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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와 속 빈 강정...110개 제약사의 당뇨약 3년 전쟁

  • 김진구
  • 2025-02-06 06:20:06
  • 3년 새 대형 당뇨약 잇단 특허만료…제네릭 양산
  • 3년 누적 한미 364억>경보 352억>보령 204억…100억 이상 8곳뿐
  • 제네릭사 3곳 중 2곳 연평균 10억 미만…경쟁 심화에 양극화 심화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지난 3년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선 매우 치열한 경쟁이 전개됐다. 가브스(빌다글립틴)를 시작으로 테넬리아(테네리글립틴)·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자누비아(시타글립틴)·트라젠타(리나글립틴) 등 대형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잇달아 만료되면서 제네릭 빗장이 풀렸고, 100개 넘는 제약사가 이른바 ‘당뇨병 대전’에 참전했다.

제네릭사들은 다양한 성분·조합의 후발의약품을 앞 다퉈 쏟아냈다. 경쟁이 본격화한 지 3년, 몇몇 업체가 두각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한미약품·경보제약·보령은 3년간 누적 200억원 이상 처방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쟁에 뛰어든 제네릭사 3곳 중 2곳은 3년간 누적 처방액이 30억원 미만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최근 처방실적이 아예 집계되지 않는다. 과도한 경쟁 과정에서 업체별로 양극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뇨약 시장 제네릭 경쟁 활짝…3년간 한미·경보·보령 200억 이상

최근 3년 새 주요 당뇨병 치료제의 제네릭을 허가받은 업체는 총 11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85개 업체가 실제 제품을 발매하며 활짝 열린 당뇨약 제네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 기간 한미약품이 가장 많은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매한 당뇨 제네릭과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로 거둔 누적 처방액은 364억원에 달한다.

2022년 특허가 만료된 가브스·가브스메트 제네릭으로 누적 171억원의 실적을 냈다. 또한 2023년 포시가의 특허만료 이후 발매한 포시가·직듀오 제네릭으로 12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해 발매한 자누비아·자누메트 제네릭은 누적 32억의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특허만료 성분을 새롭게 조합한 3제 복합제를 발매했다.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조합의 3제 복합제로 누적 27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경보제약이 3년간 352억원의 실적을 냈다. 경보제약은 가브스·가브스메트 제네릭으로만 3년간 32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밖에 자누비아·자누메트 제네릭, 포시가 제네릭, 트라젠타 제네릭 등으로 누적 2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보령이 20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보령의 경우 2023년 포시가 특허만료 이후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실상 2년 만에 200억원 이상 처방실적을 낸 셈이다. 포시가·직듀오 제네릭이 누적 136억원을,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조합의 신규 복합제가 누적 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 대원제약, 마더스제약, 아주약품, 경동제약의 3년 누적 처방액이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8개 업체가 당뇨약 제네릭으로 연평균 50억 이상 실적을 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제네릭 발매 3곳 중 2곳은 연평균 10억 미만…승자독식 강화

반면 호기롭게 이 시장에 뛰어든 대다수 업체는 지난 3년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3년 누적 처방액이 30억원 미만인 업체는 57곳에 달한다. 이 기간 당뇨약 제네릭을 실제 발매한 업체가 85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뇨약 대전에 참전한 제약사 3곳 중 2곳(67%)은 연평균 10억원 미만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해 처방실적이 더욱 감소, 0에 수렴하는 양상이다.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네릭 허가만 받은 채로 제품을 발매하지 않은 나머지 28개 업체도 마찬가지다. 제약업계에선 이들이 경쟁에 합류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소수 업체들로 처방실적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제네릭 빗장이 풀렸던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시장과 마찬가지로, 몇몇 제약사를 중심으로 제네릭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중소제약사들의 부진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지난 3년간 이 시장에선 마케팅·영업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펼쳐졌다. 각 제약사들은 마케팅 비용과 영업력을 집중했다. 다만 자금력과 영업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중소제약사들은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3년 새 5개 성분 물질특허 만료…87개사, 후발의약품 발매

이처럼 많은 제약사가 3년간 강도 높은 사실상 동시다발로 제네릭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주요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연쇄적으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노바티스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약 가브스 특허가 2022년 3월 만료됐다. 그해 11월엔 한독의 또 다른 DPP-4 억제제 테넬리아의 특허가 만료됐다. 이듬해 4월엔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포시가의 특허가, 9월엔 MSD의 DPP-4 억제제 자누비아의 특허가 각각 만료됐다. 지난해 6월엔 베링거인겔하임의 DPP-4 억제제 트라젠타 특허 만료가 추가됐다.

각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만료 직전년도 처방실적을 더하면 5000억원이 훌쩍 넘는다(단일제·복합제 합산). 제네릭사 입장에선 불과 2년 반 사이에 5000억원 규모의 제네릭 빗장이 풀린 셈이다. 더구나 포시가와 자누비아·트라젠타의 경우 특허만료 전까지 각 계열 시장에서 1~2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제네릭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2022년 4월 정부의 SGLT-2 억제제 병용급여 허용은 당뇨약 경쟁의 온도를 더욱 높였다. 단순히 제네릭만 발매하는 게 아니라, 특허만료 성분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도 대거 발매됐다.

남들보다 빠르게 혹은 남들과는 다르게…당뇨약 대전의 생존 전략

당뇨약 대전에 참여한 제네릭사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성공을 거둔 업체들은 몇 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

하나는 한 발 앞서 제네릭을 발매한 것이다. 한미약품과 경보제약 사례가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가브스에 초점을 맞췄다. 다른 특허만료 제품보다 처방실적은 낮았지만, 가장 먼저 특허가 만료됐다.

한미약품과 경보제약은 노바티스와의 가브스 특허 분쟁에서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결국 1심에서 승리했고 이를 근거로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제네릭을 발매했다. 가장 먼저 특허가 만료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조기발매 전략을 펼치면서 누적 처방실적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가브스·가브스메트 제네릭의 경우 제품을 발매한 업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미약품과 경보제약 입장에선 많은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특허가 만료된 테넬리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년 누적 처방액이 100억원 이상인 업체 상당수는 테넬리아·테넬리아엠 제네릭이 크게 힘을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더스제약의 경우 테넬리아·테넬리아엠으로 누적 15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밖에 대원제약 80억원, 아주약품 66억원, 경동제약 6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사실상 동일한 시장에 한 발 앞서 제품을 발매한 효과가 나온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미약품·경보제약의 가브스 제네릭과 마더스제약·대원제약·아주약품의 테넬리아 제네릭은 발매 첫 해보다 이듬해 더 높은 처방실적을 냈다. 발매 이후 자누비아·트라젠타의 특허가 잇달아 만료되며 다른 제네릭이 대거 경쟁에 합류했지만,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처방실적만 놓고 봐도 자누비아와 트라젠타 제네릭의 경우 여러 제약사가 조금씩 처방실적을 나눠 가지는 반면, 가브스·테넬리아 제네릭은 일부 제약사가 실적을 과독점하는 양상이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성분·조합의 복합제 발매다. 단순히 특허만료 제품과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만 발매하지 않고, 해당 성분을 새롭게 조합한 복합제를 후발의약품으로 발매하며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다.

보령은 신규 성분·조합 복합제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보령은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조합의 복합제를 발매했다. 2023년 4분기 발매된 이 제품의 누적 처방액은 50억원이다.

한미약품과 대원제약은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 조합의 2제 복합제와 여기에 메트포르민이 추가된 3제 복합제를 발매했다. 누적 처방액은 한미약품 32억원, 대원제약 23억원이다. 두 제품은 2023년 발매 이후로 꾸준히 처방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두 제품의 실적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허만료 앞둔 자디앙…당뇨약 제네릭 시장 다시 요동칠까

이 시장의 남은 변수는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의 특허 만료다. 올해 10월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과의 물질특허를 제외한 나머지 특허 분쟁이 완전히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제네릭사들은 3월 이후 후발의약품 발매를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50개 제약사가 자디앙·자디앙듀오 제네릭과 엠파글리플로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 허가를 받은 상태로 특허 만료를 기다리고 있다. 관련 품목수만 304개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6월 특허가 만료된 트라젠타 제네릭도 올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성분을 기반으로 하는 제네릭과 복합제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면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기존에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던 업체들 입장에선 분명한 기회라는 평가다. 더구나 SGLT-2 억제제 계열 단일제 시장에서 기존 1위 제품인 포시가가 한국에서 철수한 만큼, 이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자디앙 제네릭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존 특허만료 당뇨약 제네릭으로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처방실적이 더욱 집중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영업력을 집중해 자디앙 제네릭 경쟁에서도 우월한 실적을 낸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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