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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석학들이 말하는 재발·불응 다발골수종 효과적 치료는

  • [화상 대담]엄현석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퀴 용 교수
  • 첫 재발 환자에 쓰이는 IRd 또는 KRd 요법…질병 상태에 따른 적합한 약제 선택 중요
  • "IRd요법, 고위험군 환자 치료 지속할 수 있는 장점…RWD 데이터도 신뢰 높여"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다발골수종은 지난 10년간 다양한 신약의 등장으로 치료 성적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옵션이 늘어나 환자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는 '맞춤형 치료' 기회가 넓어지면서다.

의료진의 관심은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제를 써야 가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에 쏠려있다.

특히 첫 재발한 환자에서 2세대 프로테아좀 억제제(PI)를 중심으로 한 3제요법이 대세다.

키프롤리스 중심의 KRd 요법(카르필조밉+레블리미드+덱사메타손)과 닌라로 중심의 IRd 요법(익사조밉+레블리미드+덱사메타손)이 양대산맥을 이루면서 약제별 특성과 환자 상태를 고려한 적절한 약제 선택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다케다제약은 영국과 한국 의료진간 화상 대담을 통해 질병의 위험도, 세포유전학적 고위험군 등 환자 특성에 따른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와 관련한 학술간담회를 가졌다.

대담에는 혈액암 분야 권위자인 엄현석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혈액종양내과 교수)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퀴 용(Kwee Yong) 교수가 참여했다.

화상 간담회에서 2명의 석학들이 주고 받은 임상적 최신지견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화상 대담을 진행 중인 엄현석 교수(좌)와 퀴 용 교수(우)
엄현석 교수: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2차 요법으로 IRd와 KRd를 선택하는데 있어 가이드라인은 무엇인가?

퀴용 교수: 2차 치료에서 프로테아좀 억제제와 레날리도마이드 병용요법은 매우 좋은 전략이다. 대부분 환자들이 이 병용요법으로 치료반응에 도달할 것이다.

문제는 IRd와 KRd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다. 본인의 경우 질병의 위험도를 먼저 파악한다. 조기 재발한 것인지, 공격적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병이 공격적이고 조기에 재발했으며, 골수 외 병변이 있고 M단백 수치가 높고, 질병 진행이 빠르다면 KRd를 선택할 것이다. 단, 환자가 젊고 매주 내원할 수 있어야 한다. 굉장히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치료다.

반대로 병세가 공격적이지 않고, 재발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아서 무진행생존기간(PFS)이 최소 18~24개월 이상이라면 IRd를 선택할 것이다. 여러 측면에서 환자에게 상당히 편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경구형이고, 환자가 자주 내원할 필요가 없다. 전반적인 내약성도 더 우수하다. 메스꺼움, 복부 불편감 등 부작용은 용량 감량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KRd의 키프롤리스 부작용은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심장질환 병력이 있거나 신장 손상이 있는 경우다. 치료 전후로 수액을 보충해줘야 한다. 그래서 경험상 KRd는 효과적으로 치료를 진행하기가 더 어렵긴 하다.

엄현석 교수: 그렇다면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고위험군은 KRd로 진행하고, 일반적인 위험도라면 IRd로 진행하는 식으로 구분이 가능하다고 보나?

퀴용 교수: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지는 않다. 유전학적으로 고위험군인 환자에서도 IRd 반응이 매우 좋기 때문이다. 굳이 구분을 두라면 병세의 공격성이나 질병의 진행 속도, 질병의 부담 정도가 더 부합하겠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국제 병기 분류 체계(ISS)'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ISS 3은 M단백 수치가 높고, 골수 내 비정상적인 형질세포 비율이 90%에 이르는 등 상당히 병의 부담이 큰 상태여서 빠른 반응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고위험군이라 해도 IRd와 KRd 모두 치료 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엄현석 교수: 골수 외 병변이 진행된 다발골수종에서 IRd 사용은 어떻게 보나?

퀴용 교수:골수 외 병변이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가 매우 어렵다. 경험으론 반응이 나타나더라도 그리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본인은 프로테아좀 억제제와 면역조절항암제인 이미드(IMiD) 기반의 병합치료를 선택할 것이다. 골수 외 병변이 진행된 경우에도 IRd 치료로 반응이 매우 좋았던 사례들이 있었다.

병을 빨리 컨트롤할 필요를 느끼면서 종양 크기를 줄이기 위해 DT-PACE나 DCEP 같은 고전적인 항암화학요법들도 사용한다. 이후 환자가 회복하면 IRd 치료를 사용한다. 경구형이라 환자가 자주 내원할 필요가 없어서다. IRd로도 병을 관리할 수 있다.

엄현석 교수: 비슷한 경험이 있다. 골수 외 병변이 진행된 경우였는데, IRd 치료로 반응이 나타났다. 하지만 하나의 치료법을 콕 집어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세포유전학적으로도 고위험군을 구분할 수 있다. 교수님은 조기 재발의 경우 고위험군 특성이 있을 수 있으며, 사례를 발표하면서 반응이 느리게 나타나면 반응 지속기간은 길어진다고 했다. 반응 시간이나 재발 시점에 대해 추가적으로 해줄 말이 있나?

퀴용 교수: 좋은 질문이다. 먼저 질병의 고위험성 유형은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일부 고위험성 요인은 질병 진행 속도를 높이고 반응도 빠르게 나타난다. 그만큼 재발도 빠르다. 다른 요인의 경우 반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일부 17번 염색체 결손인 환자들은 단일대립유전자적 영향으로 생각되는데 반응은 느리게 나타나지만 유지가 지속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치료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치료가 중단되면 효과가 없다. 1번 염색체 획득이나 17번 염색체 결손과 같이 일부 고위험군 환자 경우에도 반응까지 시간이 꽤 걸리지만, 치료를 계속 진행하면 유지가 잘 된다.

엄현석 교수: 해당 고위험군 환자들의 경우엔 치료를 계속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퀴용 교수: 그렇다. 그래서 IRd의 장점이 바로 프로테아좀 억제제 치료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VRd나 KRd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일정 기간 사용 후 중단해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만 남게 된다. 그러나 IRd 치료에선 프로테아좀 억제제와 이미드 병용요법을 지속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위험군 환자의 질병 컨트롤이 가능하다.

엄현석 교수: 또 다른 부분은 임상에 대한 것이다. 2차 치료와 관련된 중요한 임상시험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리얼월드 데이터와는 조금 달라서 이들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있어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퀴용 교수: 그렇다. 말씀하신 대로 여러 임상이 존재하고 이전 치료 차수도 1~3회로 다양하다. 다만 대규모 임상이 대부분 레날리도마이드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전 시행됐다. 레날리도마이드에 노출된 환자 비율이 적었고, 이들이 레날리도마이드에 불응성을 보인 경우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들 임상이 요즘엔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특히 환자가 이미 레날리도마이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엔 더욱 그렇다.

임상시험들이 다라투무맙-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KRd, IRd 등의 레날리도마이드 3제요법에 대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메타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최저효과(marginal benefit)는 대동소이하다. 메타분석의 숲그림(forest plot)을 보면 Rd로 인한 효과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들 임상에는 우리가 매일 진료실에서 만나는 비분비성 환자나 퍼포먼스 데이터가 좋지 않은 환자, 신기능 장애 환자, 혈소판 수치가 낮은 환자들이 많이 배제되어 있다.

다행히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리얼월드데이터(RWD)가 쌓이고 있다. 특히 IRd에 대해서는 RWD가 상당히 많다. 이걸 보면 IRd가 상당히 대중적인 치료제가 되리라 본다. 비교, 후향적 분석 연구도 다수 있는데, 미국에서 IRd, KRd, VRd를 비교 분석한 흥미로운 자료가 있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세 치료 법의 PFS가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고령이고 쇠약한 환자에서는 IRd가 선호할 만하며, 특히 KRd와 비교해 PFS가 더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치료 유지 기간도 더 길었다.

엄현석 교수: 리얼월드에서는 내약성이나 치료 지속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 환자들에겐 치료 중단이 가장 좋지 않은데 우수한 내약성이 IRd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퀴용 교수: 한국도 코로나19로 인해 치료 환경에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영국은 올해 초까지 조혈모세포 이식 프로그램을 줄여야 했다. 병원이 코로나 환자들로 꽉 찼기 때문이다. 환자 내원 빈도도 줄이고자 보르테조밉 중심 치료에서 Rd 치료로 변경했다.

엄현석 교수: 가급적 경구제로 처방하려고 했다. 환자들이 내원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해서다. 경구제를 처방하다 보니 환자들이 한달이나 두달에 한번씩 내원하는데 치료제 복용해서 환자 실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퀴용 교수: 우리는 다발골수종 전담 간호사를 두고 있어 이들이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다. 오늘 월요일인데 치료제를 복용했는지 묻는 식이다. 환자가 수백명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긴 하다. 종종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일주일 간격으로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는 환자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제 날짜에, 제 시간에, 정확한 용량을 복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교육하고 상담을 진행한다.

엄현석 교수: 마지막으로 한국의 다발골수종 의료진과 환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퀴용 교수: 의료진과 환자가 하나의 팀처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통의 목표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부작용이나 용량 조절, 정보 부족 등 어떤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고 더욱 노력을 기울인다. 가장 중요한 건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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