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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사회 장악'...경영권 분쟁 대진표와 시나리오

  • 김진구
  • 2024-03-12 06:20:35
  • 한미사이언스, 28일 주주총회서 이사 선임 안건 상정·의결 예고
  • 임주현·이우현 등 6인 vs 임종윤·임종훈 등 5인, 표 대결 전망
  • 의결권 과반 확보해야 이사회 장악…신동국·소액주주 표심 어디로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결정할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표 대결 대진표가 완성됐다. 28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결과에 따라 그룹사 최상단의 이사진이 구성된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이 사실상 결정된다는 의미다.

한미사이언스 현 경영진 측에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포함한 6인의 이사 후보를 냈다.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 4명에 더해 이사회 정원 10인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은 본인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등 5인을 후보로 냈다. 5인이 모두 이사회에 진입할 경우 기존 이사진 4명보다 많아진다. 이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고 OCI그룹과의 통합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어느 쪽이든 이사회 장악을 위해선 주총 의결권 과반수 확보가 필수다. 양 측의 지분율이 엇비슷한 상황에서 우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 표 대결…임주현 측 6인 vs 임종윤 측 5인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라비돌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부의안건으로 '이사 선임의 안' 11건이 상정된다. 한미사이언스 현 경영진 측 후보 6인과 임종윤 사장 측 후보 5인이다.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는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후보 2인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다.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는 올해 초 그룹 통합 결정을 발표하며 두 사람의 한미사이언스 공동 경영 방침을 예고한 바 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는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이다. 그는 1998년 한미약품 합류 후 바이오신약2팀 이사, 바이오신약 상무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사외이사 3인은 회계사 출신 박경진 명지대 교수, 신세계그룹 전략실 기획팀 출신 서정모 모나스랩 대표,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과장 등이다.

임종윤 사장 측은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을 후보로 내세웠다. 사내이사 후보 2인은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다. 이들은 지난달 8일 주주제안을 신청했다. 본인들을 포함한 이사 신규 선임의 건을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는 내용이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2인은 권규찬 디엑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교수다. 권규찬 대표는 한미약품 글로벌사업본부장 출신이다. 한미약품 재직 당시 임종윤 사장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5월엔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배보경 교수는 한국IBM에 재직한 바 있다. 이후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학 Executive Education 센터장으로 활동 중이다.

사외이사 후보는 사봉관 변호사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법무법인 지평은 임종윤 사장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의 법률대리인이다. 단, 사봉관 변호사는 이번 심문에 직접 참여하진 않고 있다.

의결권 과반 확보 경쟁…양 측 이사회 장악 시나리오는

이사 선임 안건은 주주총회에 일괄 상정된다. 한미사이언스는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이사 후보자가 6인을 초과하면 다득표순으로 최대 6인까지 선임한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정관.
한미사이언스 정관에 따르면 이사의 선임은 보통결의로 의결한다. 보통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로 하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이사 선임 의결권은 1주당 1개다. 단, 집중투표제는 채택하지 않는다. 특정 주주로의 '몰표' 가능성은 원천 차단된다.

구체적으로 11건의 이사 선임 안건이 어떻게 일괄 상정되고 표결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날 주주총회에서 한 표라도 많은 의결권을 확보하는 쪽이 결과적으로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분석이다.

임주현 실장 측과 임종윤 사장 측 모두 과반의 의결권을 확보해 이사회를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주현 실장 측은 이사 후보 6인이 모두 선임돼 이사회 정원 10명을 모두 채운다는 전략이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상 이사회 정원은 최대 10명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송영숙 회장과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 등 4명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나머지 6인을 임주현 실장 측 인사로 선임해 지주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임종윤 사장 측은 후보 5인의 이사회 진입을 노리고 있다. 5인이 모두 선임되면 송영숙 회장 등 현재 한미사언스 이사회 4인보다 많아진다. 나머지 1인의 자리는 적극적인 반대표 행사로 막는다는 전략이다. 이사 선임을 위한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려면 의결권 과반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표 대결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임주현 실장 측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신동국 회장·국민연금공단·소액주주 표심 따라 경영권 향방 결정

결과적으로 어느 쪽이 의결권 과반수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재 임주현 실장 측 우호지분은 총 31.87%다. 송영숙 회장·임주현 실장과 직계가족,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 지분을 합산한 수치다. 임종윤 사장 측은 28.01%다. 임종윤 사장·임종훈 사장과 직계가족 지분을 더한 수치다.

양 측 지분율에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쪽이든 과반의 의결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우군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약업계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국민연금공단, 소액주주 등의 표심에 주목하는 이유다. 고 임성기 회장의 고교 후배로 알려진 신동국 회장은 약 12%를, 국민연금공단은 약 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약 20%는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어느 쪽에 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각 이사들의 선임 여부가 결정되고, 나아가 어느 한 쪽의 이사회 장악이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는 지주사 이사회 장악을 통한 한미약품그룹 경영 전반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OCI 통합에도 영향…가처분신청 법원 판단 변수

표 대결 결과는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간 통합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임주현 실장 측이 승리할 경우 OCI홀딩스와의 통합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임종윤 사장 측이 승리하면 OCI홀딩스와의 통합이 원점에서 재논의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변수는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의 결과다. 이번 표 대결과는 별개로 재판부가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OCI홀딩스와의 통합에 제동이 걸린다.

다만 재판부는 지난 6일 진행한 심문기일에서 최종 결론을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이후에 내리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 결과가 가처분신청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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