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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바이오벤처는 어떻게 코로나백신 개발 성공했나

  • 김진구
  • 2020-12-19 06:15:24
  • 바이오앤텍·모더나, 첫 상용화 제품이 팬데믹 종식 희망으로
  • 10여년 전부터 mRNA 기술 집중…코로나 초기 이틀 만에 후보물질 발굴
  • 미국·독일 정부 전폭적 지원…동시다발 임상으로 백신개발 1년으로 단축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올 한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사태가 두 백신의 등장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화이자와 코로나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의 바이오앤텍과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는 지금까지 상용화된 제품이 없었다. 임상3상에 진입한 제품도 이번 백신이 처음이다. 제약업계에선 백신개발 전까지 사실상 무명이었다.

그러나 중국 우한에서 전 세계적 감염병이 확산된 지 1년도 안 돼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무명의 두 바이오벤처는 전 세계 백신개발 역사를 새로 썼다.

◆2010년 전후로 mRNA 연구전문 벤처 설립

독일 바이오앤텍은 2008년 터키 출신 이민자 2세 우구르 사힌과 그의 부인인 외즐렘 튀레지 부부가 설립했다.

독일 바이오앤텍 설립자인 우구르 사힌과 외즐렘 튀레지 부부(사진 바이오앤텍 홈페이지)
2년 뒤인 2010년엔 미국에서 모더나가 창립됐다. 레바논 출신 생명공학자인 누바르 아페얀 박사와 MIT 교수인 로버트 랭어 박사가 뜻을 모았다.

두 회사는 창립 초기부터 mRNA(메신저리보핵산)에 집중했다. 당시만 해도 mRNA는 가능성은 뛰어나지만 활용도는 낮은 기술로 평가됐다.

RNA는 우리 몸이 특정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를 담고 있다. RNA가 세포에 유전정보를 전달하면 세포가 단백질을 만든다. 이때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mRNA다. m이란 글자는 전달한다는 의미의 messenger에서 따왔다.

바이러스 단백질을 생성하는 설계도를 mRNA에 주입하는 것이 mRNA 백신의 핵심 기전이다. 이 단백질은 실제 바이러스가 아니라 인체에 무해하다. 그러나 우리 몸은 이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렇게 면역을 획득하면 나중에 진짜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곧바로 공격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mRNA는 코로나뿐 아니라 어떤 질병에 대한 단백질도 만들 수 있다. 개념 자체는 1990년대에 등장했지만, 지금까지 mRNA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은 없다.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mRNA가 만드는 단백질의 양이 적고, 인체에서 너무 빨리 분해된다는 것이었다.

10여년간 연구를 통해 두 가지 한계를 극복했다. 바이오앤텍에 합류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카탈린 카리고 박사는 합성핵산을 변형하는 방식으로 단백질 생산량을 늘렸다. 인체에서 분해되지 않고 오래 유지하는 하는 방법도 최근 찾아냈다. 같은 대학 노버트 파르디 교수는 mRNA를 지방나노입자로 감싸 세포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 지방입자를 유지하려면 매우 낮은 온도가 요구된다. 화이자 백신이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이 영하 20도에서 보관하도록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mRNA가 아닌 지방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다.

◆코로나19 유전자 지도 공개 이틀 만에 후보물질 합성

mRNA 기술의 진보라는 배경이 갖춰진 가운데, 두 회사는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발 빠르게 대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mRNA 백신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백신보다 만들기가 매우 쉽다는 것이다. 기존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 혹은 단백질을 배양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RNA의 경우 화학 합성이 쉽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 특정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만 알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원하는 설계도를 mRNA에 입력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바이오앤텍이 코로나 백신 개발에 뛰어든 것은 펜데믹 선언이 있기 전인 1월 25일로 전해진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앤텍 대표는 중국 연구진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를 공개(1월 10일)한 지 보름 만에 후보물질 10개를 설계했다. 그중 하나가 이번 백신의 토대가 됐다.

모더나도 사정은 비슷하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모더나는 중국에서 코로나 유전자 지도가 공개된 지 이틀 만에 컴퓨터 시뮬레이션 합성을 통해 mRNA백신의 설계도를 만들어냈다.

◆임상 동시진행에 미국·독일정부 전폭 지원까지

바이오앤텍은 후보물질 발굴 이후 화이자와 손을 잡았다. 올해 3월 두 회사는 코로나 백신의 공동개발에 합의했다. 화이자와는 그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2018년 8월 두 회사는 mRNA를 이용한 백신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 단, 당시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닌 암 백신 개발이 주요 목표였다.

대규모 임상시험 과정에선 각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모더나의 경우 사태초기부터 미국정부의 '워프스피드' 작전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았다. 미국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등으로부터 9억5500만 달러(약 1조600억원)를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앤텍 역시 독일정부로부터 4억5500만 달러(약 504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기존 백신과 달리 임상시험이 동시다발로 진행된 점도 주효했다. 두 회사는 임상1상 이후 2·3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효능·안전성 데이터가 나오기 전에 동시다발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런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한 것 또한 사태의 시급성을 감안한 미국·유럽 의약품규제당국이었다.

여기에 코로나가 전 세계에서 대유행하는 통에 3만명 이상의 임상3상 참가자를 매우 빠르게 모집할 수 있었던 것도 백신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바이오앤텍 3.4배·모더나 8.8배…주가 급등

이런 과정을 거쳐 두 회사는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95%에 가까운 예방효과를 지닌 백신을 내놓는 데 성공했다. 화이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각) FDA의 긴급승인을 받았고, 모더나는 18일 긴급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첫 상용화 제품을 내놓으면서 돈방석에 앉게 됐다.

모건스탠리는 화이자·바이오앤텍의 코로나 백신이 두 회사에게 130억 달러(약 14조원) 이상의 매출을 안겨다줄 것으로 예상했다. 모더나의 경우 코로나 백신을 통한 매출이 50억 달러(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의 주가 역시 크게 뛰었다. 바이오앤텍은 나스닥에서 올 초 38.50달러에 그쳤으나, 코로나 백신이 승인된 직후인 12월 10일에 129.54달러로 3.4배 증가했다. 모더나 역시 올초 19.23달러였던 주가가 169.86달러(12월 8일)까지 8.8배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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