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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6년, 약사로 일하는 건 60년…교육가치 담아야"

  • 김민건
  • 2020-05-17 12:50:41
  • 약교협 5대 이사장 퇴임, 한균희 연대약대 학장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약학교육 통합 6년제 시행이 마무리 매듭만 남겨두고 있다. 전국 37개 약대 대부분 오는 2022학년도 신입 학부생 선발 계획을 확정했다. 여전히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대학 3~4곳이 있지만 약교협은 2023학년도까지 모든 약대의 합류를 자신하고 있다. 약대 교육 패러다임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어서다.

통6년제 전환과 함께 재단법인으로 인정될 약학교육평가원도 현장·이론 교육을 담당하는 약대와는 독립적 체제를 갖춘 평가기관으로 거듭난다. 이전 세대와 다른 약학교육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이와 같은 약학교육 변화의 바람에는 약학교육협의회(이하 약교협) 역할이 중요했다. 약학교육 전환기로 여겨지는 시점에 지난 5대 집행부의 행적과 성과 또한 조명되고 있다. 약교협 상임이사를 거쳐 5대 이사장을 맡았던 한균희(서울약대·55) 전 이사장은 약학교육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 2일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그는 연세대약대 학장으로 되돌아갔다. 한 전 이사장은 그동안 밀린 연구와 연구실 학생 지도, 각종 자문활동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 데일리팜은 15일 신촌 연대캠퍼스에서 한 전 이사장을 만나 그간 약학대학 학장들의 수장으로 일해 온 소회를 들었다.

다음은 한 전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퇴임 후 어떻게 지냈나.  

"퇴임 후 더 바빠졌다. 1~2주만 쉬고 개강하면서 바로 여기저기 불려다니기 시작했다. 학교와 기업이 공동연구로 산업적 성과물을 낼 수 있도록 정부가 하는 캠퍼스혁신파크사업 등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강서연구특구개발 자문위원을 맡아 일하고 있다.

약교협 4년 동안 3년은 전력투구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밀린 연구를 정리하며 실험실 학생들이 놓치는 부분을 꼼꼼히 챙겨주고 있다. 실험실에서 신약개발에 가장 중요한 임상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 화학과 생물학 사이에서 약이 작용하는 원리(인터페이스)를 빠르고, 쉽게, 정확히 찾아내는 게 목표다. 빠르고 쉽게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확히는 힘들다. 이 두 개념을 융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또한 미래사회에서는 AI와 더 가까워질 것이다. 기초적인 머신러닝 분야 연구도 준비 중이다. 정보 홍수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데이터마이닝 기술 확보에 노력 중이다."

▶약교협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이룬 성과와 소감을 말해달라.  

"그동안 얼마만큼 성과를 이뤘다고 말하는 건 강의 본질인 물을 보지 않고 겉모습만 얘기하는 것일 수 있다. 한강은 하나의 흐르는 물인데 사람들이 선을 그어서 어디는 강원도나 경기도, 인천으로 구분하는 것과 같다. 약학교육도 흐르는 물과 같다. 누구나 원하는 '발전'이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약학교육 본질인 학생을 보지 않고 겉모습만 보려고 한 것 같다. 약학교육 본질인 학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 많이 보려 노력했다."

▶약학교육 본질인 학생에 집중하려고 했다면 어떤 것이 있나.  

"이사장 당선인 신분으로 가장 먼저 했던 일이 학생들이 권익위원회에 냈던 실무실습 개선 청원 관련이었다. 국민권익 차원에서 보면 학생들 주장이 일정 부분은 공감되지만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하면 '누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었다.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학교가 가져야 할 책임을 도출하면서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를 교육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학생을 교육하는 주체의 중요성도 더 드러낼 수 있었다. 약학교육에서 학생을 교육하는 여러 주체가 있다. 지금까지 약대가 중심이었지만 실무실습은 학교 밖 문제이기도 하다.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 주체(스테이크 홀더)인 약사회, 제약바이오업계를 설득하고 인정하게 해야 했다. 사람과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약사회와 병원약사회, 지역약사회를 많이 찾아다니며 얘기를 나눴다.

이런 노력으로 약평원 재단법인화도 쉽게 되지 않았나 하지만 업적으로 내세우긴 어렵다. 교육 주체간 (소통은)중심적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하지만 법과 관련해서는 아니어서다. 운이 좋았다. 약평원은 독립적 평가 주체로 약교협이 관여해서는 안 된다. 약학교육 비전과 책임(미션)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현재 집행부가 실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우리 집행부가 한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통6년제는 마무리 단계만 남았다고 본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2+4편입 교육을 받은 약사와 신입생으로 들어오는 약사는 기본 산술로만 따져도 교육기간이 다르기에 약학교육의 질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신입생부터 가르치는 게 교육 비전에 맞는 약사양성에 적합한 제도인 건 누가 얘기하더라도 명확하다.

지금까지 모든 약대가 어려움을 겪으며 통6년제 전환을 진행해왔고 이제 일부 약대만 2023년도 전환의 기로에 서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 약대가 통6년제로 간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 대학이 코로나19 사태로 4년제에 남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 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2022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이 나오면서 입시 업계에서는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다. 약대를 어느 전형에 배치할 것이냐는 얘기로 떠들썩하다. 학생들은 어느 순간 "왜 우리 학교 최상위에는 약대가 없냐"고 볼 것이다. 약대는 의치대 수준까지 갈 것이다. 그 아래 생명과 (취업률이 높은)공대 전화기(전기, 전자, 화공, 기계)사이에 약대가 들어있는 것과 없는 것은 수험생이 보기에 느낌이 다르다. 이런 문제를 대학본부가 인식하면 자연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

▶통6년제에서 약학교육은 어떤 인재를 배출해야 하며,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나.

"학교가 더 이상 배움의 전달처가 되서는 곤란하다. 약학이 중요한 이유는 보건의료인으로서 역할과 제약바이오산업을 이끄는 산업적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다. 두 가지 성격을 극명히 가진 학문이 약학이다보니 약학교육은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서 끝나지 않고 산업을 끌고나갈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미래 시대에 맞는 통6년제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 중요한 건 보건의료인으로서 국민과 소통 능력을 가진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또한 더 이상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약대교육은 6년이지만 약사로 일하는 건 60년이다. 자발적 공부를 하는 약사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적 호기심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런 과학적 호기심을 반드시 유지시켜주는 연구(과학적 사고)를 약학교육이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새 집행부에서 통6년제 교과목 핵심 가치에 이런 개념을 반영할 것으로 본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 확진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다. 자유 존중이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만큼 책임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책임을 느꼈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시간만큼은 보건의료인, 특히 약사(전문가)로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스스로 알았으면 한다.

동료 교수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한다는 게 부적절하다고 보지만 이사장을 마친 소회로 말하자면 학생 교육을 책에 한정시키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학생은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배운다. 요즘 약학교육은 공부 목적을 국시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교수가 지식전달자로 가다보니 학생들도 개인 이익에 한정해 배우려고 해서다.

교수는 지식을 전달하는 '티처'가 아닌 '프로페서'다. 예전에는 의·약사 교육은 스승의 모든 행동을 배우는 도제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프로페서는 약사직능 선배이자 전문가이다. 4차산업시대에 맞게 융복합돼야 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교수법과 교육내용이 미래지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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