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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포괄수가제 후폭풍…의협 건정심 탈퇴 원인

  • 이혜경
  • 2012-05-30 06:44:54
  • 전의총·대전협 '찬성' Vs 개원가 "어쩌려고"

vod 포괄수가제 병·의원 당연지정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가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를 선언하면서 의료계 안팎으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노환규 의협 회장 취임 이후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전국의사총연합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환영의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일선 개원가 및 의사 회원은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병협, 치협, 한의협, 약사회 대표를 포함, 건정심 위원 일동은 탈퇴 선언 당일 결의문을 통해 의협에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22일 노환규 집행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포괄수가제 당연지정 반대 기자회견에서 노 회장은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지만, 시민사회 및 가입자 단체들 또한 직능이기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젊은한의사들로 꾸려진 참의료실천연합회 또한 의료인의 양심을 주장하면서 맹공을 펼치면서 의료계를 비난하고 나섰다.

◆전의총·대전협 "탈퇴 잘했다" Vs 일부 의사 회원들 "우려" 목소리도

24일 복지부 9층 회의실에서 건정심이 개최됐지만 의협 대표의 중도 퇴장으로 포괄수가제는 심의도 이??지 못했다.
의협의 건정심 탈퇴 선언 이후 전의총과 대전협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단체 모두 노환규 집행부 출범 이후 회무에 대해 "환영한다"는 말로 첫 평가를 내리면서 의협에 힘을 보태줬다.

전의총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의협의 건정심 탈퇴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며 "의협의 행보에 모든 형태의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의협이 주장하고 있는 건정심 위원 구조의 불합리성에 대해 전의총 또한 문제를 제기했다.

전의총은 "건정심 구성은 의료소비자와 공급자, 그리고 공익단체가 각 8인씩 구성돼 총24명의 위원으로 꾸려진다"며 "의사를 대표하는 위원들은 고작 3인에 불과해 어떠한 사안을 표결로 결정할 경우 의사들의 의견은 묵살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건정심을 새롭게 구성하지 않고 지속할 경우 가져오게 될 의료계 파국의 책임은 복지부가 지어야 한다는게 전의총의 입장이다.

전공의 대표단체인 대전협 또한 29일 "의협이 깊은 고뇌 끝에 건정심 탈퇴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판단하고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을 비롯해 각 단체의 건정심 탈퇴 지지 성명이 나오고 있지만 일선 의사 회원들은 우려스럽다는 분위기다.

서울 관악구 A산부인과 김 모 원장은 "의협의 건정심 탈퇴 소식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며 "내부적으로 건정심 탈퇴 논의를 진행했다고 들었지만 정말 탈퇴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우리는 탈퇴라고 하지만, 정부 쪽에서는 불참으로 밖에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와의 소통을 어떻게 진행할 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연세의대 박 모 교수 또한 "의협이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하고 건정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복지부는 의협 대표 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시민단체 또한 의료계를 비난하고 있는 시점에서 건정심 탈퇴를 환영할 수만은 없다"고 언급했다.

◆시민단체·한의계 "직능이기주의" 반발

건정심 회의 도중 자리를 빠져 나와 탈퇴를 선언한 의협에 대해 시민사회 및 가입자 단체, 한의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실련을 비롯한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한국노총, 소비자시민모임, 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가입자 단체는 29일 "공급자가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건정심 위원들이 회의 개최 이전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젊은 한의사 모임인 참의료실천연합회는 25일 노환규 집행부를 비난하면서 "기존 결정을 전면 부정하고 파업 불사를 운운하는 의협은 도 넘은 직능주의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실연은 "포괄수가제 도입이 의료서비스 질 저하를 불러온다고 하는데 같은 의료인 입장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의료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돌아가는 일 없을 것"…병협은 내년도 종합병원 시행에 우려

건정심 탈퇴를 선언한 의협은 오늘(30일) 예정된 건정심에 불참할 것임을 확고히 했다.

[사진 위] 윤용선(왼쪽) 위원과 유승모 위원이 회의 개최 직전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 아래] 윤용선 위원이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윤 위원은 "다수의 횡포에 의해 쫓겨났다"면서 탈퇴를 선언했다.
윤용선(의협 보험·의무 전문위원) 건정심 위원은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건정심 위원들이 의협의 건정심 탈퇴 선언을 불참으로 여기고 있는 시선에 대해서 윤 위원은 "말장난일 뿐"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윤 위원은 "의협 대표 위원 2명이 참석을 할 때와 불참을 할 때의 상황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매번 들러리를 섰을 뿐 불합리한 건정심 구조에서 의협의 입장을 피력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건정심에 참여해서 정책 결정에 합의했다고 매도를 당하나, 불참해서 정책이 결정됐다고 매도를 당하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의협 대표의 건정심 불참 상황에서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7월 시행'이 통과될 경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윤 위원은 "국민들이 모든 병의원내 포괄수가제 당연지정을 원하면 따를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강제적으로 당연지정되면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받고 싶어하는 국민들은 선택권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건정심에서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을 밀어부칠 경우, 국민들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협의 주장에 병협은 의견을 함께 하면서도 7개 질병군 병의원 당연적용은 기존에 합의한 만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영호 병협 전 보험위원장은 최근 진행된 신임 집행부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7개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은 복지부와 합의한 부분"이라며 "비용 변이가 큰 환자에게 별도로 보상해준다는 조건으로 동의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도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질병군을 확대, 내년에 신포괄수가제를 병의원 뿐 아니라 상급종합병원까지 당연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병의원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적용도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종합병원 시행은 더 많은 논의를 가져야 한다"고 의협과 입장을 함께 했다.

윤창겸 의협 상근부회장 또한 강제·당연지정을 문제 삼으면서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장 오는 7월부터 7개 질병군에 포괄수가제를 병의원에 당연적용 하겠다는게 문제"라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의협의 기조는 1년 정도 여유를 두고 포괄수가제에 대한 정확한 연구와 논의를 거쳐 1, 2, 3차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포괄수가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강행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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