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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좋은 인테리어보다 오래 기억되는 약국

  • 데일리팜
  • 2026-09-09 06:00:42
  • 요약
  • 하민선 대표(약국 인테리어 전문 생각자국 디자인)

"어떤 컨셉의 약국을 만들고 싶으세요?"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먼저 드리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약사님들이 쉽게 답하지 못하십니다. 당연합니다. 평생 약을 공부하셨지, 공간 디자인을 고민해 오신 분들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는 질문을 조금 바꿉니다.

"우리 약국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면 좋으세요?"그러면 대부분 답을 찾으십니다.

"친근한 약국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문성이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하게 상담 받을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습니다."

사실 여기서부터 브랜딩이 시작됩니다. 브랜딩은 거창한 로고나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은지를 정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예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행은 생각보다 빨리 바뀝니다. 몇 년 전에는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했고, 지금은 미니멀한 공간이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디자인이 유행하겠죠.

반면, 사람들은 의외로 디자인보다 경험을 오래 기억합니다.친절하게 복약지도를 해주던 약사님.

내 이름을 기억해 주던 약사님.

늘 믿고 찾아갈 수 있었던 약국.

이런 기억들이 쌓여 하나의 브랜드가 됩니다. 공간은 그 기억을 담아내는 그릇일 뿐입니다.

앞으로 약국도 더 많이 변화할 것입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순한 조제 기능은 점점 자동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을 이해해 주고 신뢰할 수 있는 약사를 찾을 것입니다. 결국 선택받는 약국은 시설이 가장 화려한 곳이 아니라,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테리어를 계획하신다면 유행하는 디자인보다 먼저 한 가지를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우리 약국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정해지면 공간의 색과 조명, 소재, 간판, 가구까지 하나의 방향을 갖기 시작합니다. 좋은 인테리어는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유행을 따라 만든 공간이 아니라, 그 약국만의 철학을 담아 만든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는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리고 브랜딩은 그 공간을 기억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좋은 브랜딩은 눈에 남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경험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리고 좋은 공간은 고객뿐 아니라 그 공간에서 매일 일하는 약사님의 삶까지 함께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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