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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까지 두시간 남짓…출퇴근 엄두 못내"

  • 이탁순
  • 2010-04-26 06:35:16
  • 식약청 직원들 '근심투성'…청사단지 막바지 공사 한창

국책기관이 들어설 오송단지는 현재 공정율 85%를 보이고 있다. 건설책임자가 투어에 앞서 안전규칙을 설명하고 있다.
[충북 오송=이탁순 기자] 오전 9시에 출발한 투어버스는 12시가 돼서야 청주 시내에 도착했다.

혼잡한 서울을 벗어나 중간 안성휴게소를 들리고, 식사장소를 몰라 지연된 시간이 있었지만 3시간여 동안 버스에 갇힌 직원들은 '휴'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한 직원은 "승용차나 통근버스 출근은 엄두도 못 내겠다"며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타면 금방이라 여겼는데, 직접 와보니 너무 멀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나" 걱정은 백숙을 앞에 둔 점심 자리에서 농담과 함께 자연스레 오고 갔다.

출산 휴가로 오송 이전이 걱정없다는 직원을 두고 "나도 늦둥이 하나 낳아야겠다"는 너스레가 오간다.

한 직원은 "교통비와 식사비를 포함해 한달 100만원이 든다"며 "식약청 직원들에게는 이에 걸맞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잇속말을 꺼내놓기도 했다.

식약청 직원들의 휴식처가 될 '후생관' 뒷쪽에 아파트들이 보인다.
직원들은 현지 원룸 전셋값이나 11월부터 개통되는 KTX고속열차에 대한 관심이 특히 컸다.

이는 가더라도 '혼자', 못 간다면 KTX를 통해 출퇴근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직원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만큼 가족 전체가 이주하는 직원은 소수정예일거라는 반증임 셈.

식사를 마치고 오후 1시부터 충북도청에서 가진 환영회에서는 현지 공인중개사가 전하는 주택 시세값에 귀를 귀울였다.

아파트는 평당 600~700만원, 30평 기준으로 전세값은 9000만원이며 현재 물량의 3분의 2가 입주 가능하다고 중개사는 말한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보증금 200만원에 월 35만원 정도(전세 3500).

가격을 듣자마자 몇몇 직원들은 형편에 맞는 집이 무엇인지 배우자와 계산하느라 수화기에 불이 난다.

1km 떨어진 곳에 호수와 산책로가 잘 조성된 아파트 단지가 있다.
환영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오송생명과학단지 투어가 시작됐다.

6개 국책기관이 들어설 자리에는 이제 건물 하나하나의 외관이 그럴듯하게 갖춰지고 있었다.

직원들은 "저게 우리가 일할 곳이냐"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건설 책임자는 "현재 공정률이 85%에 이르고 있다"며 "10월 완공식까지는 무리없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투어는 식약청-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원-보건복지인력개발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순으로 도보로 진행됐다.

쉬지 않고 걸어도 30분 정도나 걸리는 대단지였다. 자전거 하나는 있어야겠다고 다들 혀를 내두른다.

오송단지에 이어 주변 아파트를 둘러봤다. 단지에서 1Km 떨어진 곳에 주공 아파트와 민영아파트 2곳을 합쳐 총 3997세대가 입주 가능한 건물 10여채가 놓여있다.

주변에는 호수와 산책로 등이 조성, 비교적 주거 환경은 쾌적했다. 다만, 아직 정주인력이 적은 탓인지 상가는 부족해 보였다.

한 직원은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평당 가격은 천차만별인 것 같다"며 "어디로 가야할 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11월부터 운영을 목표로 오송역사 건설이 한창이다.
저 멀리 KTX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11월 운영 예정인 KTX 오송역사가 건설이 한창이다.

KTX가 오는 11월부터 오송역에 정차하는 것은 직원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런 소식. 광명역에서 오송까지는 KTX로 약 40~50분이면 도착한다.

그러나 한달 50~60만원이나 되는 차비는 박봉인 공무원에게 부담감을 높여주고 있다.

아파트와 오송 역 사이에는 원룸촌이 자리잡고 있다. 가까운 부동산 사무소에 많은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시세를 물어봤다.

전세물량은 거의 없고, 30~40만원 하는 월세로 가득했다. 내년 이때쯤이면 이곳에 홀로 내려온 공무원들로 가득찰 것으로 보인다.

6개월로 닥친 이사에 식약청 직원들은 머리가 복잡하다. 서울에서 출퇴근하자니, 2시간 거리를 못 버틸 것 같고, 세대 이사는 꿈도 못 꾼다.

특히, 미혼 여성들의 고민은 더욱 깊다. 한 여성 약무직원은 "정규직은 되도록 퇴직을 안 한다는 쪽으로 보고 있지만, 주변 젊은 동료들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한 친구는 컨설팅업체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며 "이사가 본격화되면 이탈하는 숫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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