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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PCSK9 억제제 '레파타', 강력한 LDL-C 수치 감소 경험"

  • 정새임
  • 2021-09-03 12:12:56
  • [인터뷰] 김병극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 레파타, LDL-C 치료 목표 달성에 도움…심혈관사건 예방에 이득
  • 초고위험군 급여 범위 좁아 예외 환자 발생…장기 확장 기대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ASCVD)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망 원인으로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면서 혈액 흐름이 막혀 발생한다. ASCVD를 1회 이상 경험한 환자는 재발 위험도가 높고 재발 시 사망률이 최대 85%에 달하는 등 예후가 좋지 않다.

의미있는 협착이 있거나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 있는 ASCVD 환자 비율은 약 20%이지만, 불안정형 협십증까지 포함하면 전체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중요한 것은 LDL-C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최근에는 PCSK9 억제제의 등장으로 목표 수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데일리팜은 김병극 신촌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만나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치료와 PCSK9 제제 '레파타' 등장의 의미를 조명했다.

김병극 교수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요인이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LDL-C가 가장 중요시되는 이유는?

=LDL-C, 당뇨, 혈압, 체중 등 여러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요인 중 '조절이 가능한' 요인에 따라 중요도가 결정된다. 이 측면에서 LDL-C를 제일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LDL-C는 명백한 치료 목표 값이 있어 모니터링할 수 있는 수치가 정확하다. 환자가 잘 치료하고 있는지 면밀히 추적 관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굉장히 많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임상적 상황에서 LDL-C 조절 시 치료 예후가 개선된다는 점이 입증됐다는 점이다. 즉, LDL-C는 조절 가능한 변수이자 여러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 않고 일관된 혜택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스타틴 기반 요법만으로는 점점 낮아지는 LDL-C 목표 수치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PCSK9 억제제의 등장이 얼마나 도움이 되고있나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PCSK9 억제제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치료제가 아니다. 많은 연구에서 LDL-C 수치가낮으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혜택이 커진다는 일치된 결과를 보였다. 그리고 이 수치를 더 낮출 수 있는 PCSK9 억제제가 새롭게 등장했다.

PCSK9 억제제는 강력한 LDL-C 수치의 감소 변화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LDL-C 변화에 따라 유의한 치료 결과를 일관되게 나타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주요한 치료 옵션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었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은 LDL-C 치료 목표를 어디까지 낮춰야 한다고 보는지?

=지난 2년간 동일한 질문이 이어져오고 있는데, 그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체감되는 부분이 있다. 약 20년 전에는 LDL-C 치료 기준 100mg/dL 미만에 대해서도 한국인에게 너무 낮지 않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는 70mg/dl 목표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한국도 70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수치로 자리잡았다. 현재 해외에서는 55 기준도 제시되고 있다.

사실 연구 결과가 우리나라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들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구체적인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면서 국내 의료진들도 이 변화를 따라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55·70mg/dL이라는 수치가 전혀 낯설지 않다. 제가 진료를 보고 있는 환자의 경우 55mg/dL에 도달하면 매우 안정된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70~80mg/dL에 걸쳐지면 수치를 더 낮춰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약간 불편하다. 그래서 제 환자들은 55mg/dL를 쭉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LDL-C는 무조건 낮을수록 좋다는 뜻인가? LDL-C 수치가 너무 낮으면 인지기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보나

=현재까지는 그렇다. 'The lower, the better' 치료 전략에 힘을 더 불어넣은 연구가 PCSK9 억제제와 관련 연구들이다. 연구 결과 기존의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 PCSK9 억제제를 추가해 LDL-C 수치를 더 낮췄더니 더 좋은 치료 예후를 보였다. 또, PCSK9 억제제로 낮춘 LDL-C 수치는 평균적으로 현재 해외 권고 수준인 55mg/dL 보다 낮게 나타났는데, 이때 큰 문제없이 일관된 치료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LDL-C에 대한 우려는 100, 70mg/dL이라는 목표치가 제시됐을 때부터 계속되어 왔는데, 아직까지 전혀 근거 없는(no evidence) 이야기다. 물론 우려해야 할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LDL-C 수치를 낮췄을 때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심혈관질환 이득이 확률적으로 더 높다고 본다.

-유럽심장학회에서는 단순히 LDL-C 수치를 더 낮게 조절하기를 넘어 '최대한 빠르게' 낮출 것을 강조한다. 이유가 무엇인가? 또 여기서 말하는 LDL-C 치료 적기는 언제인지?

=심근경색을 포함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은 염증 반응이 발생해 LDL-C를 빠르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 내 기름기, LDL 콜레스테롤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요소 중 하나인데, 이 염증 반응이 신속히 조절되지 않으면 결국 터져 혈관이 다시 막힐 수 있다. 화재 진화 과정과 같다. 당장 급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데 이 불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꺼야 하는가 아니면 최대한 빠르게 진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보면 된다. 화재는 당연히 빠르게 진압해 더 큰 위험을 막아야 하는 것처럼, LDL 콜레스테롤도 발병 초기 빨리 정상화해서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을 낮춰야 한다. LDL 콜레스테롤이 떨어지면 여러 제반적인 상황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 LDL-C 강하 치료 노력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최대한 빠르게' LDL-C를 낮추기 위한 치료 적기는 퇴원 후 약 한 달, 4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들은 심혈관 사건 2차 예방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로 발병 초기 합병증도 많고 장기적인 합병증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느긋하게 치료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없다. 따라서 첫 시작부터 강력한 치료제를 사용해야 하고, 이후 치료가 정말 세다고 생각되면 추후 조절한다. 이와 반대로 치료 순서를 적용하지는 않는다.

-레파타는 국내 허가된 지 3년, 급여 적용된 지 약 2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 동안 레파타 처방 경험이 어느정도 쌓이셨을 것 같은데, 래파타가 있기 전과 후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국내 레파타가 도입된 이후로 임상현장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LDL-C 치료 경과에 대한 평가, 환자가 정해진 치료 목표치를 향해 잘 치료되고 있는지에 대한 추적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된 것이다. LDL-C 치료 목표라는 개념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레파타의 등장 이후 치료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과거에는 고강도 스타틴을 처방한 경우 LDL-C 수치 점검을 위한 혈액 검사를 자주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추가로 쓸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PCSK9 억제제를 비롯해 새로운 치료제가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이제 매 치료 평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의 폭이 넓어졌다.

-레파타를 쓰기 적절한 환자군이 있다면? 이들에게 레파타 치료를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지?

=레파타의 가장 초기 연구인 FOURIER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봤을 때, 거의 모든 환자에서 레파타 치료를 통한 심혈관 사건 예방 이득(benefit)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레파타 급여기준에 합당한 환자라면 100% 치료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본다.

레파타 치료를 받다가 중단하면 LDL-C 수치가 치료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확률이 99.99%다. 따라서 환자와의 세밀한 상담을 통해 치료를 끌고 갈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레파타가 급여 되기 전부터 사용해 지금까지 약 6년 간 쓰고 있는데, 그 동안 안전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환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자가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은 어떤가?

=비용적인 부분은 급여가 적용되면서 반응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또 국내에서의 약가는 외국에 비해 낮게 책정되어 있고, 미국에서 해외 약가를 기준으로도 경제성 평가가 거의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환자분들도 재발을 막기 위해서 사용할 의지가 있는 비용 범위 내에 들어간다고 본다.

자가주사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워낙 동양에서 높은 편이기 때문에 약제의 필요성을 더욱 잘 설명해야 환자를 설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주사제라고 하면 적어도 매일 두번씩 맞아야 하는 인슐린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인데, 레파타는 한 달에 두 번만 맞기 때문에 환자들의 생각이 달라진다.

이제는 꽤 많은 환자들이 이 치료제를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또 레파타는 주사 제형으로 인한 문제점도 거의 없다. 옛날 주사기 형태가 아닌 펜 타입으로 한 번에 투약 가능한 원 팩 원 샷(One pack One shot) 치료제로, 환자들도 예상보다 투약에 편리함을 느낀다.

-최근 또 다른 PCSK9 억제제 '알리로쿠맙'이 급여 등재됐다. 옵션이 두 가지가 생긴 것인데, 선택 기준이 있는지?

=장기 안전성 측면에서 현재 레파타가 더 앞서 있다. 레파타는 5.5년간 추적 관찰한 장기 안전성을 보유하고 있고, 이 결과가 발표된 지 약 2년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약 8년 간의 데이터가 쌓였을 것이다.

다만, 두 약제를 일대일로 직접 비교(head-to-head)한 임상 결과가 없기 때문에 두 옵션 중 어떤 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는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한다. 후발 약제가 레파타 이후 더 업데이트 시킨 부분이 있거나 바꿔서 나온 부분이 있지는 않다.

-PCSK9 억제제의 급여 기준을 살펴보면 학회가 정의하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대한 범위보다 더 좁게 설정되어 있다. 이에 대한 견해와 보험 급여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급여 기준에 따른 초고위험군은 최근 1년 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심근경색 과거력 등이 있거나 연령 65세 이상이거나 하는 세부적인 기준이 설정돼 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심근경색을 겪지는 않았지만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 기준만 보면 환자가 심근경색을 겪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 경험이 없다고 아무런 병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나라 보험 기준이 임상연구에 포함된 환자 전체를 다 아우를 수 있는 기준은 절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여기준 범주에 들지 못하는 환자들이 발생한다. 앞으로 LDL-C가 조절되지 않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나 초고위험도를 가진 환자들 일부에게 더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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