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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명·반품·불용재고...도매는 왜 협상단에 빠져있나"

  • 정혜진
  • 2019-12-20 06:15:42
  • 유통협회, '제4차 산업혁명과 도매유통 혁신전략' 포럼
  • 채수명 약사·이재현 교수, 유통업계 변화 흐름 짚어
  • 업계 관계자들 "도매 어려움 직면...당장 도입할 제도 산적"

[데일리팜=정혜진 기자] "모든 정부 정책에 유통의 역할이 빠질 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장 약가인하, 라니티딘 회수 모두 도매업체 고충이 대부분인데 왜 정부의 협상 대상에 유통업계는 번번이 빠지는 겁니까?"

의약품유통협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업계 안팎에 산적한 어려움과 유통의 역할, 혁신을 위해 도매업체 관계자들의 많은 의견이 개진됐다. 이중에는 정부가 유통의 역할과 존재감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조선혜)가 주최한 '제4차 산업혁명과 도매유통 혁신전략' 포럼이 19일 쉐라톤팔래스호텔에서 진행됐다. 협회 임원 뿐 아니라 유통업체 임원, 실무진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발제는 채수명 약사(약학정보원 부원장)와 이재현 교수(성균관대 약학대 교수)가 맡았다.

◆"의약품 유통 현황, 도매 유통마진, 불용재고 의약품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이재현 성균관대 약학대 교수
이재현 교수는 공단이 발주한 의약품 유통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곧 발표될 것이며, 이는 국내에서 의약품 유통업계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거의 첫 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 내용은 차후 공식 발표할 예정인데, 약무직 복지부 근무 경력이 있는 이 교수는 이날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많은 질문을 받아 정부의 입장을 대신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성분명 처방 도입 가능성 ▲불용재고 의약품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 ▲유통마진 현실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에 따른 업체들의 피해 상황 ▲정책 결정 과정에 유통업계의 소외 등 다양한 문제를 언급했다.

이 교수는 성분명 처방에 대해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의사의 처방 패턴을 바꾸기 보다, 식약처가 허가의약품 이름을 성분명이나 처방명으로 통일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냈다.

특히 반품, 불용재고 문제에 대해 이 교수는 "솔직히 정부를 비롯해 약국도, 제약사도 불용재고의약품에 관심이 없다. 유통업계만 떠안은 문제라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라며 "유통업계가 다같이 힘을 모아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번 연구용역도 불용재고 규모를 추산한 첫 통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통마진에 대해 정부 관계자와 다른 직능단체에 사실적이고 새로운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7~8% 정도 되는 유통마진은 실상 약국에 제공하는 카드마일리지와 금융비용, 카드수수료를 제외하면 절발 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 교수는 "도매업체가 아니면 이 사실을 잘 모르니 '유통마진을 줄여 건보 재정에 보태자'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라며 "이 역시 불용재고와 함께 적극적으로 알려나가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GSK, 로슈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유럽에서 요양기관 직거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와 반대로 흐름으로 가는 것"이라며 "정답은 없다. 사회마다 다른 환경에 따라 의약품 유통형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비교사례를 살펴보면서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서비스 개선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 요양기관은 IT기술 도입해 몰라보게 변화 중...한국 시장 변화도 머지 않았다"

채수명 약학정보원 부원장
채수명 약사는 변화하는 헬스케어 산업 현황을 전하고 약국 뿐 아니라 도매업체도 변화해야 살아남는다는 메시지를 던졌고, 이 교수는 보험공단으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은 의약품 유통업계 분석 일부분을 공개했다. 단, 자료를 외부 공개할 단계가 아니어서 이 교수는 도매업계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강조했다.

채 약사는 우리나라의 편의점 상비약 판매를 비롯해 미국 월그린의 원격진료, 캡슐약국의 마케팅 전략 등을 다양하게 소개했다. 한마디로 법적 제한이 없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소비자 편의 위주로 헬스케어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채 약사는 "이마트의 '클릭하면 3시간만에 이마트가 집으로 온다'는 광고 카피가 '3시간만에 약이 집으로 온다'로 바뀔 날이 머지 않았다"며 "소비자 요구, 사회적 요구, 제도적 요구 모두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 약사는 국내 대형마트가 하루 7배송을 하고 있는 상황에 의약품 유통이 풀리면 현 유통업체들의 입지도 위험하다는 점과 미국 캡슐약국이 24시간 운영하며 무료로 약을 배송하고 있다는 실례를 들었다.

채 약사는 "원격진료, 의약품 택배배송이 가장 위협적인 변화가 될 듯 하다"며 "소비자는 결국 선호하는 쪽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지금 약국과 유통업체가 소비자가 선호하는 선택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을 준비한 조선혜 회장은 "이 중요한 시기에 유통업계가 지금 방식에 안주하고 구태를 답습하면 성장은 물론 경쟁에서도 뒤쳐질 것"이라며 "포럼을 통해 도매업계가 단순히 의약품을 전달하는 중간자적 역할을 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이번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매월이나 격월로 유익한 포럼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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