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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불순물 로사르탄 얼마나 많길래"...제약업계 '폭풍전야'

  • 천승현
  • 2021-12-01 06:20:41
  • 식약처, 제약사들에 불순물 비용 책임 확약서 제출 주문
  • 시장 점유율·정상제품 공급 계획 등도 제출 요구
  • 제약사들 "대규모 로사르탄 회수시 손실 확대" 우려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업계가 불순물 로사르탄의 회수를 앞두고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로사르탄의 시장 점유율과 공급 재개 계획 제출을 요구하자 예상보다 회수량이 많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로사르탄의 대규모 회수가 현실화하면 라니티딘 판매 중단 때와 같은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제약사들에 불순물 로사르탄 회수가 발생했을 때 재처방·재조제, 교환 등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납부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순물 로사르탄 회수 조치를 앞두고 제약사들의 비용 부담 책임을 사전에 약속받겠다는 의도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지난달 24일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실무진들과 만나 불순물 로사르탄의 회수와 교환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불순물 로사르탄 후속조치가 임박해지자 회수와 교환 등을 대비해 사전 준비체계를 갖추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제약사들에 로사르탄제제의 시장 점유율과 향후 정상제품 공급일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제출하라고 긴급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으로 불순물 로사르탄제제의 회수가 시작됐을 때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동향을 점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9월 제약사들에 로사르탄 원료와 완제의약품의 시중 유통 가능한 유효기간내 모든 제조번호에 대해 로사르탄 AZBT 시험검사 결과를 11월30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자료 제출 마감을 앞두고 후속조치를 대비한 사전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제약업계에서 “불순물 로사르탄제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회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정 시기 이전에 생산된 로사르탄제제에 대해 전면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소문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번주내로 로사르탄제제의 대규모 회수가 발표될 것으로 예측하는 견해가 많다.

제약사들은 로사르탄제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회수가 이뤄질 경우 처방약 시장이 크게 혼란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로사르탄 함유 의약품의 외래 처방금액은 총 320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2616억원에서 5년새 22.6% 증가하며 사용량이 점차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로사르탄 단일제를 판매 중인 업체만 103곳에 이를 정도로 대다수 제약사들이 로사르탄제제를 취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복합제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로사르탄 단일제의 작년 처방액은 2015년 954억원에서 지난해 1090억원으로 5년 동안 14.4%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로사르탄 복합제는 1663억원에서 2118억원으로 27.4% 증가했다. 지난해 로사르탄제제 시장에서 복합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달했다.

식약처가 불순물 문제가 확인된 제조번호에 한해 회수하겠다는 원칙이다. 지난 9월 식약처는 ‘불순물 발생에 따른 의약품 회수시 조치방안’을 통해 불순물 검출 의약품이 발생하면 기준을 초과한 제조번호에 한해 회수와 함께 판매중지·사용제한 조치가 내려진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동일 제품이라도 기준 이내 제품은 제조와 판매 등을 허용한다.

지난 9월 식약처는 로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 3개 성분의 73개 품목 183개 제조번호의 회수를 발표했는데 품목당 회수 대상이 2.5개 제조번호에 불과하면서 시장에서의 혼선은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로사르탄의 불순물 문제가 라니티딘과 같이 물질 자체의 위험성으로 결론날 경우 대규모 회수에 따른 제약사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동안 진행된 불순물 의약품 후속조치 중 라니티딘이 가장 파장이 컸다. 2019년 식약처가 라니티딘제제에 대해 전 제품의 판매 중지를 결정 조치를 결정했다. 연간 1700억원 규모 의약품의 퇴출로 제약사들은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고 유사 제품 확보를 위한 치열한 영업전이 펼쳐졌다.

이미 제약업계 현장에선 상당수 로사르탄제제의 생산·공급이 중단되면서 불순물 공포가 커지는 분위기다. 제약사들이 자료 제출 마감시한을 앞두고 자체 시험검사 결과 다량의 제품에서 AZBT 초과 검출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탁사들은 AZBT 시험결과를 공유하면서 위탁사들에 공급 중단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제약업계에서 불순물 로사르탄 긴장감이 높아지자 식약처는 지난달 16일 제약사들에 로사르탄 AZBT 점검 진행현황을 17일까지 제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수탁사로부터 로사르탄제제의 불순물 초과 검출로 공급 중단 통보를 받았다. 현재로선 문제 없는 제품을 파악할 수 없어 시장 상황을 방관해야 하는 처지다”라고 토로했다. 이미 일부 제약사들은 로사르탄 시장에서 철수하고 동일한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의 다른 약물 시장을 두드리는 전략을 구사하는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제출한 점검 결과를 취합한 이후 후속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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