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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티딘이 뭔가요?"...상품명 처방 맹점 수면위로

  • 정흥준·김민건
  • 2019-10-01 11:47:44
  • 온오프라인으로 환자 질문 쏟아져..."성분명처방·INN 등 도입 필요"
  • "제네릭 과당경쟁도 한몫...불필요한 처방 많아"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환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데일리팜=정흥준·김민건 기자] 복용중인 약에 라니티딘 성분 여부를 확인하는 환자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일선 약국가에는 위장약이 아닌 약들을 들고 찾아와 문제 성분이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환자들이 많았다.

라니티딘 관련 약국으로 걸려오는 전화가 하루 20통이라는 약사도 있었다. 특히 장기처방이 많았던 문전약국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문의를 받았다.

환자들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복용중인 약들에 문제 성분이 포함돼있는지를 묻고 있었고, 약사들은 일일이 약 성분을 확인 후 답변을 달아주고 있었다.

서울 지역 A약사는 "하루에 5~10명, 많게는 20명까지 문의를 해온다. 위장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도 있지만, 라니티딘이 들어있지 않은 약들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라니티딘 사태로 상품명처방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자들이 스스로 라니티딘 성분을 구분할 수 없도록 상품명처방이 혼란을 키웠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성분명처방 또는 국제일반명(INN) 도입 필요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강원 B약사는 "의사 처방에 대한 국민들의 검증은 처방전 2매 발행보다 INN 도입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본다. INN을 할 경우 의사 처방이 보다 투명하게 환자에게 드러날 수 있다. 현재 약국 전산약봉투도 일부 기능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B약사는 "이번 라니티딘 문제가 터지면서 INN도입은 국민들에게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충분히 국민들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INN에 대한 이슈화가 되지 않고 있어 아쉽게 생각한다. 약사회에서 좀 더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경기 C약사도 현 상품명처방의 문제점과 성분명처방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다만 INN도입은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C약사는 "상품명처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다. 또 성분명처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10년 전부터 있었다"면서 "하지만 INN도입을 하기 위해선 캠페인 등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약사회 슬로건도 그 일환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리베이트 통한 제네릭 과열경쟁이 피해 키워"

일선 약사들은 제네릭 과열 경쟁이 라니티딘 제제의 처방 규모를 키우게 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추산 144만명의 처방환자 중에는 불필요하게 사용된 처방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약국가에 따르면, 라니티딘 제제는 주치료제로 인한 속쓰림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약국가에선 소위 ‘깔리는 처방’으로 불린다.

또 내과, 치과, 이비인후과 등 질환에 상관없이 처방돼왔다. 소화기내과 주변 약국을 운영중인 한 약사는 라니티딘 제제만 18개 이상을 취급하고 있었다.

서울 D약사는 "제약사에서 영업을 하다보면 로컬에서는 안 먹어도 되는데 위장장애 예방한다고 깔아서 처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하나 더 먹는다고 나쁜 건 없다는 생각들이다. 물론 라니티딘 말고 다른 소화제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복수의 진료과를 다니는 환자들은 위장약을 불필요하게 중복 복용하는 사례도 많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역시도 제약사의 영업과 무분별한 처방 문제로 비롯됐다는 것이다.

부산 E약사는 "위장약을 굳이 안 먹어도 되는데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2~3군데 과를 다니는 환자의 경우 위장약이 1곳의 과에서 1~2개씩 들어간다"면서 "그렇다보니 복수 진료과를 다니는 환자는 유사한 위장약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DUR로 걸러낸다고 하더라도 중복되는 위장약이 있는 것이다. 무분별하게 처방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E약사는 "또한 의사들이 똑같은 성분을 다른 회사로 바꿔 처방하는 경우들도 많다. 만약 INN을 도입하게 된다면 리베이트가 줄어들면서, 이같은 문제도 사라질 것이다. INN은 회사 이름만 다르고 성분이 같기 때문에 의사가 약을 바꾸면, 환자들은 왜 회사를 바꿨는지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결국 불법 리베이트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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