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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폐암이지만 '희귀질환'입니다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같은 '암'이지만 숫자가 다르다. 해당 암 안에서도 극소수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첨단 표적항암제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우리가 부르는 간암, 위암, 폐암 등 암종들은 단순한 대분류일 뿐, 사실은 세부적으로 분류된다. 동일한 장기에서 비롯된 종양이라 하더라도, 이 세부 분류에 따라 치료의 난이도가 다르며 환자 수 역시 다르다.

이미 정밀의학의 발전은 '유전자'로 약물의 처방기준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야말로 맞춤형 의료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현실로 다가왔지만 아직은 낯설다. 암종에 상관없이 유전자 변이만 확인되면 효능을 발휘하는 이들 첨단 표적항암제들에 대해 우리나라는 아직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암제들의 각축장이 된 폐암을 보자. RET 타깃 '가브레토(프랄세티닙)'와 '레테브모(셀퍼카니닙)', MET 타깃 '타브렉타(카프마티닙)'와 '텝메코(테포티닙), EGFR 엑손20 타깃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등 항암제들은 모두 몇년 사이 보험급여 등재를 시도했지만 전부 좌절을 맛봤다. '폐암'이라는 상위 카테고리는 동일하지만 이들 약물의 투약 대상은 희귀질환의 환자수 범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기존에 등재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들 역시 급여 확대 과정에서 적잖은 고비를 겪고 있다. 약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하나의 약이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다시 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사용량을 예측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지탱하고 있는 큰 틀이기도 하다. 무조건 보건당국을 탓할 수 만은 없는 이유다.

다만 최근 개발된 신약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해당 환자 수, 즉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는 숫자 자체가 상당히 적다는 점을 고려한 접근방식의 전환은 필요해 보인다.

언급했듯, 해당 신약들은 처방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전체 고형암에서 이런 희귀 유형의 환자는 1% 미만이고, 진단해 내는 효율을 보자면 200명이 못 미친다. 더욱이 이 같은 유형의 환자들은 전형적인 표준치료(기존 약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업계에선 이제 희귀질환의 정의를 재정립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질환 자체의 환자 수가 아닌 치료 옵션에 해당하는 환자 수를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쓰임새는 늘고 타깃은 축소되는 지금의 표적항암제들을 어떻게 급여권에 들일 지 고민할 때가 왔다. '존재하지만 쓸 수 없는 약'은 우리나라에서 점점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약사의 의지와 정부의 고민, 항상 필요했지만 더욱 간절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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