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봇 커지는데 제도는 제자리…수가 현실화가 관건
- 황병우 기자
- 2026-08-05 06:04:4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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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급여 성장 뒤 환자 부담·병원 격차…실손 의존성
- 일괄 급여보다 술기별 임상·경제성·운영효율 평가
- 국내 실증서 해외 인허가·교육·유지보수까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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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황병우 기자]수술로봇 산업이 맞닥뜨린 다음 장벽은 기술 자체보다 임상적 가치를 평가하고 적정하게 보상하는 제도다.
국내 로봇수술은 대부분 비급여로 운영된다. 이 같은 구조는 새로운 수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초기 시장을 키우는 기반이 됐지만 환자의 비용 부담과 병원 간 접근성 격차도 함께 만들었다.
국산 수술로봇은 제도적 공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병원은 임상 근거가 부족한 장비를 먼저 도입하기 어렵고, 기업은 장비가 설치되지 않으면 제도적 평가와 해외 인허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힘들다.
근거가 있어야 시장에 진입할 수 있지만 진입하지 못하면 근거도 만들기 어려운 구조다.
비급여가 키운 시장…환자 선택권은 갈렸다
국내 로봇수술 시장은 환자의 직접 부담과 실손보험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환자는 같은 질환을 치료하더라도 실손보험 가입 여부와 경제적 부담 능력, 이용 병원의 장비 보유 여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수술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장비가 집중된 대형병원과 도입 여력이 부족한 지역·중소병원 간 격차도 접근성에 영향을 준다.
의료 현장에서는 질환과 환자 상태에 따라 개복·복강경·로봇수술 가운데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로봇수술의 임상적 이점이 예상되는 환자도 높은 비용과 비급여 구조로 선택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이종훈 삼성서울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교수는 "로봇수술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보다 환자와 상황에 따라 수술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면서도 "로봇수술이 유리한 환자가 있지만 가격 차이가 크고 보험 적용도 되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의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급여화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아직 구체적인 제도 논의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로봇수술 전체를 일괄 급여화하는 방안도 단순하지 않다. 암과 양성질환, 성인과 소아, 단순 절제와 복잡한 재건술에서 발생하는 임상적 편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 수술로봇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환자의 직접 부담과 실손보험에 상당 부분 의존해 가입 여부에 따라 선택 가능한 술식이 달라질 수 있다"며 "반대로 장비 원가와 병원 운영 비용을 반영하지 못한 급여화는 병원의 도입 유인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로봇 사용보다 추가 가치…수가 평가의 기준
급여 논의에 앞서 국내 수술 수가 체계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수가 체계가 개복 수술과 복강경·내시경 수술의 임상적·운영적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로봇수술의 적정 보상만 별도로 설계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복강경 수술은 절개 범위와 회복 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장비와 소모품, 의료진 숙련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로봇수술은 고가 장비와 유지보수, 수술팀 교육 비용이 추가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로봇수술 급여만 떼어 논의하기보다 개복 수술과 복강경·내시경 수술의 수가 차이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로봇을 사용했다는 이유가 아니라 기존 수술보다 환자와 의료체계에 어떤 추가 편익을 제공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평가항목도 수술 성공률과 단기 합병증을 넘어 개복 수술 전환율과 수혈, 재원일수, 재입원율, 장기 치료 결과를 포함해야 한다. 환자의 회복과 삶의 질, 의료진 학습곡선, 수술 준비 시간과 수술실 회전율도 비용효과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해 인튜이티브서지컬는 환자 중심의 단계적 검토 원칙을 강조했다.
인튜이티브 관계자는 "환자가 검증된 의료기술의 혜택을 적절한 시점에 과도한 경제적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상적 효과와 근거가 충분히 확인된 수술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직후 결과뿐 아니라 빠른 회복과 삶의 질 향상, 재입원율·합병증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과 의료자원 활용까지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전면 급여보다 근거가 확인된 환자군과 술기부터 단계적으로 부담을 낮추고, 실제 사용 과정에서 장기 성과와 비용효과성을 계속 평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내 수술 건수가 해외 신뢰도 가른다
해외 병원과 유통 파트너가 국내 의료기관의 설치 실적과 수술 사례를 주요 레퍼런스로 확인하는 상황에서 비급여 중심의 시장은 국산 장비가 수술 건수를 늘리는 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제품 성능과 인허가뿐 아니라 국내 어느 병원에서 사용되는지, 수술 건수와 적용 술기, 논문과 장기 추적 결과가 확보됐는지를 함께 확인한다. 국내 임상 경험이 해외 병원의 도입 위험을 낮추고 규제기관과 유통 파트너를 설득하는 기반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국산 장비 지원은 단순 구매보다 반복 수술과 임상 근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공공병원 실증도 설치 실적에 그쳐서는 의미가 제한적이다. 대상 환자와 비교군, 합병증과 재원일수, 수술시간, 의료진 학습곡선, 장비 가동률, 소모품·유지보수 비용 등을 사전에 설계하고 공통 기준으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부담과 병원의 초기 도입 위험으로 수술 건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에서 요구받는 레퍼런스를 만드는 데도 한계가 생긴다"며 "공공병원의 장비 구매 실적보다 비교 가능한 임상·운영 데이터가 남는지가 중요하다"며 "이 근거가 민간병원 도입과 수가 평가, 해외 인허가에 다시 활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수술로봇 생태계 장비 수출 넘어 현지 안착 지원 필요
해외 진출 지원도 인허가 비용 보조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다.
현지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임상시험 설계와 보험 등재 자료 작성, 핵심 의료진 교육, 초기 수술 프록터링, 소모품 공급과 유지보수 거점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장비를 수출해도 교육과 사후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반복 수술과 후속 구매로 연결되기 어렵다.
미래컴퍼니는 해외 장비 공급 과정에서 집도의뿐 아니라 간호사와 의공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국내 초청 교육과 현지 실습, 수술 참관, 초기 임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국산 장비의 수출 지원 범위가 인허가를 넘어 교육과 서비스 기반까지 확장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술로봇 업계 관계자는 "국산 수술로봇의 해외 진출은 국내 실증과 임상 근거 확보에서 출발한다"며 "국내 수술 건수를 축적해 해외 인허가와 현지 데이터 생성으로 연결하고 의료진 교육과 유지보수까지 지원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실제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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