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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급여등재 늦어 수출 막혀…의료기기 업체 도산 위기

  • 최은택
  • 2018-03-19 06:26:25
  • "정부 보건산업 육성 의지 있나" 불만

정부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보건산업에 주목하고 육성 지원 대책을 수년 째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또한 지난 정부와 마찬가지로 보건산업 육성의지를 거듭 강조해왔다. 그런데 정작 국산 의료기기 급여 등재가 지연돼 해당 업체의 수출길이 막힌 건 물론이고, 도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일이 발생해 정부의 육성의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인공관절에 구멍을 뚫거나 절단할 때 쓰는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알로텍 이야기다. 일회용 핸드피스가 2차 감염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 감염대책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데일리팜은 알로텍의 주장을 토대로 문제점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18일 취재결과를 보면, 2004년 설립된 벤처중소기업인 이 회사는 2009년 세계최초로 정형외과에 쓰는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를 개발해 기술력(혁신)과 품질을 모두 인정 받았다. 이 제품은 정형외과 수술에 널리 쓰이는데, 특히 무릎, 엉덩이 등의 인공관절 수술에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특화돼 있다.

현재 인공관절 수술에 사용되는 핸드피스는 수천만원 상당의 해외 수입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독과 멸균 과정을 거쳐 재사용하는 제품들이다. 반면 알로텍이 순수기술로 개발한 일회용 핸드피스는 일회용 주사기와 같은 의료 소모품처럼 한번 사용하면 폐기하도록 돼 있다.

알로텍은 재사용 핸드피스는 장비 특성상 소독액에 완전히 담궈 세척이 불가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세척에 따른 환자의 2차감염 위험성이 항시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해 일회용 제품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더구나 가격도 재사용 힌드피스와 비교해 100분의 1 가격으로 저렴하고 무게도 절반이나 덜 나간다. 무엇보다 환자의 2차 감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획기적인 의료기기로 평가를 받고 있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좀 지난 자료이기는 한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재수술인 인공관절 재치환술은 2009년 기준 총 5만4097건 중 2834건(약 5%)이 시행됐다. 인공관절 재치환술이 2차감염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통계로 확립돼 있지난 않다. 다만 관련 논문에서는 2차감염에 따른 재수술 비율이 약 38%에 달한다는 언급이 있다. 이를 대입하면 전체 수술 중 약 2%가 2차 감염으로 재수술로 이어진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회사 측은 현재 병원에서는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일회용 수술포, 장갑, 수술복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재사용 핸드피스 사용에 따른 추가감염 위험성도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큰 사회적 이슈가 됐던 '다나의원', '이대목동병원' 사태와 같이 병원 내 감염예방 실패는 곧 환자 사망으로 이어지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거 자명하다고 했다.

기술측면은 어떨까. 알로텍의 일회용 핸드피스는 식약처 뿐 아니라 미국 FDA, 유럽 CE 등에서 잇따라 시판승인을 받았고, ISO13485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 2015년에는 이탈리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유럽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어 이듬해인 2016년에는 미국 정형외과 의료기기 업체와 5600 만불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MOU)을 체결했다.

아울러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 국책과제로 선정된 '세정 기능의 복합 기능을 갖춘 일회용 천공기'를 현재 개발 중이며,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 차세데 모델에 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렇게 혁신기술에 기반한 의료기기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국내에서는 이 의료기기를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황당했다. 일회용 의료 핸드피스는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별도 사용기준(급여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서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알로텍이 생존을 위해 내수보다 해외시장에 먼저 눈을 돌리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국내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내 공인된 판매가(보험등재가격 등)와 사용실적 등을 요구하는 데 이를 제공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이로 인해 계약 성사를 목전에 두고 물거품이 된 일이 빈번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업체와 체결한 5600만불의 MOU 계약조차 본 계약 이행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됐다. 이렇게 가면 도산을 피할 수 없는 탓이다.

고정택 알로텍 대표이사는 "지난 20년간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 헌신했고, 수입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료용 핸드피스 시장에서 반드시 국산 의료기기를 생산해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국내 중소의료기기 업체의 이런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루빨리 일회용 핸드피스 별도 사용기준을 마련해 국내 중소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와주길 바란다. 국산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한 실효적인 정책들이 마련되고 시행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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