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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소분포장 90분, 판매 60분"…약국, 주말 마스크 전쟁

  • 약국경제팀
  • 2020-03-14 18:22:34
  • 100~150매씩 물량 늘었는데...대량포장 배송에 난감
  • 소형약국 판매시간 미루고 재포장...약국 간 양도양수 활용
  • 가족단위‧직장인‧학생 몰려...지역 주민 감사와 응원 물결

14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의 약국에 공적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섰다.
[데일리팜=약국경제팀] "마스크 400장을 모두 5매 포장으로 받았어요. 결국 급하게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소분하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어요. 정작 판매에는 1시간도 안 걸렸습니다."

"요일에 맞춰서 살 수 없는 경우들이 아무래도 많은 것 같아요. 배송이 늦어져 업무 폭탄이었어요, 지난 주말 보다 더 바빴습니다."

"마스크를 구매하면서 박카스를 같이 달라고 하더니, 저에게 내밀며 힘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은데 감동되고 힘이 나더라고요."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 후 첫 주말인 14일 토요일. 일선 약국들은 각 약국마다 100~150매씩 늘어난 마스크 수량을 공급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5매 또는 벌크포장으로 배송되는 경우가 많아 약사들은 2매씩 소분 포장을 하기 위해 수시간을 소요해야 했다.

일부 소형약국들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정해진 판매시간을 조금씩 뒤로 늦추며 오전 내내 소분에 매달리며 전쟁을 치렀다.

400매가 5매 포장으로 배송된 약국. 모두 2매씩 재포장했다.
공적마스크 스티커가 배송됐다. 일부 약국은 업무량 과중으로 부착을 못 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의 약국에는 지역별로 서울 400장, 경기‧강원‧대구‧경북‧영남지역 등 350장, 전남‧전북‧광주‧제주 등은 250장의 마스크가 도착했다. 평소보다 100~150장이 더 들어온 셈이다.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5부제 시행 전보다 약국 앞 줄서기를 하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다만 끊임없이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마스크 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1~2시간만에 모두 소진됐다.

서울 노원의 A약사는 "400장 5매 포장으로 들어왔다. 약사 한명과 직원 한명으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주변에 있는 지인을 급하게 불러 함께해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면서 "오늘 처음으로 공적마스크 스티커가 함께 배송됐는데 도저히 붙일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A약사는 “200명 분량인데다가 5부제를 시작해서 3~4시간은 판매를 할 줄 알았는데 1시간도 안 걸려 모두 팔렸다. 줄은 짧았는데 끊이지 않고 계속 사람들이 왔다”고 설명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정해진 시간에 선착순 판매를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5매 포장으로 배송될 경우 일일이 모두 뜯어, 다시 2매로 포장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벌크포장이 낫다는 약사들도 있었다.

서울의 B약사는 "오늘은 벌크 포장이 배송됐는데 소분하면서 오히려 5매, 3매 들이보단 작업이 낫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적어도 기존 포장을 개봉하는 시간은 줄기 때문"이라며 "하나씩 소분하면서 회의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는 약국 간 공적마스크를 양도양수할 수 있어, 영업시간과 재고 등을 고려해 다른 약국으로 마스크를 건네주는 사례도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층약국은 단톡방 등을 통해 400매 양도 의사를 밝혔고, 마침 양수하려는 약사가 나타나 양도양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가족단위‧직장인‧학생 많아...소분용 비닐 부족해 당황"

정부에서 지원하는 소분용 비닐의 경우 턱없이 부족한 양이 배송되거나 일부 약국은 아예 배송조차 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지방의 C약사는 "마스크는 덕용으로 400매가 왔는데 정작 소분 포장지는 100매 밖에 안왔다"면서 "나머지는 약국에서 알아서 하라는 건데 이럴꺼면 지원한다고 홍보하지나 말지 그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D약사도 "우리 약국은 오늘 소분용 비닐이 배송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지원되는 것을 감안해 따로 준비도 못했는데 나홀로약국이라 문 닫고 비닐 사러 가기도 쉽지 않아 가족에게 부탁했다. 이게 뭐하는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성남 이매동 약국 앞에 공적마스크 구매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반면 주말 공급 물량을 늘린 것에 대해 환영하는 약사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주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기에 평일 250장은 부족하다는 의견이었다.

서울 E약사는 "오늘은 가족 단위가 많았다. 평일에 사지 못한 직장인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나왔다"면서 "그래도 250장씩 팔 때 보다는 400장을 주니 조금 원활하게 공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약국은 토요일 병원 종료 시간에 맞춰 판매시간을 지정하는 등 마스크 공급을 위해 나름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다. "이거라도 먹고 힘내세요"...지역 주민들 응원 물결도

이날에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사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감사 인사와 응원의 물결도 이어졌다. 약사들은 여러모로 힘든 하루였던 만큼 주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이 됐다고 했다.

서울의 F약사는 "마스크를 구매하면서 박카스를 하나 더 달라고 하더니 내게 내밀며 힘내라고 하더라"면서 "몸이 힘든 것을 떠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은데 그런 얘기를 들으니 감동되고 또 힘이 났다"고 했다.

또 다른 G약사는 "동네 어르신이 마스크를 사가시고 한참이 지나 들어오시더니 간식 봉지를 내밀며 애쓴다, 고맙다고 했다"면서 "그동안 약국 환자들이나 주민들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는데 교감도 되고 나름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약국은 공적 마스크 배송이 늦어지면서 평소보다 폐문 시간을 늦추기도 했다. 기존에는 병원 폐문 시간에 맞춰 오후 2시 이전에 문을 닫았던 약국들이 마스크 배송이 늦어지면서 폐문 시간을 뒤로 미룬 것이다.

경기도의 H약사는 "기존에는 한시 반이면 정리하고 두시에 문을 닫는데 오늘 마스크가 오후에 배송된다고 해 판매 시간을 두시로 고지했다"면서 "두시에 판매하고, 정리하면 평소보다 2시간은 늦게 문을 닫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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