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경구용 코로나약, 원활 수급책 세워야
- 정새임
- 2021-12-20 06: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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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준비 대열에 합류했다. 몰누피라비르 승인 심사를 개시한데 이어 MSD, 화이자와 31만2000명분(MSD 24만2000명 분, 화이자 7만명 분)의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구매를 위해 예산도 대폭 늘렸다. 당초 정부가 경구용 치료제를 위해 배정한 예산은 362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추가 구매 예비비로 1920억원을 의결했다. 총 2282억원을 경구용 치료제에 투입하는 것이다.
총 구매 물량으로만 보면 충분한 물량의 경구용 치료제를 확보한 것 같다. 하지만 두 치료제의 장단점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과연 현명한 구매였는지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정부는 일단 입원하지 않은 확진자 중 중증으로 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경구용 약을 처방해 물량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12월 19일 기준으로 주간일평균 코로나19 확진 현황을 볼때 현재 우리나라는 매일 평균 6834명 환자가 발생하며 평균 755명이 입원한다. 입원하지 않은 일평균 6079명 중 60세 이상 고령자, 비만, 당뇨병, 심장 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던 환자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구매한 몰누피라비르는 이론적으론 모든 코로나 변이에 효과적이어야 하지만 이번 임상에서는 의문을 남겼다. 5~8월 확진된 환자 그룹의 중간 분석에서는 입원 및 사망 위험을 위약 대비 절반 가량 낮췄지만, 8~10월 확진된 환자 그룹에서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 효능이 30%로 하향됐다. 델타 변이가 우세했던 후반기에서 효능이 낮아짐에 따라 몰누피라비르가 델타 변이에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의미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또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RNA에 삽입되는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로 장기 안전성 우려가 제기돼 대상 환자군을 설정하기 위한 허가당국의 고민이 깊다. 결국 몰누피라비르의 투여 환자군은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임상 분석 결과 고위험군 환자에서 89% 효능이라는 우수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들로 보면 팍스로비드가 보다 넓은 환자군에서 쓰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화이자는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낮은 비입원 환자(EPIC-SR)와 밀접접촉자의 예방 치료용(EPIC-PEP) 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 화이자 발표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고령층이 아닌 건강한 성인이나 위험인자가 있지만 백신을 접종한 사람 등 표준위험군에서는 위중증 확률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
위의 전망대로라면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은 생각만큼 많이 쓰이지 않는 반면 팍스로비드 7만명 분은 턱없이 부족한 양이 될 수 있다. 또 예상보다 낮은 몰누피라비르의 효과에 팍스로비드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실제 화이자는 지난 8월 코로나19 백신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31만명 분의 선구매에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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