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처방→송파 조제...약 기다리다 끝나버린 재택치료
- 정흥준
- 2022-03-14 16: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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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재택치료 체험기...격리 끝날 때까지 처방약 못 받아
- 플랫폼업체, 진료-약값 전액 지원 공세...불티나는 진료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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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가정의학과 의사는 서울 송파구 재택환자에게 기저질환과 소화불량 여부를 확인했다.
유선 진료는 3분 남짓. 처방전은 송파구 모 약국으로 전송됐다. 비대면 진료앱 활용은 간단하고 손쉬웠지만, 진료 예약을 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7일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온 후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병의원에서 PCR의뢰서를 받아온 중년 남성, 나란히 줄을 선 고령의 부부까지 족히 100여명이 줄지어 섰다.
다음날 오전 9시경 문자로 PCR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재택환자에겐 격리 첫 날 총 4차례에 걸쳐 문자가 발송된다.
첫 번째는 격리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고 동거인 권고사항을 지켜달라는 내용. 두 번째는 역학조사 URL을 통해 스스로 조사서를 작성해 제출하라는 문자였다. 두 문자는 오전 9~10시에 도착했다.
제일 중요한 진료 안내 문자는 서울시와 송파구로부터 각각 오후 4시와 7시에 받을 수 있었다. 동네 병의원에서 전화 상담과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동일한 안내였다. 당일 약이 필요하거나, 증상 발현 5일 이내 복용해야 하는 경구 치료제를 생각하면 늦은 감이 있었다.
기자는 안내 문자를 받기 전 이미 비대면진료 앱을 이용했다. 재택환자가 급증하자 비대면 진료앱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었다. 진료예약은 대기인원 초과로 쉽지 않았고, 다른 플랫폼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플랫폼업체엔 코로나 위기가 곧 기회였다.
결국 격리 첫 날 늦은 오후가 돼서야 진료앱을 이용했다. 용인의 한 가정의학과 의사에게 유선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기자가 직접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처방전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서방정, 진해거담제, 슈도에페드린, 스트렙토키나제, 항생제 등 여섯 가지 약이 5일 치 처방돼 있었다.
곧이어 송파 모 약국으로 처방전이 전송됐다는 알림이 왔다. 공교롭게도 다음날은 대통령 선거일이었고 약을 받을 순 없었다. 하지만 선거 이튿날에도 약은 오지 않았다. 플랫폼업체에 언제쯤 약을 받을 수 있냐고 문의를 남겼고, “재택환자 증가로 약 재고가 부족해 다소 지연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며칠째 인후통과 몸살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지만 마냥 약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금요일 저녁 11시가 돼서야 조제 취소 알림이 왔고, 약국 내원으로 수령 방법이 변경됐다는 안내를 업체로부터 받았다. 격리 4일째 밤이었다.
주말에 갑작스럽게 약을 수령해줄 대리인을 구해야 했고, 결국 격리가 해제될 때까지 처방약은 복용하지 못했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마침 비대면진료 앱 이용 환자에게 다른 약이 오배송됐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마찬가지로 생길 수 있는 일이었다. 시기적절하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 잘못 배송된 약을 복용하거나 심지어 불법약이 유통되는 문제를 관리할 만한 장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병원, 약국과 환자 간 연결고리를 온라인상으로 확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느슨해지는 환자 관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걸 체감했다. 기자는 왜 끝내 약을 먹을 수 없었을까.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약국과 병원이 버젓이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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