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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약 믿고 계약했는데"...약국 독점권 소송서 무용지물

  • 정흥준
  • 2021-06-01 11:34:28
  • 특정상가 분양계약서에만 특약...다른 점포 계약서엔 명시 안돼
  • 수원지법 "모든 점포가 묵시적 동의했다고 보기 어려워"
  • 박정일 변호사 "특약 아닌 계약서상 명시 확인해야"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상가 분양계약서에 '000호 외에는 약국 임대 분양 불가'라는 특약이 들어있다면 독점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A약사는 약국 독점 특약이 들어간 분양계약서를 믿고 상가임대차 계약을 했지만, 독점권을 쟁점으로 한 소송에서 특약은 무용지물이 됐다.

수원지방법원은 1층 상가 점포주가 제기한 영업행위금지 소송에서 약국 독점권 특약을 인정하지 않고, 3층 약국 개설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4년 A약사는 1층 약국 점포주의 분양계약서에 적힌 독점권 특약만 믿고,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 400만원으로 5년 임대차 계약을 했다.

독점 특약으로 인해 실제 해당 상가의 평당 분양가는 다른 상가와 비교해 약 200~300만원이 높게 책정됐다.

그러나 A약사가 약국을 운영하는 동안 소아청소년과가 입점해있는 건물 3층에는 약국을 개설하려는 시도가 계속 됐다.

이에 A약사는 점포주에게 독점 영업이 보장되도록 조치해달라는 요구를 수차례 했지만, 점포주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결국 A약사는 2019년 임대차 계약 종료를 앞두고 3층 상가로 약국을 옮기게 된다. 그러자 점포주는 약국 독점권을 주장하며 영업행위금지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점포주의 영업행위금지 청구를 기각했다. 분양사가 다른 수분양자들과 체결한 분양계약서를 각각 살펴본 결과, 1층 지정 상가에 약국 독점을 인정하는 명시적·묵시적 동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분양사가 1층 수분양자와 작성한 계약서에만 적힌 특약으로는 모든 점포에 대한 업종제한을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업종제한약정의 효력이 해당 점포 분양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수분양자들에게 미치기 위해선 다른 점포도 업종이 지정돼 업종제한의무에 대한 묵시적 동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또는 업종이 지정되지 않은 점포의 수분양자가 분양 계약 당시 업종제한약정을 동의했다고 볼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특정 상가 분양계약서에 적힌 독점권 특약은 분양사와 분양자 간의 채권적 관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약정 효력에 대한 손해배상 등은 둘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 것이다.

소송을 진행했던 박정일 변호사(정연 법률사무소)는 "독점권을 보장받기 위해선 분양사와의 특약 조항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분양계약서상 업종 제한, 중복업종 금지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소송은 지난달 수원고등법원에서도 1심과 동일한 취지로 판결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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