신규 처방률이 무려 17배나 늘어났다(RR 17.68; 95% CI 12.16-25.71). 특히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항응고치료를 시작한 환자수가 58% 증가한 데 반해 와파린 처방률은 31% 줄어든 양상을 보여 항응고제 시장의 판도 변화를 실감케 한다.

지난해 영국의학저널(BMJ 2016;6:e011471)에 실린 리얼월드 연구에선 처음부터 NOAC을 처방받은 환자도 와파린 못지 않게 치료지속성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임상진료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경구용 항응고제를 처음 처방받은 환자 1만 3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엘리퀴스' 복용 환자(541명)의 82.8%가 치료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나 와파린을 복용한 경우(10만 218명, 70.6%)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자렐토(1589명, 67.6%)'와 '프라닥사(741명, 62.5%)'는 소폭 차이로 뒤를 이었다.

신규 처방군을 중심으로 경구용 항응고제의 처방패턴이 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국내도 스위칭 체감…NOAC 4종 처방률 '쑥쑥'= 이러한 변화는 국내 처방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2015년 7월부터 '와파린을 쓸 수 없는 환자'로 한정됐던 급여 제한이 풀리면서 기폭제가 됐고, 비슷한 시기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가 새롭게 진입하면서 NOAC 전체의 시장 영향력이 커져가는 추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 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NOAC 4종은 2017년 1분기 동안 216억원대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42억원) 대비 51.2% 성장한 셈이다.

국내 시판 중인 NOAC 4종의 처방현황(출처: IMS 헬스)
개별 약제의 경쟁도 흥미롭다. 94억원대 매출이 잡힌 '자렐토'가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수성하는 가운데 '엘리퀴스'의 높은 성장률이 돋보인다. '자렐토'와 '프라닥사'에 이어 3번째로 국내 진입한 '엘리퀴스'는 전년 동기 대비 61.8% 상승한 54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장 2위에 올라섰다.

가장 늦게 도입된 '릭시아나'도 30억원대 분기매출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돼, 프라닥사를 제외한 3종 모두 꾸준한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NOAC 최초로 개발된 역전제'란 타이틀을 안고 야심차게 등장했던 '프락스바인드(이다루시주맙)'는 3700만원대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는데, '프라닥사' 역시 37억원대로 매출액이 되려 줄어든 추세여서 시장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된다.

◆NOAC 처방 오름세…"개원가도 확대 전망"= 임상전문가들은 "항응고제 시장에서 NOAC의 영향력이 종합병원을 넘어 개원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임상연구 뿐 아니라 실제 진료현장의 처방경험이 쌓이면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던 안전성 우려가 해소된 덕분이다. 최근 '엘리퀴스'가 뛰어난 성장률을 선보이며 뒷심을 발휘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수한 출혈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됐기 때문이란 시각이 제기되는데, 와파린을 넘어 아스피린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엘리퀴스'는 NOAC 중 유일하게 아스피린과 1:1 임상을 진행해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 받은 약물이다(NEJM 2011;364:806-817). 올해 초에는 와파린 대비 단점으로 지목됐던 위장관 출혈 위험에 대한 임상 결과를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Gastroenterology 2017;152:1014-1022).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이 NOAC을 처방받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를 성향별로 분류한 뒤 개별 약제의 위장관 출혈 위험을 비교한 결과, 엘리퀴스는 경쟁약물인 프라닥사와 자렐토 대비 위장관 출혈 위험이 각각 61%와 67% 낮았다. 위장관 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진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도 75%와 82% 낮다는 결과가 확보됐다.

자렐토의 경우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병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에서 아스피린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중이다.

올해 초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7)에선 아스피린 대신 자렐토가 포함된 이중항혈소판요법이 출혈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고 정맥혈전색전증(VTE) 및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는 데이터가 발표된 바 있다.

고려의대 심재민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유일한 항응고제였던 와파린의 경우 음식 상호작용과 출혈 위험이 높고, 모니터링을 위한 잦은 병원 방문을 요하는 등 불편함이 따랐다. 환자별로 일관되지 않은 치료 결과를 나타내 변수도 많았다"며,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한 NOAC이 등장하면서 환자관리가 좀 더 수월해졌고, 향후 개원가에서도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NOAC 대부분의 약제는 와파린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지만 환자군 특성에 따라 제제를 선택하고 있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는 신배설이 적고 위장관 출혈 위험이 낮다고 입증된 약물을 처방하는 등 별도의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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