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띠 붙은 금기약물…청소년올림픽에 약사가 떴다
- 강혜경
- 2024-01-26 17: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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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봉사단' 자원한 김재연·김홍아·이설주 약사
- "은퇴약사로, 아이 둘 낳고, 연차 내고 합류…약사로서 소중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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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손 후배들이 시스템을 하나 하나 구축해 주고, 착착 약을 정리해 준 덕에 늘 준비된 약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어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19일 개막했다. 예상치 못한 폭설과 추위를 맞긴 했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스포츠정신을 배우고 함께 화합하는 축제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대회장 내 올림픽 약국 역시 선수단 입촌 일정에 맞춰 15일부터 약무부 운영에 돌입했다. 은퇴약사로, 아이 둘을 낳고, 연차를 내고 약무부 선발대로 합류했던 김재연(60‧이화약대), 김홍아(41‧이화약대), 이설주(30‧이화약대) 약사를 만나 생생한 체험담을 들어봤다. 봉사일정으로 인해 안은정(30‧조선대약대)는 인터뷰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김홍아: 이직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찾던 중에 '도전할 가치가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작년에 IOC 스포츠 약물에 대한 교육 과정을 이수했었는데 책상 앞에 배웠던 지식을 현장에서 직접 써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기회가 자주 있지 않다 보니 6살, 4살 아이들을 놓고 떠나게 됐다.
=이설주: 2년차 약사로 이대서울병원 약제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개인휴가를 내 4일간 함께했다. 같은 병원에서 4명의 약사가 함께 전문가 봉사단에 지원했고, 강릉과 정선 메디컬센터로 나뉘어 봉사하게 됐다.

=김재연: 1월 15일부터 근무를 시작하는 것이었는데, 경험이 없다 보니 미리 세팅하기 위해 하루 먼저 갔다. 2년 만에 현업에 복귀하는 느낌이라 좋았고, 역량 있는 후배들이 뚝딱뚝딱 시스템을 잡아준 덕분에 큰 혼란은 없었다. 또 약국에 있는 약을 제형별, 성분별, 금지여부로 구분해 의료진에게 처방 가이드를 만들어 제시한 부분이 호평을 얻었다. 초기에 EMR 문제로 조제 업무에 어려움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금세 정리가 됐다.
=이설주: 약사 경력이 길지 않다 보니 도움까지는 안 되더라도 폐는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선배님들이 진두지휘 하신 덕분에 약사로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병원 약제부에서 일할 때는 '세팅된 조직에 내가 맞춰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청소년올림픽 약국은 의사와 약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같이 다양한 보건의료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일하는 과정이다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기억에 남는 상황이 있다면? =김재연: 모든 과정이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가장 마지막 단계인 약국에서 금지약물을 걸러내지 못한다면 선수는 금지약물을 복용할 수밖에 없다. 최전선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정선 메디컬센터 약무부에 지원을 나간 적이 있는데, 업무환경과 조제업무가 많아 그곳 약사 분들이 어떨지 지금도 걱정된다.
=김홍아: 메디컬센터 방문 프로토콜에 의하면, 접수대에서 선수여부 확인, 이름, 생년월일 등을 기록하고, 진단과 처방 조제, 투약과 상담이 이뤄진다. 의사들 역시 순환 근무를 하고, 진료과도 변경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여 약국에서 눈을 부릅뜨고 처방 하나, 하나를 살폈다. 특히, 스테로이드 처방이 나왔다면 가장 먼저 '선수인지'하는 부분부터 살필 수밖에 없었고, 외국선수인 경우, 이름이 익숙지 않고 연령대가 비숫한 경우가 많아 환자 확인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설주: 선수들의 경우 약 먹는 것 자체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 먹어도 되는 약, 금지약에 대한 정확한 구분은 없어도 그들 역시 도핑에 대해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꿀 알러지 증상을 호소하며 방문한 선수에게 스테로이드 외용제 투약된 적이 있었는데, 증세가 호전됐다면서 친구를 데려온 경우가 있었다. 약국에 대한 신뢰를 주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청소년 선수들에게 교육 및 문화 교류 관점에서 도핑 약물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밌는 방식으로 알려주기 위해 투호 놀이도 진행했고,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의료진, 코치 등 함께 게임을 즐기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김재연: 약사는 약을 매개로 소통하지만, 이 소통 과정에서 정서적 지지자로서의 약사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대체로 선수들의 경우 약 복용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이건 복용하여도 도핑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안전한 약이야. 우리가 일일이 확인을 했어'라는 식으로 환자를 안정시키고, 신뢰를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설주: 전문 봉사단 활동과는 별개로 메디컬센터 내 선생님들과 함께 바레인 축구 경기를 본 것도 기억에 남는다. TV 앞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함께 응원하고, 하이파이브도 하며 경기를 봤던 게 재미있었다.
=김홍아: 약사들 간 호흡도 좋았다. 오전에 이런 환자들이 왔었다, 오후에 이런 환자들이 왔었다 라는 부분을 꼼꼼하게 기록해 놓고 인수인계 하다 보니 이용자들의 심리적 공백 역시 없었다고 생각한다.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있나? =김재연: 약국 바깥에 근무약사의 프로필 카드를 만들어 전시해뒀었는데, 외국인 선수들이 이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재미있어했다. 프로필 카드에 취기와 특기를 소개하는 곳이 있었는데 잘하는 스포츠는 없지만 보는 스포츠를 좋아하기에 'watching games'라고 소개했다.
=김홍아: 두 아들을 키우다 보니 늘상 아이들 들기(웨이트)와 뛰기(유산소)를 할 수밖에 없다고 썼던 것 같다.
=이설주: 스키를 좋아해 자주 타러 다녔었는데, 이번에도 스키 경기를 유심히 봤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참여할 의향이 있나? =김재연: 전문가 봉사단으로 오신 간호사 선생님들 가운데 일부는 퇴직하신 분들이 함께 오신 케이스도 있었다. 오랜만에 경험해 본 현업이었기에 재미있었고, 약사들도 이런 방식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함께 한 약사님들과도 함께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김홍아: 역시 현장 경험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다시 기회가 온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이 조금 생겼다.
=이설주: 학교에서 도핑 관련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실제 접해 본 경험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약사들이 주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 나가는 느낌이 좋았고, 도핑과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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