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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병증 표적치료제 캄지오스, 아시아 환자에 효과"

  • 밀린드 데사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
  • '마이오신 억제' 캄지오스,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서 최초 표적치료옵션 등극
  • 글로벌임상서 캄지오스 투여 결과, 환자 절반 무증상 수준으로 증상 개선
  • 중국인 환자 대상 'EXPLORER-CN' 임상서도 글로벌 연구와 같은 결과 확인

밀린드 데사이(Milind Y. Desai)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희귀질환 중 하나인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에 최초 표적치료옵션이 등장했다.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obstructive hypertrophic cardiomyopathy, oHCM)은 비대성 심근병증 중에서 좌심실 유출로 또는 우심실 유출로의 협착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그동안 HCM 치료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물 옵션은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전부였다. 해당 약물로 HCM의 증상을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으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 외 치료옵션이 전무했다.

BMS 캄지오스의 등장으로 HCM 표적치료의 길이 새롭게 열렸다. 캄지오스는 기존 약물과 다르게 심장 근육의 마이오신을 직접 억제시켜 환자들의 증상과 운동능력을 개선시킬 수 있다. 캄지오스는 심장 근육을 수축시키는 마이오신과 액틴의 교차결합 개수를 감소시켜 심장 근육을 이완시킨다.

임상에서 캄지오스는 하루 한 번 투여로 환자 절반가량에서 무증상 수준으로 개선 효과를 보였다. 74%의 환자가 중격축소술(Septal Reduction Therapy, SRT)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폐색됐던 좌심실 유출로가 개선됐다.

이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캄지오스는 지난 5월 아시아 최초 한국에서 증상성 oHCM 성인 환자의 운동 기능과 증상 개선을 위한 치료제로 허가됐다.

밀린드 데사이(Milind Y. Desai)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는 캄지오스가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글로벌 임상과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며 현장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Q. 전 세계 비대성 심근병증(HCM) 발생 추이는 어떠한가?

현재 전 세계 HCM 유병률은 500명 중 1명 또는 200명 중 1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수백만 명의 환자가 진단을 받아야 하지만 약 85%의 환자는 오진, 미진단 또는 과소진단으로 놓치고 있는 상황이다.

500명 중 1명이라는 유병률을 대입한다면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 약 3억 4천만 명 중 약 70만 명의 환자가 HCM 진단을 받아야 한다. 다만 현재까지 환자 수는 약 10~12만 명에 불과할 정도로 유병률과 실제 진단 간 괴리가 상당하다.

Q. HCM 진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HCM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증상이 발현돼 검사를 통해 진단받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HCM 진단을 받은 환자의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연쇄선별검사(cascade screening) 방식으로 유전자 검사, 영상의학 검사를 실시해 더 많은 HCM 환자를 찾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HCM을 진단할 수 있는 심전도 검사, 심초음파 검사, 심장 MRI 등의 검사에 AI와 머신 러닝을 적용해 대규모 데이터로부터 HCM 질환을 판독할 수 있는 특징을 추출해 진단에 활용하는 것이다.

Q. HCM의 치료법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HCM 치료 방식은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HCM 치료를 위해 승인된 약제도 없었기 때문에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디소피라미드 등의 관상동맥질환 약제를 HCM 치료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약물 치료가 이뤄졌다. 해당 치료제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수술 등 침습적 치료 방식밖에 선택지가 없었다.

기존 치료제와 달리 캄지오스는 HCM의 기저 병태생리를 표적할 수 있는 최초의 치료제다. 캄지오스는 액틴과 마이오신의 과도한 교차결합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적정한 수의 액틴과 마이오신이 결합할 수 있도록 조절함으로써 과도한 심장 수축을 정상화하고 폐색된 심장 구조와 이로 인한 증상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Q. 임상에서 캄지오스 치료 후 환자들의 증상과 운동 능력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EXPLORER-HCM 임상에서 캄지오스는 위약군 대비 1차, 2차 평가변수 모두를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각 복합평가변수(NYHA 등급 1단계 이상 개선+pVO2 1.5. mL/kg/min 이상 증가, NYHA 등급 유지+pVO2 3. mL/kg/min 이상 증가)를 충족시킨 환자 비율이 위약군보다 캄지오스군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좌심실 유출로 압력차가 정상 수준에 가깝게 회복된 환자와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답변한 환자 비율 역시 위약군보다 캄지오스군에서 더 많았다. 전반적으로 캄지오스는 모든 평가변수에서 위약군보다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에서 우수한 치료제을 확인했다.

캄지오스는 임상에서 확인됐던 효과가 지속됐을 뿐만 아니라 치료받은 환자들의 비대해졌던 심장 근육 두께와 크기가 적정 수준으로 줄었으며 뻣뻣해졌던 심장 근육 문제도 해결됐다.

이외에도 중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EXPLORER-CN 임상연구를 별도로 진행했는데, 더 낮은 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했음에도 글로벌 연구와 동일한 결과가 확인돼 캄지오스가 아시아 환자에서도 유효한 치료 옵션임을 확인했다.

Q. 캄지오스 처방 경험이 있다면 실제 확인한 캄지오스 치료 성적이 어떠한가? 환자들의 예후 변화와 만족도가 궁금하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약 7000명의 환자가 캄지오스로 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 리얼월드에서 캄지오스 치료 후 투약 중단을 결정한 비율은 약 2.2%로 임상연구에서 보고된 결과보다 낮은 수치이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캄지오스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중에서 중격축소술이 필요했던 경우는 없었으며 타 의료기관에서 중격축소술 받았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캄지오스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도 긍정적인 예후를 보이고 있다.

Q. 지난 8월 유럽심장학회(ESC)에서 HCM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가장 주목할만한 내용은 무엇인가?

과거 HCM 가이드라인은 개별 기관에서 보고된 소규모 관찰 데이터, 후향적 분석 결과 또는 전문가 합의 의견(consensus opinion) 정도의 근거만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2014년 이후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할만한 수준의 데이터를 생성한 약제가 없었으며, 권고 약물 중 근거 수준(level of evidence)이 B보다 높은 옵션은 없었다.

그런데 캄지오스가 상황을 완전히 바꿨다. 대규모 3상 무작위대조시험(RCT) 임상연구 2건에서 캄지오스의 유의한 효과를 확인하면서 이번에 개정된 ESC 가이드라인에서 캄지오스가 치료 옵션 중 최초로 가장 높은 근거 수준인 A로 권고를 받았다.

다만 캄지오스가 Class 1으로 권고를 받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2A로 권고된 점이 놀랍고 아쉬웠다. 현재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에서도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며, 내년 초에 새로운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앞으로 HCM 치료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뀔 것으로 예측하는가?

우선 HCM 진단을 받은 환자에서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증상이 있다면 1차 치료 옵션(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디소피라미드 등)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해당 약제들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무작정 증량하며 치료를 지속하기보다 적절한 시점에 캄지오스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HCM 치료가 베타차단제-캄지오스-수술 순서로 진행되는 일방향적인 과정이 아님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각 단계를 오가며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HCM 영역에도 정밀 의학이 적용되고 있고, AI 기반 진단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발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할 수 있는 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HCM 치료에 대한 접근 방식이 더욱 다변화 되고 환자의 상황에 맞춰 적절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한국에서 HCM을 치료하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HCM 질환 특성상 환자들이 증상이 있어도 바로 병원을 찾지 않거나, 병원을 찾는다 하더라도 오진 또는 진단 방랑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들에게 HCM이 어떤 원인 때문에 발생하며, HCM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진료 외에도 환자들이 HCM 질환과 치료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추가 자료를 제공하거나, 환우회 등의 창구를 소개한다면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HCM 환자가 1차 의료기관을 거쳐 심장내과 전문의, 그리고 HCM 치료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옵션과 최신 치료 지견에 대한 교육이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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