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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약 배송 협의체 약사회 불참 땐 별도 방안 검토"

  • 김지은 기자
  • 2026-09-16 06:00:56
  • 요약
  • 약사회 불참 고수 속 참여 요청…협의체 구성부터 정부-약계 입장차
  • 중기부 “약사사회 우려 공감하지만 플랫폼 입장도 반영 필요”
  • 이소영 중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속 플랫폼 정책 향방 주목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확대를 논의할 협의체에 약사사회의 참여를 전제로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약사회가 약배송 확대를 전제로 한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정부는 일단 약사단체가 참여하는 형태로 협의체 운영을 추진하되 불참 의지가 계속될 경우 별도 방안을 다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측은 앞서 국무조정실과 중기부, 보건복지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것처럼 현재 협의체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협의체는 약사회가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사회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한다면 그에 따른 방안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약사회 참여를 전제로 한 협의체 구상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약사회가 불참 방침을 거두지 않으면 향후 협의체의 구성이나 운영방식을 달리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부는 15일 서울특별시약사회와의 면담에서도 약사사회가 제기한 환자안전과 의약품 오남용 우려를 정책 논의 과정에서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비대면진료 플랫폼업계 역시 정책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만큼 이들의 입장도 일정 부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시약사회는 김위학 회장과 각 지역 분회장,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기부를 항의 방문해 창업벤처혁신실 실무자들에게 약배송 전면 확대 추진을 재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중기부 관계자는 “국무조정실과 복지부, 중기부가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공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약사사회가 제기한 사항을 참고해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방향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약사사회와 플랫폼업계가 정책 추진 속도와 방향을 두고 적지 않은 온도차를 보이는 만큼 양측이 협의체 안에서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또 “플랫폼업계에서도 약배송 관련 광고 등 지적받은 부분을 정부 지침에 따라 시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약사사회와 플랫폼업계가 함께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면 배송으로 갈 것인지 여부에 대한 의견 조율도 필요하지만,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약배송을 시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우려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약사회가 협의체에 참여해 우려하는 내용을 충분히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약사사회의 문제 제기를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플랫폼업계와의 의견 조율을 강조한 셈이다.

‘협의체 참여’ 두고 정부-약사회 간극 여전

하지만 약사회는 정부가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배송 확대를 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상태에서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확대 논의를 전제로 한 절차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오는 12월 24일 개정 의료법 시행을 앞두고 섬·벽지 주민과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등록 장애인, 일부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으로 약국 외 의약품 전달 대상을 제한한 사회적 합의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법률을 먼저 시행하고 충분한 기간 객관적인 자료를 축적해 효과와 부작용을 평가한 다음 확대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며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법 시행 전에 전면 확대를 다시 논의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협의체 참여 여부에 앞서 정부가 약배송 전면 확대 방침부터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약사사회가 협의체에 들어와 안전장치와 단계적 추진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정부가 약사회 불참 상황에서도 협의체 운영을 강행할지, 협의체 구성과 논의 의제를 조정해 약사사회 참여를 다시 설득할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같은 날 이소영 후보자 청문회…약사사회 ‘촉각’

서울시약사회의 중기부 항의방문이 이소영 중기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날 진행됐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자는 그동안 스타트업과 플랫폼산업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를 보여왔으며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는 비대면진료 중개업자의 의약품 도매업 겸영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에 반대 토론자로 나서기도 했던 인물이다.

당시 이 후보자는 이미 합법적으로 시작한 사업을 사후 입법으로 제한하면 창업과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비대면진료 플랫폼과 의약품 도매업 간 이해충돌을 차단하기 위한 법안으로 본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앞서 서울시약사회는 이 후보자 지명 직후 성명을 내고 약배송과 플랫폼 규제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과 정책 방향을 인사청문회에서 엄정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중기부가 비대면진료 플랫폼 육성과 약배송 확대 논의에서 지금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날 항의방문에서도 약사들은 중기부가 플랫폼산업 육성과 규제완화의 관점으로 보건의료정책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약사사회 관계자는 “중기부가 약사들의 우려를 듣겠다고 한 점은 의미가 있지만 플랫폼업계의 이해관계를 국민건강과 동일한 선상에서 조정할 사안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약배송 확대를 전제로 약사회의 협의체 참여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법 시행과 안전성 평가가 먼저라는 요구에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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