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19:29:38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신약
  • #약사
  • 글로벌
  • #질 평가
  • 제약
  • #제품
  • CT
팜스터디

"혁신신약 헴리브라, A형 혈우병치료제 표준"

  • 이석준
  • 2023-07-12 07:17:33
  • |인터뷰| 게리 돌란(Gerry Dolan) 영국 세인트토머스종합병원 교수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치료 패러다임 시프트. 모든 신약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은 아니다. 기존약보다 '확실한' 베네핏을 제공해야 가능하다. 효능, 안전성은 물론 더 나아가 편의성, 비용효과성 등 많은 요소를 충족시켜야한다.

잘 짜여진 임상에서의 데이터가 실제서도 그대로 적용되는지도 증명해야한다. 이에 신약을 처음 쓰는 나라는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JW중외제약이 국내 공급하는 '헴리브라'는 세계 최초의 피하주사형 비응고인자 혈우병 치료제다. 최초라는 프리미엄에 효능과 안전성이 허가 임상을 통해 입증됐다.

관건은 실처방데이터. 의약품 선진국 미국과 유럽(일부 국가)에서 수년만에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영국 주요기관에서는 혈우병치료에 헴리브라를 70~80%를 사용하고 있다. 임상과 실제에서 우수성을 증명했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혈우병치료 패러다임 시프트다.

영국 혈우병센터의사협회(UKHCDO) 회장직을 역임한 혈우병 치료 권위자 게리 돌란(Gerry Dolan) 영국 세인트토머스종합병원 교수는 "헴리브라는 과거와 결별하는 혈우병치료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헴리브라는 글로벌 많은 의료기관에서 표준치료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헴리브라만 쓰라는 것은 아니다. 환자 맞춤형 치료가 우선이다. 다만 헴리브라보다 우월성을 입증한 치료제는 더 이상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헴리브라 도입 후 국내도 변화가 감지된다. 헴리브라를 처방받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환자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대형병원에서 먼저 헴리브라를 처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팜은 게리 롤란 교수를 만나 혈우병치료제 최신 지견을 들어봤다.

헴리브라는 올해 5월부터 기존 치료제(혈액응고인자 8인자 제제)에 내성을 가진 항체 보유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에게만 적용되던 급여가 만 1세 이상의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까지 확대됐다. 헴리브라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 자회사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A형 혈우병 치료제다. JW중외제약은 2017년 헴리브라의 국내 개발 및 판권을 확보하고 2019년 허가를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헴리브라 임상에서 확인한 차별성은

크게 두 가지다. 의료인과 정부(보건당국)의 입장에서는 기대하는 효과를 바로 얻을 수 있다.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약물동력학적 특성과 출혈예방효과 등이 그것이다.

환자는 삶의 질이 크게 올라간다. 파레토 법칙이 있다. 20% 환자가 의료인 시간의 80%를 소요한다는 내용이다. 치료하기 까다로운 환자가 대다수 시간을 소요한다는 뜻이다. 20%에 속하는 환자 대부분 혈우병 환자였다. 출혈이 발생해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아서다. 하지만 헴리브라로 치료가 변환된 현재는 응급으로 내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피하주사와 항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다. 여태까지의 혈우병 치료는 모두 정맥주사로 치료를 해왔다. 여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특히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정맥주사의 불편함이다. 소아환자는 물론 지적 능력이 높은 성인환자도 주사 공포가 있는 경우가 있다.

두번째는 8번 응고인자가 없는 환자에게 8번 응고인자를 주입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8번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30% 혈우병 A환자에서 항체가 발생한다. 항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기존까지 출혈을 예방을 하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헴리브라 등장 이후 8번 응고인자제제의 항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항체 유무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출혈에 대한 보호가 가능한 피하주사로 가능하게 됐다. 경쟁품과 비교했을 때 헴리브라가 생리적으로 가장 8번 응고인자와 유사한 물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국에서 헴리브라 처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어떻게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보는가

최근 ISTH2023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에 갔을 때 헴리브라가 혈우병 치료의 표준 치료로 언급되고 인정받고 있었다. 과거는 표준치료가 8번 응고인자제제였는데 이 위치를 헴리브라가 대체한 것에 상당히 흥미롭다고 느꼈다. 많은 임상 자료와 다수 국가에서 허가 받고 많은 환자가 헴리브라로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헴리브라는 표준치료로 인정받고 있는가

영국 가이드라인에서 헴리브라를 표준 치료로 권고하고 의료진과 환자가 상담을 통해 가장 알맞은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환자가 헴리브라로 전환했다. 헴리브라 전환 환자 중 다시 기존 치료제로 변경한 환자는 보지 못했다.

세계혈우연맹(WFH)에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전세계가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은 만들기 어렵다. 국가별 보건 예산 등 차이가 있어서다. 따라서 국가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영국의 헴리브라 점유율은

영국은 혈우병진료기관마다 점유율이 다르다. 주요 의료기관은 70~80%가 헴리브라로 치료를 하고 있다. 새로운 치료제가 빠르게 도입되고 널리 사용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한다. 국가 차원에서 의료진, 보건 당국, 환자 단체간 얼마나 끈끈한 관계가 있느냐에 따라 속도의 차이를 만든다. 비단 혈우병 치료에만 국한되는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헴리브라는 기존 혈우병 치료와는 완벽한 결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약이다. 따라서 혈우병을 진료하는 의료인도 헴리브라 처방 경험이 적다면 환자에게 약제와 치료에 대한 설명을 모두 해줄 수 없어 처방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헴리브라 처방 경험이 많은 의료인이 경험을 공유하고 조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영국은 대형의료기관에서 헴리브라 경험이 있는 의료인이 소형의료기관에게 처방을 조언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70%까지 헴리브라가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혈우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비싸다고 인식되는 점이다. 다른 치료제의 몇몇 약제와 비교했을 때는 그렇지만 항암제와 비교해보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다른 치료제와 달리 혈우병 치료제는 100%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치료 환경은 크게 개선됐고 어떤 목표를 향해 치료를 해야할지 현대의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때 고민해야한다.

헴리브라를 과거와 결별하는 치료제라고 했다. 기존 치료제와 비용효과성 부분은 어떤가

혈우병치료제는 과거와 달리 투여하면 효과가 확실하기에 심혈관계약제 및 항암제와 같은 다른 약제처럼 경제효과성 분석을 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타이록신을 충분히 주고 비타민 B가 부족하면 비타민 B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 혈우병 약제는 과거에 충분한 치료가 없었기에 이제는 얼만큼 최소화된 용량을 줘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점이 있다.

따라서 보건당국이 혈우병 치료제의 충분한 공급과 그 효과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의료진, 환자단체와 긴밀히 협력해야한다. 많은 국가에서 급여기준 등으로 대상환자군을 우선적으로 선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헴리브라도 우선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던 항체 환자들부터 급여가 인정되고 그 효과를 확인하고 비항체 환자로 확대됐다. 처음에는 제한적이더라도 추후에는 모든 환자가 이런 치료를 받을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고려돼야한다.

수술 출혈 시 처치의 방법과 예후는?

헴리브라는 흥미로운 약제다. 헴리브라는 얼만큼 더 준다고 해도 천장효과가 있다. 헴리브라는 중증환자를 경증의 양상으로 돌려놓기 때문이다. 경증의 환자는 자체적으로 출혈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경우가 많아 보통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는 않다.

중대 수술을 받거나 외상을 입는 경우는 경증의 환자들이 받고 있는 치료와 동일한 치료를 하고 있다. 헴리브라 투여 환자들은 집에 비상용으로 8번응고인자제제를 2회 분 정도 비치를 하도록 한다. 다만 비상 상황이 많이 없어 유통기한이 만료돼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향후 어떻게 운영을 해야 할 지 고민이 많다.

헴리브라와 8번 응고인자의 병용투여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됐다. 최근 헴리브라를 투여받는 환자가 심혈관계 개흉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었는데 8번 응고인자를 수술 전 투여하고 수술했을 때 안전하게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헴리브라로 예방요법을 받는 동안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출혈발생시 치료 여부의 결정은?

환자하고 계속 문진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환자들이 명심할 것은 헴리브라를 맞고 있다면 그 자체로 혈액을 응고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주로 1시간 정도 기다리고 걱정이 된다면 의료진에게 문의하도록 하고 있다. 1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으면 8번 응고인자를 투여하도록 한다. 이런 경우는 드물지만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헴리브라와 8번 응고인자 중에 예방요법을 위한 약제 선택 기준이 있을까요?

시간에 따라 판단하는 상황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헴리브라가 출시됐을 때는 소아 데이터가 많이 없어 소아과 의료진이 사용하기를 꺼려했다. 다만 데이터가 쌓이면서 많은 소아과 의료진도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는 항체 유무를 떠나 환자가 어떠한 약제를 사용하기를 원하면 해당 약제로 치료를 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8번 응고인자로 치료를 받겠다고하면 계속 8인자로 치료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약제를 환자에게 알려 그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 의료인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헴리브라를 비롯한 어떤 약제도 혈우병 A 약제의 100%를 차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치료제의 선택을 열어두고 있다.

헴리브라만 보면 지금까지 누적된 결과로 봤을때 매우 효과적이다. 어떤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해도 헴리브라와 동등할 수는 있어도 월등하다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한국에서 헴리브라가 널리 사용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은 혈우병 진료 의료진의 협력체계가 굳게 결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경험이 있는 의료인이 경험이 없는 의료진에게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할지 논의하는 지역별 세미나가 큰 도움을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나라 사례와 Real world data를 보면 어떤 상황에 헴리브라를 사용해야할 지 도움을 될 것이다.

혈우병 치료는 최선의 치료 방법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모든 의료진과 환자들이 다양한 치료에 대한 선택지가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한다. 원한다면 환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만약에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의료인이 이해하지 못해 이에 대해 환자가 모른다면 의료진의 의무를 등한시한다고 생각된다. 의료진이 새로운 치료에 대해 열린 마음을 견지하고 환자들에게 권고를 해야 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