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언트, 유증 신고서 뜯어고쳤다…임상 성공률 9% 첫 공개
- 차지현 기자
- 2026-10-01 06: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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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정정요구 12일 만 신고서 재제출…임상 성공확률·관리종목 위험 구체화
- 최대주주 동구바이오, 배정물량 절반 61억원 청약…당초 30% 참여 검토서 확대
- 1016억 전액 조달 땐 법차손 비율 42%…관리종목 위험도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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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신약개발기업 큐리언트가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를 받고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대폭 보완했다. 핵심 파이프라인 Q901의 최종 품목허가까지 누적 성공확률 9%를 처음 제시하고, 관리종목 지정 위험을 구체화한 데 이어 최대주주 동구바이오제약의 청약 계획도 당초 검토했던 배정물량의 30%에서 50%로 확대했다.
최근 당국이 유상증자 심사 과정에서 증자 경위와 자금사용 목적, 투자위험 등에 대한 충실한 설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임상 성공확률 9% 첫 제시…대주주 참여도 50%로 확대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큐리언트는 지난달 29일 101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17일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은 지 7영업일 만이다.
앞서 큐리언트는 지난달 4일 보통주 71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 바 있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1만4310원으로 총 1016억원을 조달하는 것이 골자다. 당시 회사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개발이 본격화하면서 향후 연구개발(R&D)과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큐리언트는 이번 정정을 통해 사업·회사·기타위험과 인수인 의견, 자금사용 목적 등 신고서 전반에 걸쳐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추가했다.
먼저 임상개발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정보를 대폭 보강했다. 큐리언트는 주요 파이프라인별 현재 개발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확률과 최종 품목허가까지의 누적 성공확률을 새롭게 제시했다. 기존 신고서에는 파이프라인별 임상 진행 현황과 개발계획만 담겼지만 정정 과정에서 실제 개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를 추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항암제 후보물질 'Q901'의 경우 임상 2상에서 3상으로 진입할 성공확률을 23%, 임상 3상 성공확률을 43%, 허가신청(NDA/BLA) 이후 승인 확률을 93%로 제시했다. 이를 모두 반영한 최종 품목허가까지의 누적 성공확률은 9%로 명시했다. 미국 바이오산업협회(BIO) 등이 발표한 임상개발 성공률 자료를 토대로 적응증과 개발단계를 반영해 산출했으며 현재 Q901과 동일한 임상 2상 단계 후보물질 100개를 기준으로 보면 최종 허가까지 9개만 성공한다는 의미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장성과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한 설명도 손질했다. 회사는 Q901의 호르몬수용체 양성·HER2 음성(HR+/HER2-) 유방암 대상 시장 규모를 기존 43억8000만~350억4000만달러에서 29억7000만~237억4000만달러로 낮춰 잡았다. 단순 경쟁약 매출을 기준으로 삼던 방식에서 실제 환자 수와 치료비 등을 함께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출 근거를 구체화했다. 기술이전 지연·실패로 연구개발비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위험요인으로 추가했다.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과 관련한 위험도 새롭게 담았다. 큐리언트의 올해 상반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211억원으로 자기자본의 97%에 달한다. 하반기 실제 집행계획을 반영할 경우 연간 법차손이 425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추산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에서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어 손실이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 지정 위험이 있는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1016억원을 전액 조달하면 자기자본이 늘면서 법차손 비율은 4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하반기 손실이 예상보다 확대돼 연간 법차손이 482억원을 넘으면 증자를 계획대로 마쳐도 비율이 50%를 웃돌게 된다. 회사는 이 경우 2년 연속 법차손 비율 50%를 초과해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제시했다.
최대주주 동구바이오제약의 유상증자 참여 계획을 구체화한 점도 눈에 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85만2444주를 배정받을 예정으로 이 가운데 50%인 42만6222주를 청약할 계획이다. 예정 발행가 기준 61억원 규모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당초 배정물량의 30% 수준에 참여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했으나 지분 희석과 경영 안정성 등을 고려해 참여율을 50%까지 높였다.
큐리언트 측은 "동구바이오제약의 자체 유동성 상황과 단기차입금 만기, GMP 관련 소송 대응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고려해 당초 배정물량의 30% 수준 참여를 우선 검토했으나,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과 경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책임경영 의지와 시장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배정물량의 50% 수준까지 청약 참여율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깐깐해진 금감원 유증 심사…추가 정정 여부 촉각
큐리언트의 이 같은 신고서 보완은 최근 한층 깐깐해진 금융당국 유상증자 심사 기조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증권신고서 기재 수준에 따라 심사 강도를 달리하는 '정정요구 차등화' 방침을 발표했다.
최초 신고서가 미흡하면 보완 필요 사항을 상세히 안내하되, 정정 후에도 중요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정정요구 사항 반영이 미비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반복 정정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이 지연되고 심사 인력이 일부 신고서에 집중되는 문제를 줄이는 한편, 충실하게 작성된 신고서는 신속히 심사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새 심사 방침 발표 이후 유상증자 신고서의 충실도에 따라 심사 결과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28일 3조원 규모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금감원의 별도 정정요구 없이 신고서 효력이 발생했다. 반면 큐리언트는 지난달 4일 신고서를 제출한 지 8영업일 만에 정정요구를 받았다. 같은 시기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심사 결과가 달라진 것이다.
관건은 이번 정정신고서가 금감원의 심사 눈높이를 충족할지 여부다. 큐리언트가 최대주주 청약 참여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임상 성공확률과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 시장 규모 산출근거 등 주요 투자위험을 대거 보완한 만큼 추가 정정요구 없이 심사를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큐리언트가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맞춰 주요 투자위험을 폭넓게 보완한 만큼 추가 정정 없이 심사를 마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심사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동구바이오제약은 청약 참여율을 50%까지 높였으나 배정물량 전부를 소화하는 것은 아니다. 예정대로 증자가 마무리되더라도 동구바이오제약과 특별관계자의 합산 지분율은 17%에서 1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금액이 당초 계획에 미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주가 하락으로 최종 발행가가 낮아지면 당초 목표한 자금을 모두 확보하지 못할 수 있고 향후 임상개발 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자금조달 규모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면 큐리언트는 부족 자금을 기술이전 계약금·마일스톤과 Q203 관련 수익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전략적·재무적 투자자(SI·FI)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자금 여건에 따라 파이프라인별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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