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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참여의사들 "전화소통 한계, 정보도 부재"

  • 강혜경
  • 2022-07-18 12:03:02
  • "대면 진료보다 소통 어려움…신속한 약물 전달 위해 특화된 배송체계 필요"
  • 약국과 관련해서는 "약 없어 대체 약 다시 처방 등 애 먹어"
  • "환자들, 2차 병원 재택치료 보다 만족...의사 야간 당직은 손 봐야"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일일 확진자 수가 60여만명까지 치솟았던 3월에는 다시 인턴, 레지던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은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쉴 새 없이 전화를 돌려야 했고 잘 시간도 모자랐습니다. 응급이나 대면 진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더욱 긴장하고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으며, 그때마다 격리 상태로 질병과 싸워야 하는 환자들이 느낄 막막함과 두려움을 떠올렸습니다."

동네의원이 소수의 환자를 밀착 관리하는 방식으로, 올해 1월부터 반 년 간 운영돼 온 서울형 의원급 재택치료에 대한 활동보고서에 의사들이 경험하고 느낀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과 한계, 보완점 등이 생생히 담겼다.

서울시의사회가 최근 발간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활동보고서(백서)'를 토대로 의사들이 느낀 비대면 진료 소회를 들어봤다.

◆"환자 정보 한없이 비약하고 대면 진료보다 훨씬 어려워"= 서울형 참여에 있어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24.1%가 '환자들과 통화가 안되거나 소통이 안되는 부분'을 꼽았다.

이세라 서울시 재택치료 지원센터장은 "전화로 통화를 해도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특히 연세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더욱 그랬으며,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 잘못된 판단으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어 비대면 진료의 한계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동우 각구회장협의회장은 "환자 진료에 제한된 정보를 갖고 임하니 대면 진료보다 훨씬 어려움이 있었다. 필요 시 화상 통화를 해도 해상도 문제로 대면 진료보다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조금주 조은가정의학과 의사도 "환자에 대한 정보가 한없이 빈약하다. 기저질환 유무와 팍스로비드 처방을 위해 복용 중인 약 성분을 확인해야 하는데 대부분 복용 중인 약 이름을 몰랐다"고 지적했다.

박영은 우리정형외과 의사는 "진료가 전화로만 이뤄지는 환경에서 통화 상대방이 실제로 환자 본인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이었고, 환자가 실제로 재택 중인지 확인할 수 있는 수단도 제한됐고 타인에 의한 대리처방 가능성에도 노출돼 있다 보니 이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공신력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동호 중랑구의사회장도 "재택치료 핵심 요소는 신속한 주치의 배정이다. 환자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주치의가 아니라면 격리 기간 동안 발생하는 위급한 순간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치의로서 역할이 중요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정책이 유연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이어 "의원급 재택치료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약물 치료"라며 "신속하게 필요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지역 별로 특화된 약물 배송 체계가 꼭 필요하며, 처방약을 대리 수령해 줄 동거인이 없는 독거노인과 1인 가정을 위해서라도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재택에서 비대면 진료 가능"…당직 등 규제 개선 요구도= 환자와의 소통 다음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당직과 관련된 규제 개선으로 22.4%를 차지했다.

한동우 각구회장협의회장은 "우리나라는 IT강국이고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재택치료환자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어 충분히 야간에 환자와 전화하면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음에도, 왜 의사만 병원에서 대기하라고 하는지 답답했다"고 말했다.

안영진 랩이비인후과 의사는 "주간의 환자 관리 및 모니터링이야 1차 의료기관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니 문제가 없었으나, 야간 당직 및 응급 상황 응대는 유휴 인력 없이 주 6일 근무하는 1차 의료기관 입장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됐다"고 지적했다.

장성광 강북구의사회장은 "수시로 급변하는 행정과 지침들, 사업 초기 구청과 보건소의 비협조, 재택치료를 위한 심야약국의 부재로 약국 영업시간 이내에 환자들의 처방전 발급을 완료해야 하는 것 등 업무상 어려움이 재택치료를 힘들게 했던 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정호 신한연세내과 의사는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정부에서도 급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직접 지침을 접하고 실행하면서 일반 진료도 병행해야 하는 일선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정부가 설 익은 정책을 섣불리 발표해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책이 마련돼야 또 다른 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세라 서울시 재택치료 지원센터장도 "행정기관에서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너무 많은 기준을 요구한 부분이 어려움으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성분명 아닌 '상품명 처방'이다 보니 발생하는 어려움도= 약국과 업무 공조에 있어 어려움도 기록됐다. 이태인 관악구의사회장은 "관악구 여기저기에 있는 환자들에게 가까이 있는 약국을 물어 물어 처방전을 보내면 '이 약이 없다, 저 약이 없다'하고, '이렇게 대체 약을 다시 써서 처방전을 보내 달라'고 하기 일쑤였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은 "약 처방 한 번에 직원 한 명이 1시간 이상을 허비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의사 모니터링에 환자 만족도 높아= 의사들은 간호사가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환자를 의사가 돌보는 2차 병원 재택치료에 비해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의 환자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한동구 각구회장협의회장은 "의원급 재택치료는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전화해 돌보기 때문에 환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평가했으며, 채우석 서대문구의사회장도 "원장이 아침 저녁 회진하듯 모니터링하고 환자의 치료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 결과 먼저 시작한 2차 병원에 비해 환자 만족도의 현저한 향상을 이뤄내게 됐다"고 말했다.

박영은 우리정형외과 의사는 "대면 없이 환자의 구두 진술에만 의존해 처방을 해야 했으므로 대면진료 보다 더 꼼꼼한 상담 문진표와 체크리스트를 사전 구비하게 됐고, 처방약 직접 수령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는 퀵 배송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패러다임에 구애 받지 않는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실천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풀이했다.

정명관 정가정의원 의사는 "경증 환자를 관리하고, 병원으로 유입되는 중증환자를 줄이고 선별함으로써 병원이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보건소와 약국 등 유관기관 등과 온전히 환자를 중심에 두고 협력하는 모델을 경험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참여한 의사들은 재택치료 서울형의 의의에 대해 ▲코로나19 극복을 통한 국민건강에 기여 ▲향후 또 다른 감염병 상황에서 동네 의원 역할 체계 구축 ▲동네 의원의 신속항원검사와 전화상담·처방 및 대면진료까지의 원스톱 시스템에 기여 ▲서울시의사회 위상 제고 ▲구의사회와 서울시의사회의 존재 의미 부각 ▲서울형 참여 회원 간 동료애 향상 ▲보건소와 협업을 통한 관에 대한 인식 개선 ▲정부 및 자지체와 서울형 기획·추진에 서울시의사회의 주도적인 역할 ▲지역사회 돌봄사업과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참여 역량과 의지 향상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도움이 됐다는 의사로서의 자부심을 느꼈다고 해석했다.

다만 ▲의사의 재택근무 가능 등 당직과 관련된 규제 개선 ▲모니터링과 청구 등에 있어 행정업무 간소화 ▲적정한 수가 보상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 협조 필요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재택치료 제도 및 지침 ▲일차의료기관에 환자 우선 배정 ▲일선 현장에서의 민원과 제안이 반영될 수 있는 정부와 소통 창구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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