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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보사 태풍에 흔들리는 리더십

  • 김민건
  • 2019-07-22 06:15:25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홍을 겪으며 이의경 처장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인보사 사태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고, 국회는 이 처장이 성균관대 약대 교수 시절 실시한 인보사 경제성평가 연구용역 이력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식약처 현직 심사관은 국회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월 "전문성 있는 조직으로 변화시키겠다"며 새로 '키'를 잡은 이의경 처장이다. 그렇지만 인보사 사태 직격탄을 맞은 지금 거친 파도에 흔들리는 식약처라는 거대한 배의 균형을 잡는데 힘들어하고 있다.

식약처 내부에선 지난 12일 있었던 국회 보건복지위 업무보고와 관련 이의경 처장 리더십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날 국회는 국민을 대표해 이 처장에게 인보사 사태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인보사 허가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당시 허가에 개입한 관계자는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 (식약처가) 국민이 납득할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 처장은 "2017년 당시 심사과장은 대기발령 조치했고 허가 담당 과장은 다른 직위로 이동시켜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식약처 조직과 허가 시스템 문제를 개인의 능력, 자질 부족으로 전가했단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이 발언을 뉴스로 접한 식약처 일각에선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검찰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문책성 인사를 당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식약처 한 관계자는 "담당 과장의 인사 발령이 인보사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실무자급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에 실망했단 얘기다. 바꿔 말하면 국민에게 식약처 입장을 설명하는 이 자리에서만은 식약처장이 모든 책임을 지는 '수장'으로서 모습을 기대했단 뜻이기도 하다.

그동안 식약처 내부에서 곪아왔던 문제도 밖으로 터져나왔다. 바로 지난 18일 식약처 현직 심사관이 국회 앞 1인 시위를 펼친 것이다. 그는 "식약처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허가가 너무 쉽게 이뤄지며, 시판 후 부작용 등 안전성 검토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폭로했다.

시위자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어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이 처장 또한 문제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처장의 리더십은 인보사 경제성평가 연구용역 의혹 제기로 한 번 더 휘청거린 상황이다. 이 처장은 "부당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처장직에서 사퇴할 수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사퇴가 억울함을 대체하는 명분이 되선 안 된다.

국회는 작년 발사르탄 파동과 올해 인보사 사태로 식약처의 고강도 내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 처장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기관장은 회피하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자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군대에선 북한 목선 사태로 군단장과 사단장 등 주요 지휘관이 보직해임됐다. 군대에서 명령이 가지는 힘의 근간은 군법이 전부가 아니다. 상급자가 자신의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란 상호 신뢰관계에서 나온다. 실무자의 전문성은 지휘관이 얼마나 책임을 지고 재량권을 부여하느냐에 따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과오를 책임져줄 사람이 없다면 소신있는 결정을 내릴 식약처 공무원은 찾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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