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뒤에 숨은 약사
- 정웅종
- 2007-02-26 06: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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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대한약사회가 벌인 무자격자(카운터) 일제단속 이후 100일째를 맞고 있다. 단속에 걸렸던 약국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카운터를 퇴출하겠다고 했던 약국들은 그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안양, 천안 등 그 동안 카운터 문제로 악명이 높았던 지역을 직접 둘러본 기자의 소감은 한마디로 '아니올시다'로 정리됐다.
약사회의 단속이 휩쓸고 간 지역에는 여전히 전문카운터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다. 대형약국은 조제실에만 약사가 있었고, 카운터가 버젓이 약국 문을 지키며 약을 팔고 복약상담까지 했다.
카운터 뒤에 숨은 약사는 조제보조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것일까. 하지만 현실은 종업원과 약사의 관계가 뒤바뀐 모습이다.
아예 약사는 없고 무자격자가 약국을 하루 종일 운영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약사회 신상신고에 등록된 개설약사는 여약사인데 실제 약국에서 조제하고 매약하는 사람은 50대 중반의 남자다.
작년 모 대한약사회장 후보와 동행취재하면서 겪인 일이다. 이 후보가 선거유세 차 서대문구의 한 약국을 방문했는데 60대 가량 되어보이는 남여 약사가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들 약사들은 약사회 선거가 있는지도 그리고 이 후보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다.
뭔가 어색한 상황에서 후보는 간단히 인사만 하고 나왔다. 그러면서 '약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가운을 입은 카운터 같다는 말이었다.
이렇듯 약사가운까지 입는 카운터는 흔치 않지만 약사 행세를 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오죽하면 카운터들이 '나도 반은 약사다', '약사들은 우리가 키웠다'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늘어 놓겠는가.
약사회는 깜짝단속으로 카운터 잡는 시늉만 할게 아니라 칼을 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카운터가 약사를 고용하고 약사는 조제만 하는 이런식의 약국이 있는한 약사직능은 발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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