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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제 약사 메리트가 없다"...찬밥 신세된 약무직

  • 이혜경
  • 2024-06-10 12:31:47
  • 약무직 공무원 5년전 대비 11.6% 감소
  • 공무원 비선호...경직된 조직 문화...전문직 처우 등 문제
  • 약대 6년제 전환에도 7급 채용에 그쳐

[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년 3차례에 걸쳐 약무직을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선발인원에 비해 합격인원은 채워지지 않고 있다. 어렵사리 젊은 공직약사를 채용하더라도 2명 중 1명은 몇 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다.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2년간 20명의 공직약사가 퇴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4급 이하 젊은 약무직 정원이 26명인데, 이 중 절반은 입사와 퇴사를 번갈아가며 교체되고 있다.

지난해 인사혁신처에서 발표한 '2023년 공무원 총조사' 결과를 보면 약사면허 소지자는 703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전 결과에 비교해 1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공무원 평균 연령은 42.2세로 40대 이상이 59%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약사의 경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결과에서 보면 2020년 기준 정부기관 약무직 평균연령은 45.7세, 공공기관은 39.4세로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공직약사 채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약무직 채용공고를 내면 접수 후 응시 과정에서 포기하거나, 최종 선발이 되고 출근하지 않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단편적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진행된 서울시 신규공무원 임용결과를 보면 약무직 모집 인원이 2022년도 대비 2배로 늘어나고 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최종 임용률은 31%에 그쳤다.

약무직 필기 합격자 17명의 연령을 보면 20대 젊은 약사는 2명에 불과했다. 30~39세 7명, 40~49세 6명, 50세 이상 2명으로 집계됐다.

근무지역이 서울시라고 하더라도 젊은 약사들에게 있어 공직 근무는 큰 메리트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3명 뽑으면 1명 남아"

다른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 현황은 어떨까. 중앙부처 가운데 약사 출신이 가장 많이 근무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따로 약무직 정원을 산출하고 있지 않다.

식약처의 경우 특정 직렬의 정원을 나누지 않고 통합 정원으로 관리하고 있어, 약무직의 필요한 정원을 구체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24년 4월 기준 141명의 약무직이 근무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약무직의 경우 약사, 한약사를 통틀어 이야기 한다"며 "약사 출신 약무직은 복지부, 식약처 대부분 고위직이 많고 신규직원으로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라고 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약무직 채용공고를 냈다. 2023년 2월, 4월, 9월에 각각 10명, 15명, 5명의 공고를 냈고 4명, 5명, 3명이 합격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3명 뽑으면 1명 남는다고 보면 된다"며 "1년도 채우지 않고, 몇 개월 근무하다가 퇴사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국가공무원은 아니지만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약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무직 정원은 76명이지만, 근무인원은 73명으로 현재 신규 약사 10명의 채용이 진행 중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정원 36명의 절반 수준인 19명만 근무 중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나눠 약무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선발 인원에 비해 퇴사 인원이 늘어나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20명의 약무직이 퇴사했다"며 "퇴사 인원으로 근무 인원은 항상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젊은 공직약사를 찾기 어려운 이유를 보면, 공무원 비선호, 경직된 조직 문화, 전문직 처우 부족 등의 문제가 꼽힌다.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공직약사 평균임금은 중앙부처 7898만원, 공공기관 6690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평균연령이 40~50대인 약무직의 평균임금으로, 약대를 졸업하고 중앙부처 약무직으로 오게 되면 7급 시험으로 채용되며, 7급 임금을 받게 된다.

“6년 졸업 약대생에게 7급 메리트 없어”

이와 관련 약무직 공무원 A씨는 "20~30대 젊은 세대가 낮은 연금, 보수적인 조직문화 등을 이유로 공무원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젊은 약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6년제 약대를 졸업하고 7급으로 채용하는 것은 전문직으로서의 처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5년말부터 2+4년제 약대 졸업생이 배출되기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모든 약대의 6년제 전환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약무직 공무원 B씨는 "요즘 지원하는 약사출신은 6년제 약대 졸업생들이 많다"며 "하지만 여전히 약무직 채용은 7급에 머물러 있어 메리트가 없는 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전문직으로서 약무직 수당 또한 현실성이 없어 매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한다.

심평원이 컨설팅업체인 JCDA파트너즈에 의뢰한 '약사 전문인력 운영 개선방안' 용역 연구에서는 재택근무 확대와 임금 인상이 약무직의 이탈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약무직 공무원 C씨는"공직약사 인력난 해소 위해서는 특수업무수당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며 "약무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행정업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로 특수업무수당 환급조치까지 이뤄지는 상황이 지속되면 신규 약무직 채용도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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