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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랜스에 도전 버제니오 "검증된 데이터로 승부수"

  • [인터뷰] 김지희 차장(한국릴리 버제니오 마케팅)
  • CDK4/6 두번째 약제…남다른 데이터로 입랜스 추격
  • 폐경 여부 무관·예후 좋지 않은 환자에게도 일관된 효과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가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DK4/6 억제제 후발주자이지만 개발사인 릴리는 앞선 치료제와는 다르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실제 버제니오는 강력한 데이터를 무기로 전이성 유방암에서 조기 유방암까지 CDK4/6 억제제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CDK4/6 억제제는 세포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다. 전체 유방암 환자 60%에 달하는 호르몬수용체(HR)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음성인 전이성·진행성 유방암을 타깃으로 한다. 이 시장의 포문을 연 약제는 화이자의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다. 2016년 8월 등장한 뒤 명실상부한 유방암 치료제로 자리하고 있다.

2019년 5월 허가 받은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로서는 부담스러운 경쟁이다. 입랜스가 3년간 독주하며 쌓아 온 공고한 위치를 허물기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 같은 CDK4/6 억제제 아니냐"는 오해도 많았다. 여기에 세 번째 CDK4/6 억제제 '키스칼리(리보시클립)'까지 나오면서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릴리는 버제니오에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김지희 한국릴리 버제니오 마케팅 차장은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버제니오는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성 있는 효과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환자에서도 전체생존기간(OS) 연장 효과를 입증했다"며 "다른 두 약제와 분자구조가 약간 달라 효능, 부작용, 복용 주기에 차이를 보인다. 버제니오는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를 치료할 때 더 손이 가는 약제"라고 강조했다.

실제 버제니오의 허가 임상인 MONARCH-2 연구 결과, 버제니오+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46.7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군 37.3개월 대비 유의하게 길었다. 1차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 역시 16.4개월 대 9.3개월로 유의하게 연장했다. 하위분석에서도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유방암 환자 중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간 전이 환자, 높은 종양 등급의 환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음성 환자, 뼈 이외 전이 환자군에서도 일관된 연장 효과를 보였다.

임상 현장에서도 이 같은 데이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버제니오는 지난 2020년 6월 급여 등재 후 매출(아이큐비아 기준)이 급상승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112억원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 대비 136% 오른 수치다. 아직 입랜스 매출 656억원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순조로운 출발이라는 평가다.

여기엔 버제니오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의 숨은 노력이 자리한다. 김 차장은 "후발주자인 버제니오를 잘 모르는 의료진이 많았고, CDK4/6 억제제는 다 같은 약이라 여겨 처방 패턴을 바꾸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심포지엄, 제품설명회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다"며 "설명회를 들은 의료진 중 적합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을 고려해보겠다는 피드백을 주고 실제로 처방해 준 사례들도 있었다. 버제니오의 가치를 전달하고 환자가 이 약제로 치료를 받았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CDK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휴약기가 없다는 점도 버제니오만의 특징이다. CDK4/6 억제제는 길게는 2년까지 복용하는 경우가 있어 초반 부작용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복용 초기 주기적인 독성 모니터링도 필수다. 다른 약제들은 3주 복용 후 1주 휴약기를 두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약제를 잠시 중단하게 되면 휴약기간이 늘어나 독성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반면 매일 먹는 버제니오는 관리가 훨씬 단순하다. 부작용이 생기면 잠시 복용을 중단한 뒤 필요에 따라 용량을 변경하거나 유지해 재개하면 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주로 나타나는 설사 부작용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정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차장은 "버제니오의 활약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버제니오가 적합한 환자군을 의료진에 전달하고, 처방 경험을 쌓으며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4회의 국내 심포지엄과 글로벌 웨비나 심포지엄을 계획 중이다. 국내 심포지엄에선 그간 의료진이 궁금해했던 버제니오의 실제 사용 사례를 공유한다. 글로벌 심포지엄에서는 유럽·미국 등 해외 연구자로부터 버제니오 처방 사례, 최신 치료 등 의견을 듣고 실시간으로 질문과 답변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다.

김 차장은 "올해는 버제니오팀이 의료진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활발히 활동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의료진이 실제 버제니오의 효과를 느끼게 된다면 시간이 걸려도 시장 점유율이 점차 늘어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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