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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 상담 '소분 건기식'…약국가 파장 예의주시

  • 정흥준
  • 2020-07-23 11:43:36
  • "약국 건기식 전부 뺏길 위기...시대적 흐름에 대비해야"
  • 약사회 "온라인‧기업 주도 사업모델...약으로 오인 우려 높아"
  • 산업계 "플랫폼 갖춘 제약사엔 기회...완제품 시장분산 예상"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 규제특례 사업으로 시작된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자, 일선 약국가와 제약산업계에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맞춤형건기식이 본 사업으로 연결돼 시장에 안착될 경우 약국 건기식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건기식 산업을 성장시킨다는 목적으로 맞춤형 건기식에도 강한 의지를 보인다.

기업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맞춤형 건기식 시범사업은 어떤 우려점과 기대를 불러오고 있을까.

23일 일선 약국가와 약사회, 제약사 관계자들에게 맞춤형건기식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를 통해 향후 약국에 다가올 문제점과 기회 등을 조명해볼 수 있었다.

◆오프라인 딛고 온라인이 최종목표...국민 아닌 기업 위한 산업

풀무원 ‘퍼팩’의 모델은 방문 상담 후 매달 배송서비스로 건기식을 제공하는 구조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 유통이 중심이 될 것이며, 구조적으로 온라인‧기업 중심의 사업모델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국에 맞춤형건기식을 들여놓는다고 해도 결국 수익의 상당부분은 기업(제조사)이 차지하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만연한 배송서비스 제공은 일반약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오프라인은 최소한의 수단이고, 결국 온라인 판매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한번 상담 후 택배로 보내주는 시스템"이라며 "약국에선 상담을 하고 제조사의 공장에서 발송하는 시스템이 되면 결국 나중엔 기업중심의 산업이 되는 것이다. 일부 약국에 이익이 될 수 있겠으나 전체 약국으로 보자면 우려가 더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 입법예고가 이뤄졌을 때 온라인 판매를 반대했었고, 결국 온라인 판매는 빠졌었다"면서 "게다가 흡사 약처럼 오인할 수 있는 포장 등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간케어, 눈케어 등 17종으로 분류해 판매를 하는데 약으로 오인식할 수 있는 사업을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맞춤형건기식의 판매가를 보면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오메가3 등은 아스피린과 같은 약과 복용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등 부작용이 없지도 않다"면서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을 위한 산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대기업이 건기식 규제 빗장을 풀어 시장을 점유하려는 것으로 보여, 결국 약국은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A약사는 "맞춤형건기식은 무재고 영역이다. 점포에 재고를 다량 확보하지 않고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처음에는 약국에 와서 결제를 하지만, 나중에는 온라인을 통해 결재하고 제품을 받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A약사는 "전체 건기식 시장은 커졌는데 약국을 통한 유통은 비율이 크게 커지지 않았다. 만약 약국 밖에서 대기업이 맞춤형건기식을 활성화하면 몇몇 약국들도 뛰어든다고 나설테지만, 결국 지금 약국이 차지하는 건기식 시장도 죽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A약사는 "현재 상황에서 약국이 대응한다고 하면 약력관리와 맞춤형건기식을 연결해 상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며 "그마저도 어렵다면 결국 대기업과 협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기는 맞지만 기회로 전화위복...약사 전문성 살려야

약국 건기식 시장의 위기를 인정하면서도, 피할 수 없는 시대적흐름이라면 약국만의 대비를 해놔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넘어간데다 건기식 시장의 다변화와 팽창은 세계적 추세라는 것이다.

약국이 이를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약국의 완제품 건기식 시장은 쪼그라들 것이라고 봤다.

경기 B약사는 “지금 이상태로 머물러 있으면 건기식은 약국에서 한약처럼 될 것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과 대기업과 맞설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은 공감한다”면서 “하지만 어차피 가만히 있으면 놓치는 시장이기 때문에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B약사는 “시대적 흐름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넘어갔고, 정부는 국민들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한다면 보건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맞춤형건기식에 대한 만족도가 생기면 결국 수요는 이동한다. 약국이 넋놓고 시장을 놔버리면 종국엔 조제약만 품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건기식의 안전과 보건 등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는 해결을 강구하면 될 문제라고 봤다.

B약사는 “약사가 왜 건기식에 힘을 쏟아야 하냐고 말할 수도 있고, 안전이나 보건상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이는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거라고 판단하다”면서 “약사가 강점을 가진 질환상담과 약력관리 등을 통해 맞춤형건기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 건기식 매장 갖춘 제약사엔 기회...완제품 시장분산 우려

그렇다면 산업계가 바라보는 개인맞춤형 건기식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떨까.

제약사 관계자들은 맞춤형건기식이 이제 막 시험대에 올라간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만족도와 수요 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 시장에 안착해 본 사업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건기식 오프라인 플랫폼을 갖춘 제약사들에겐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반면 완제품 건기식에 투자를 하고 있는 제약사들의 입장에선 시장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제약사 관계자는 "아직은 국민들이 맞춤형건기식을 어색해한다. 게다가 의외로 연하곤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최근엔 한 알에 많은 것을 담는다. 또 알약이 작아지거나 액상이나 젤리 등의 제형개발이 활발하기 때문에 여러 알의 건기식을 한번에 복용한다는 게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정부에서는 고용 창출이나 건기식 시장 성장 등의 이유로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종근당, 유한양행과 같이 건기식 매장을 갖춘 곳들은 맞춤형건기식에 이점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다. 반면 완제품을 메인으로 하는 나머지 많은 제약사들은 시장분산을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맞춤형건기식은 약국 시장에 위협적이기 때문에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약국입장에선 완제품을 하나 파는게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맞춤형건기식은 불가피하게 가져와야 한다”면서 “그렇다면 약사의 상담 능력이나 약력관리를 통한 상담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한미가 JVM을 인수하며 자동조제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처럼 상담의 효율성과 함께 조제의 효율성 역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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