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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미투운동' 확산 조짐…한국얀센도 터졌다

  • 안경진
  • 2018-03-08 06:28:30
  • 여성 퇴사자, 전사메일로 업계내 성추행·희롱 폭로…후폭풍 예고

최근 사회 전반에서 확산 중인 #미투운동이 제약업계에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부 다국적 제약사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이 일부 불거진 가운데, #얀센의 한 여직원이 퇴사하며 남긴 전사메일을 통해 폭로한 성추행 사례가 일파만파 퍼져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퇴사합니다. 꼭 읽어주세요"란 제목의 메일이 직원들에게 발송된 건 지난 금요일경이다. 7년 넘게 얀센에 근무하다 다른 회사로 이직하게 됐다고 밝힌 여직원은 "나름 오랫동안 다녔던 첫 직장이기에 조직에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가 얀센을 다니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성폭력 및 언어폭력 중 일부를 기술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지는 메일에는 입사 직후 배정됐던 영업부 시절, 평소에 점잖다가 술을 마시면 양쪽에 병원의 여자동료들을 앉혀놓고 끌어안으려 한다거나, 연구실에서 '나랑 해외학회 같이 갈래?' 하고 제안하던 고객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던 사연 등이 상세하게 담겨있다.

하지만 이 직원은 "회사 밖의 고객보다 지속적인 회사 내 언어폭력들이 더욱 실망스러웠다"고 고백한다.

'수 년 전 모 회사의 여자직원이 어떤 교수랑 어땠다더라, 연구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라… 같은 소문을 늘어놓거나 영업부 여자직원들에게 점수를 매기던 남자직원들, 심지어는 명절날 단체채팅창에 상의를 입지 않은 여자가 한복 하의를 입고 앉아서 절하는 그림을 보내던 남자선배로 인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것.

직장내 언어폭력은 비단 성희롱적인 발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당 메일에 따르면, "역시 여자 팀원이 들어오면 아무래도 불편하다"거나 "모 팀장은 여자 직원을 불편해 해서 되도록 안 뽑으려고 한다더라" 등의 발언이 영업조직 내에서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쟤 옷 좀 제대로 잘 입고 다니라고 해라'며 훈수를 두던 여자선배나 '나 때는 이러이러한 곳도 다 갔었다. 그런 곳에서 일하는 언니들과 이런저런 대화도 했다'라는 여성 상급자 사례도 포함됐다.

그 외 술에 취하면 의도적이지 않은 척 엉덩이를 만지던 남자선배나 옆에 앉아 기대고 허벅지를 만지고 헤어질 때면 꼭 포옹을 하던 상급자 등의 성추행 사례도 거론된다.

이처럼 장문의 메일을 남긴 여직원은 "저만 겪었던 일은 아니다. 많은 동료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경험들을 털어놓았다"며, "동종업계로 출근하는 가운데도 이런 글을 남기는 건 가해자를 지목하고 문제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회사 내에서 공기처럼 존재하고 있는 폭력에 대해 모두가 인지하길 바라며, 스스로도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기 위해 적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메일이 전 직원들에게 공개된 월요일 아침, 회사는 발칵 뒤집혔다. 한국얀센은 메일 내용이 확인된 직후 대표이사와 본사에 영문번역본 보고를 마치고, 노조와도 긴급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차원에선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익명을 요한 얀센 관계자는 "영업부 시절 알고지낸 후배였는데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 갑작스러운 메일에 많은 직원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특정 가해자가 지목된 건 아니지만 다양한 견해를 통해 신중한 조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회사들보다 직장내 성희롱이 적은 조직이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 같은 감정을 느끼는 직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적잖이 놀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직문화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성직원들과 단체미팅을 피하는 등의 역차별이 불러일으키진 않을까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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