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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불면증, 방치하면 만성질환 된다…조기 개입이 관건"

  • 손형민 기자
  • 2026-04-28 06:00:40
  • 인지행동치료 활용 제한…약물치료 의존 구조 고착
  • 수면제 내성·의존성 한계…새 치료옵션 필요성 부각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단순한 수면 부족으로 여겨지던 불면증이 장기화될 경우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시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70만명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실제로 불면 증상을 경험하는 인구는 성인 기준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경험과 치료 사이의 간극이 이어지면서 조기 치료 개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원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불면증은 단순히 잠들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중 반복적으로 깨거나 계획보다 이르게 각성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질환"이라며 "이러한 수면 문제가 지속되면서 피로감, 집중력 저하, 주간 졸림 등 일상 기능 저하로 이어질 경우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개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증상이 장기화되면서 만성 불면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면 부족, 전신 질환 위험으로…불면증 관리 중요성 부각

김원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불면증은 ▲잠들기 어려운 불면증 ▲수면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불면증 ▲새벽에 일찍 깨어나는 불면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단순 수면 부족이 아니라 일상 기능 저하까지 동반될 때 질환으로 판단된다.

특히 외부 스트레스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급성 불면증이 치료 없이 지속될 경우 3개월 이상 이어지는 만성 불면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불면증이 장기화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고 치료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 수는 2020년 약 65만명에서 2024년 약 76만명으로 증가했다.

불면증은 단순한 수면 문제를 넘어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 부족이 지속될 경우 집중력 저하, 감정 조절 장애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당뇨병, 우울증 위험 증가와도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불면증 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뉜다. 인지행동치료는 표준 치료로 권고되지만 국내에서는 활용이 제한적이며, 이로 인해 실제 진료에서는 약물 치료 비중이 높은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의 수면 습관을 파악한 뒤 이를 분석하고 잘못된 수면 습관을 지속적으로 교정해 나가는 방식이다. 또 불면증이 매우 심각한 질환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치료가 인력 소모가 많고 보험 수가 등의 제약이 있어 활발하게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약물치료 한계 속 새 대안…DORA, 각성 시스템 조절 기반 접근

약물 치료는 대표적으로 벤조디아제핀 및 비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사용되며, 그 외에도 동일 수용체에 작용하는 비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 멜라토닌,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등 다양한 약물들이 활용된다.

김 교수는 "기존 약물은 효과가 입증됐지만, 내성과 의존성 문제로 장기 사용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 치료 지속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간 복용할 경우 점차 효과가 감소하면서 용량을 증가시키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고령 환자에서는 다음 날까지 약효가 지속되거나, 악몽·몽유병과 같은 이상행동이 나타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졸피뎀 계열에서 이러한 부작용이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최근에는 각성 시스템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접근인 DORA(dual orexin receptor antagonist) 계열 약물이 주목받고 있다.

DORA는 각성을 유지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오렉신(orexin) 수용체(OX1R, OX2R)에 결합해 그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각성 수준을 낮추고 수면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이는 기존처럼 중추신경계를 직접 억제해 졸음을 유발하는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김 교수는 "오렉신은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과는 반대로, 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라며 "수면과 각성은 서로 균형을 이루는 구조로, 각성이 증가하면 수면은 줄어들고 반대로 수면이 증가하면 각성은 감소하는 관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오렉신은 신경세포에서 생성·분비되며, 사람이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물질이 부족해질 경우 대표적으로 기면증이 발생하는데, 이는 각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잠에 빠지는 질환으로 오렉신 분비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ORA는 이러한 기전을 역으로 활용한 치료 접근이다. 오렉신 수용체를 차단해 과도한 각성 상태를 낮추고 그 결과 보다 자연스러운 수면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처럼 단순히 졸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각성 균형 자체를 조절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졸피뎀 등 GABA 계열 수면제가 서파수면과 렘수면 등 수면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DORA는 수면 구조를 크게 훼손하지 않고 보다 생리적인 수면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교수는 "DORA 계열 약물은 각성 상태를 낮춰 보다 자연스러운 수면을 유도하는 접근"이라며 "수면 구조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 치료에서 문제가 됐던 내성과 의존성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향후 불면증 치료 전략의 폭을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불면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전히 생활습관과 환경 요인 교정이다.

김 교수는 "불면증은 생활습관, 심리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약물 치료와 함께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불면증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장기 예후를 좌우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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