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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한국 외면 '졸레어' 중국 급여등재…'코리아패싱' 현실화

  • '국가의료보험 약품목록' 발표…휴미라·린파자 등 70개 품목
  • 자체개발 중국 면역항암제 '다보슈', 키트루다·옵디보 제치고 첫 등재

[데일리팜=김진구 기자]중국에서 노바티스의 '졸레어'가 급여의약품으로 등재됐다. 업계에선 '코리아패싱'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성두드러기치료제 졸레어는 그간 코리아패싱, 즉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급여등재를 위해 한국에서의 급여를 보류 혹은 철회하는 상황'의 유력 사례로 꼽혀왔다.

중국 국가의료보험국은 최근 한국의 건강보험 급여등재 목록에 해당하는 '국가기본의료보험 약품목록(国家基本医疗保险 药品目录)'을 최종 발표했다. 신약 70개가 새로 급여목록에 올랐다.

중국정부는 지난 8월부터 한국의 급여적정성평가+약가협상에 해당하는 '의료보험약물접근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협상대상은 119개였다. 이 가운데 최종적으로 70개 신약이 약가협상에서 합의에 다다랐다.

한국서 급여 철회한 졸레어, 결국 중국 급여목록에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졸레어다. 앞서 노바티스의 졸레어는 작년 1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내 허가 11년 만이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단계에서 노바티스는 돌연 철회했다.

원인은 중국이었다. 중국이 약가참조국 중 하나로 한국을 추가했고, 노바티스 본사는 구매력이 한국의 20배에 이르는 중국시장에서 '약가가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결과는 중국의 이번 급여목록 등재로 이어졌다. 졸레어가 급여로 등재된 70개 품목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다만, 졸레어의 등재가격은 전해지지 않는다. 중국정부는 이번 협상부터 구체적인 급여약가를 비밀로 보호하기로 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급여협상을 진행할 때 중국의 급여약가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제약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졸레어의 등재는 코리아패싱이 비로소 현실이 됐다는 점에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에선 최근 2년간 코리아패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글로벌제약사가 중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한국에서 급여를 철회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마침내 사실로 확인됐다"며 "만약 노바티스가 한국에 급여를 재신청할 경우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70개 신약에 대한 급여등재 방침을 최종 밝혔다. 중국의료보험국 홈페이지 캡처.
휴미라·린파자·포시가·제파티어 등 급여진입

이번에 새로 등재된 신약은 중의약(中医药≒한방약) 18개를 포함해 70개에 이른다. 항암제, 당뇨병 치료제, TNF알파 억제제, C형간염 치료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HIV 치료제 등이다.

항암제의 경우 ▲로슈의 폐암치료제 '알레센자' ▲아스트라제네카의 대장암치료제 '토뮤덱스' ▲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난소암치료제 '린파자' ▲희귀혈액암의 일종인 골수섬유증치료제인 노바티스의 '자카비' 등이 급여권에 진입했다.

중국계 제약사가 자체개발한 항암제도 이름을 올렸다.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가 일라이릴리와 공동개발한 호지킨림프종 치료제 '다보슈(성분명 신틸리맙)'와 허치슨차이나메디텍(Hutchison China MediTech)의 대장암치료제 '엘루네이트(성분명 프루퀸티닙)' 등이다. 항서제약의 유방암치료제 '헹루이(성분명 피로티닙)'도 목록에 올랐다.

당뇨병 치료제도 대거 급여권에 진입했다. GLP-1 계열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에타' ▲사노피의 '릭수미아'가, SGLT-2 계열 중에는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 ▲얀센 '인보카나' 등이 포함됐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도 급여로 적용됐다. TNF알파 억제제로는 ▲애브비의 '휴미라' ▲얀센의 '레미케이드'가, JAK 억제제로는 ▲화이자의 젤잔즈가, IgE(이뮤노글로불린E) 억제제로는 ▲노바티스의 '졸레어'가 각각 목록에 올랐다.

C형간염 치료제로는 MSD의 '제파티어', 길리어드의 '엡클루사', '하보니'가 각각 포함됐다. HIV치료제도 2종 추가됐는데, 길리어드의 '젠보야'와 '데스코비'다.

이밖에 COPD 치료흡입제로 GSK의 '트렐리지엘립타'와 노바티스의 '울티브로'가, 만성심부전 치료제로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가, 황반변성 치료제로 바이엘의 '아일라아'가, 망막질환 치료제로 엘러간의 '오저덱스'가 각각 포함됐다.

이번에 등재된 주요의약품 목록. 붉은색 박스에 포함된 항암제 3개를 포함해 8개의 중국 자체개발 의약품이 급여목록에 등재됐다.
70개 신약, 평균 61% 가격인하…"C형간염약, 세계 최저"

이번 급여목록 업데이트의 방점은 '약품비 절감'에 찍혀 있다. 신화통신 등 주요 중국언론에 따르면 70개 신약의 평균 가격인하폭은 61% 수준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급여확대와 더불어 약품비 증가에 대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이에 중국은 2017년 이후 매년 급여등재 목록을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하며, 글로벌제약사와 약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14억이 넘는 인구의 높은 시장성은 중국정부가 강력한 약가인하를 제약사에 요구할 수 있는 배경이다. 실제 이번에 협상을 마친 대부분 의약품의 급여가격은 전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C형간염 치료제 3품목을 예로 들면 평균가격이 85% 인하됐다는 전언이다. 기존의 C형간염 치료제 가격은 3만~7만위안(약 505만~1178만원)에 달했다. 이를 토대로 역산하면 4500~1만500위안(약 76만~177만원)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중국언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체개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옵디보 제치고 첫 급여

또 다른 방점은 자체개발 의약품에 대한 보호다. 이번에 추가된 70개 약물 중에 다보슈·엘루네이트를 포함한 8개 약물이 중국 제약사가 자체개발한 의약품이다.

특히 다보슈의 경우 PD-L1 면역항암제로는 최초로 급여목록에 올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다른 PD-L1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아직 등재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보슈는 중국의 국가과학·기술 프로젝트의 일환인 '주요신약 생성'의 결과물이다. 작년 12월 시판허가를 받은 뒤 빠르게 급여권에 진입했다. 올해 중국임상종양학회(CSSO)는 림프종 치료가이드라인을 개정을 통해 다보슈의 처방을 권고하며 힘을 실었다.

엘루네이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작년 9월 시판허가를 받은 뒤 비교적 빠른 속도로 급여권에 진입했다. 자체개발 의약품에 대한 중국정부의 시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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