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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같은 GMP 위반 사태…너무도 다른 대응

  • 김진구
  • 2021-05-26 06:10:47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벌써 다섯 번째다. 이번 동인당제약을 포함해 제약업계에서 GMP 위반으로 적발된 회사는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종근당 등으로 늘었다.

중소형사와 대형사를 가리지 않고, 전문약과 일반약 모두에서 임의제조가 사실로 드러났다. "일부의 일탈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제약업계 일각의 주장이 무안해졌다.

이젠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위반 업체가 나타나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제약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별자수 기간이라도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농담을 기자에게 건넸다.

위반업체들은 변경허가에 들어가는 시간·비용을 절감하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GMP 위반에 대한 낮은 경각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GMP를 위반해도 약사감시만 피하면 되고, 설령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무겁지 않은 상황이 겹쳐 지금의 사태를 낳은 것이다.

GMP 위반은 한국만의 문제로 보긴 어렵다. 해외에서도 산발적으로 GMP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위반사실이 적발된 이후의 상황은 한국과 조금 다르다.

미국에선 지난 2010년 GSK가 GMP 위반으로 7억5000만 달러(약 8400억원)를 합의금으로 지불한 사건이 있었다. 푸에르토리코에 위치한 GSK의 자회사 SB Pharmco가 제조한 약물에서 불순물이 검출됐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GMP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SB Pharmco에 1000만 달러의 자산 몰수와 1억50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모회사인 GSK는 민사합의에 따라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총 6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GSK의 천문학적 지출은 미국 제약업계에 경각심을 심었다.

일본에선 올해 초 고바야시화공과 니치이코가 불법제조로 잇달아 적발됐다. 고바야시화공의 경우 무좀약에 수면유도제 성분이 섞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약물을 복용한 환자 중 2명이 사망했다. 이어 적발된 니치이코의 경우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재시험 등을 통해 정상품으로 바꾸어 출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바야시화공엔 약 4개월간, 니치이코엔 약 1개월간 업무정지 처분이 떨어졌다. 문제의 품목은 자진회수됐다. 타무라 유이치 니치이코 사장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고개를 숙였다. 본인을 포함한 임원 4명에게 감봉처분을 내렸다. 나아가 자신은 3개월간 보수를 받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적발된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항변한다. 부형제를 조금 덜 넣는 것이나 제조순서를 바꾸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냐는 식이다. 일부 제약사는 심지어 비슷한 사과조차 없다. 마치 이 사태가 조용히 흘러가길 바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미국·일본의 사례와 한국의 사태를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본질은 GMP 위반으로 같다. 적발된 제약사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제약사뿐 아니라 제약업계 전반이 GMP 위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잘 하겠다'는 이도저도 아닌 재발방지 약속으론 부족하다. 반복되는 위반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경각심을 높일만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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