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더 생산해야 하나"...고심 깊은 제약사들
- 천승현
- 2022-03-16 06: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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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업체들 "공장 풀가동 중...추가 생산 여력 없어"
- 식약처, 제약사들에 생산 확대 독려..."매주 생산 계획 보고" 주문
- 현재 감기약 없는 업체"신규 투자해도 코로나 이후 재고 처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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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감기약, 진해거담제 등 코로나19 증상 완화 치료제의 생산 확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제약사들에 생산 확대를 독려하고 재고량 현황 보고 의무화를 지시했다. 하지만 이미 감기약 등을 많이 판매하는 업체들은 공장을 풀가동해도 추가 생산 여력이 없다는 반응이다. 현재 관련 의약품을 생산하지 않는 업체들은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릴 수 없을 뿐더러 추후 코로나19가 진정되면 판매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처리가 고민거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1일 제약사들에 코로나19 증상 완화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업무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감기약이나 진해거담제 같은 코로나19 증상 완화 의약품의 보유 현황 보고를 의무화하고 생산 확대를 독려하는 내용이다.

식약처는 제약사들에 코로나19 증상 완화 의약품의 생산 증대도 요청했다. 식약처는 품목허가는 있지만 생산을 중단한 제품에 대해서도 생산 재개를 검토하도록 요청했다. 제약사들이 생산 재개를 위해 변경 허가신청 접수 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식약처가 지목한 코로나19 증상 완화 의약품은 179개 업체 1655개 품목이다. 이중 일반의약품은 1270개, 전문의약품은 385개 품목이다. 복합 성분 감기약부터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록소프로펜, 에르도스테인 등 해열소염진통제나 진해거담제 등이 대거 포함됐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일 감기약 등을 많이 생산하는 업체 5~6곳의 실무자들과 만나 생산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제약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식약처의 코로나19 증상 완화 의약품 생산 증대 요청의 실효성에 물음표를 제기한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현재 감기약 시럽제 수요가 쏟아지면서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는데도 주문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라면서 “추가로 더 생산하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식약처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청도 제약사들에 감기약 생산 확대를 직간접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이미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은 상태에서 생산량 증대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지난해 독감이나 감기 환자 급감으로 관련 치료제 수요가 감소해 올해 생산 계획을 예년보다 낮게 설정한 상황에서 주문량 급증으로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제약사들의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관리 강화로 독감이나 감기와 같은 감염병 환자가 급감하면서 해당 의약품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거담제의 외래 처방금액은 1278억원으로 전년보다 29.8% 하락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822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40.8%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진해제의 처방실적은 551억원으로 전년보다 28.1% 감소했다. 2019년 1183억원에서 53.5% 축소됐다. 진해제 단일제와 복합제 모두 작년 처방액이 2년 전보다 각각 57.1%, 50.5% 떨어졌다.
수입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연간 본사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추가 주문을 요청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 다국적제약사의 인후염치료제는 최근 2주 간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코로나19 증상 완화 치료제를 취급하지 않는 업체들도 생산 재개는 어려운 선택이라는 반응을 내놓는다.
이미 연간 공장 가동 계획을 설정한 상황에서 다른 의약품의 생산 계획을 변경하면서 감기약 등을 새롭게 생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이유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기존에 감기약 등을 취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료 확보부터 허가 변경, 생산준비 등까지 1,2달이 소요되는데 얼마나 많이 팔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생산을 계획하기는 어려운 결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유명 제품을 중심으로 지명 구매가 이뤄지고 있어 신제품을 내놓더라도 단기간에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도 팽배하다.
현재 감기약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추가 생산이 어려운 실정이어서 위탁 방식의 생산 재개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식약처의 매주 생산량 현황 보고 지시에 "생산 계획이 없다"는 답을 내놓기도 부담이 큰 실정이다.
향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경우 치료제 시장이 예년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약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마스크 품귀 현상 때 너도나도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손실을 입은 업체가 많다"라면서 "현재 수요가 급증한다는 이유로 신규 투자를 통해 감기약 등을 새롭게 만들 경우 향후 재고 축적에 따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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