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토즈 인수 찬성→보류…한미 1대주주 변심에 이사회 흔들
- 차지현 기자
- 2026-08-20 06:00:56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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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앱토즈 인수 찬성→6월 재논의서 보류…작년 시니어케어도 찬성 후 반대
- 주요 안건마다 달라진 표심…시니어케어 번복은 600억 위약벌 소송으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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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한미사이언스 1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약품의 해외 파트너사 인수를 놓고 또다시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토즈 인수안은 지난 4월 이사진 전원 찬성으로 통과된 지 두 달 만에 재논의 안건으로 다시 상정됐고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은 찬성에서 보류로 입장을 선회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한미사이언스 시니어케어 사업에서도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꾼 바 있다. 당시 신 회장 등 이사진 반대로 이미 가결됐던 안건이 부결됐고 이는 600억원대 위약벌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주요 경영 안건에서 신 회장의 입장 변화가 반복되면서 대주주 간 갈등이 깊어지는 동시에 한미약품그룹 신사업과 투자 의사결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앱토즈 인수 찬성→보류…두 달 만에 달라진 신동국 표심
20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6월 22일 이사회를 열고 '앱토즈사 인수의 건'을 재논의했다. 표결 결과 안건은 가결됐지만 이사진의 의견은 엇갈렸다. 신 회장과 임종훈 사장은 보류 의견을 냈고 이영구 사외이사는 반대표를 던졌다. 회사 측은 이들의 반대·보류 취지를 "인수 관련 사항 등에 대한 이견"으로 설명했다.
해당 안건은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처음 상정돼 이사진 전원 찬성으로 가결된 사안이다. 신 회장을 포함해 이번 재논의에서 반대·보류 의사를 표한 이사도 당시에는 모두 찬성했다. 그러나 두 달 만에 같은 안건이 재논의 안건으로 다시 올라왔고 이 과정에서 일부 이사가 기존과 다른 의견을 낸 것이다. 일부 이사의 입장은 달라졌지만 참석 이사 10명 가운데 7명이 찬성하면서 앱토즈 인수안은 최종 가결됐다.
앱토즈는 혈액암 분야에 특화한 캐나다 바이오 기업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1년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 '투스페티닙' 기술수출을 계기로 앱토즈와 인연을 맺어왔다. 이후 앱토즈가 자금난에 빠지자 한미약품은 지분 투자와 자금 대여 등을 통해 투스페티닙 개발을 지원해 왔다. 결국 한미약품은 개발 지속성과 북미 거점 확보를 위해 앱토즈를 직접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6월 30일 자회사 HS North America를 통해 앱토즈 잔여지분 80.1%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대금은 492만5363캐나다달러(약 53억원)다. 이에 따라 앱토즈는 한미약품 측 완전자회사로 편입됐고 기존 이사진은 모두 사임했다. 앱토즈는 토론토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면서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신 회장의 이사회 표결 입장 변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 회장은 지난해 한미사이언스 시니어케어 사업에서도 처음에는 사업 추진에 찬성했다가 재논의 과정에서 반대로 돌아섰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6월 서울 반포동 옛 쉐라톤 팔레스 호텔 부지를 활용한 시니어케어 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의료·헬스케어와 주거를 결합한 실버타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사업은 고령화로 관련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제약·헬스케어 역량을 주거 서비스와 접목해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검토됐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해 6월 5일 해당 사업 추진안을 의결했다. 신 회장을 포함한 참석 이사 9명 전원이 찬성했고 해당 안건은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임종훈 사장은 당시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닷새 뒤 같은 안건이 재논의 테이블에 올랐고 표결 결과는 뒤집혔다. 당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김성훈·김영훈 이사가 찬성했고 신 회장은 기존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임종훈 사장과 심병화·최현만·신용삼·배보경 이사도 반대했다.
최종적으로 해당 안건은 찬성 4명, 반대 6명으로 부결됐다. 첫 결의가 이뤄진 뒤 6~8일이 공휴일과 주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영업일 만에 안건이 다시 논의돼 기존 결정이 번복된 셈이다.
시니어케어 사업도 찬성 뒤 반대…600억 위약벌 소송으로 번져
이사회에서 신 회장의 입장 변화와 이에 따른 의결 번복 과정은 대주주 간 법적 분쟁의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 측이 시니어케어 사업 재논의 과정에서 신 회장이 4인 연합이 맺은 주주 간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 이를 근거로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4인 연합은 지난 2024년 말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송영숙·임주현·신동국·라데팡스(킬링턴)가 결성한 연합체다. 이들은 한미약품그룹 이사회 구성과 주요 경영 안건에서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고 보유 지분의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약정했다. 한쪽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다른 당사자가 먼저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과 대주주 지분 매각 시 함께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각참여권(태그얼롱)도 계약에 담겼다. 공동 의결권 행사 등 약정을 위반하면 위약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다.
송 회장 측은 시니어케어 사업 추진에 합의한 뒤 신 회장이 입장을 바꿔 사업을 무산시킨 것이 4인 연합 약정 위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약정했음에도 신 회장이 재논의 과정에서 반대표를 행사해 이를 위반했다는 시각이다. 이를 근거로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라데팡스 측은 지난해 9월 신 회장을 상대로 600억원대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사업 추진 전제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경영상 판단에 따라 반대한 것이라고 맞섰다. 사업 참여자로 거론된 병원 측의 확정적인 참여 의사를 확인하지 못했고 메리츠증권 측 요청으로 사업 검토도 지나치게 급하게 진행됐다는 게 신 회장 측 주장이다. 단순한 입장 번복이 아니라 회사 이익을 고려한 이사로서 판단이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신 회장이 최근 맞소송 성격의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은 한 단계 더 격화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29일 신 회장이 임주현 부회장을 상대로 신청한 100억원 규모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압류를 인용했다. 신 회장 역시 4인 연합의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 위반을 근거로 들었다.
신 회장 측은 임 부회장이 4인 연합 협약 당시 보유 지분으로 제시한 9.2% 가운데 2.7%를 에쿼티퍼스트와 환매조건부 방식으로 거래했고 해당 물량이 시장에 매각되면서 2025년과 2026년 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결국 양측 모두 상대방이 공동의결 약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맞서면서 4인 연합 내부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확대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잇단 입장 번복으로 한미약품그룹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시니어케어 사업에서 입장 변화는 대주주 간 법적 공방의 도화선이 된 데다 올해 앱토즈 인수에서도 다시 기존과 다른 의견을 내면서 주요 현안을 둘러싼 내부 불협화음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주요 사업과 투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대주주 입장이 달라지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신사업 추진과 투자 의사결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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