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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해피드럭의 숙명? 법규 언저리서 '아슬아슬 마케팅'

  • 이탁순
  • 2012-08-28 12:24:50
  • 공세적 마케팅 행정처분 받았지만 결과는 '좋아'

지난달 식약청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발기부전치료제 불법판매 행위에 대해 집중단속을 벌이자 관련 제약사들은 울상을 지었다.

병의원과 약국에 걸려있던 제품 포스터는 물론 일반인이 혼동할 수 있는 모든 광고물까지 불법으로 규정지으면서 마케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당시 관련 제약사 관계자 A씨는 "비아그라 제네릭이 나온지 두달 정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제품을 어필하려면 일반인에게 이름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데 최소한 홍보수단도 당국이 제한하면서 매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씁쓸해 했다.

발기부전치료제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할 수는 없다.

SK케미칼의 엠빅스에스는 연예인 이파니씨를 홍보대사로 기용해 전문약 광고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았지만, 올 상반기 가장 성공한 발기부전치료제로 우뚝섰다.
하지만 발기부전치료제나 비만치료제 등 이른바 '해피드럭'은 일반 전문의약품과 달리 소비자의 인식이 제품구매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법의 경계선 근처에서 위태로운 홍보를 감행하고 있다.

A씨는 "오히려 식약청 단속에 걸려 행정처분을 받으면 나을지 모르겠다"며 "그로 인해 언론에 알려지면 제품명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지 않겠냐"며 씁쓸해했다.

A씨의 푸념이 빈말은 아니다. 실제로 식약청 행정처분을 받은 발기부전치료제가 인지도 상승효과에 힘입어 높은 매출을 올렸다는 게 업계 일각의 입장이다.

지난 17일 언론에 공개된 발기부전치료제 상반기 매출순위(IMS데이터)에서 1위를 달린 한미약품의 ' 팔팔정'. 5월 출시 이후 단 2개월만에 177억원이라는 매출로, 13년간 안방을 지킨 비아그라(화이자)의 아성을 무너뜨린 팔팔정도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팔팔정은 출시 직후 의약품 전문지 등에 비아그라 5분의 1 수준에 가격을 표시해 비아그라 제네릭 시장을 달궜다. 이로써 약국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선에 제약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팔팔정은 결국 지난달 6일 식약청으로부터 약사법 위반 혐의로 1개월간 판매정지 처분을 당했으나 가격 표시 논란은 소비자들에게 팔팔정의 이름과 최저가격을 어필하는데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 팔팔정은 출시 초기 가격 표시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상반기 비아그라를 이기고 매출 1위로 올라섰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판매정지 기간 동안 도매상 재고 소진효과가 발생하는데다 팔팔정이 발기부전치료제 중에서 약값이 가장 싸다는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상반기 실적에서는 팔팔정과 더불어 매출상승이 눈에 띄는 제품이 또 하나 있다.

바로 SK케미컬의 엠빅스에스로, 다른 발기부전치료제 제품들이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로 매출하락 폭이 큰 상황에서도 엠빅스에스는 1분기와 비교해 6%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엠빅스에스도 노이즈 마케팅의 수혜자라는 결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엠빅스에스도 팔팔정과 비슷한 절차를 밟았다.

언론을 통해 논란이 있었고, 추후 정부로부터 제제를 받았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SK케미컬은 지난 2월초 엠빅스 홍보대사에 연예인 이파니씨를 기용해 전문의약품 대중광고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 4월말 3개월의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다.

판매정지에도 불구하고 엠빅스에스는 출시 첫해 반기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2005년 바이엘이 자사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를 홍보하기 위해 레비트라걸이라는 홍보영상을 의료인에 배포한 것도 노이즈 마케팅 사례로 꼽히는 있다.
행정처분 전에 이미 상당한 물량이 유통된데다 언론의 논란보도가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데 어느정도 기여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제품논란과 당국의 처벌에도 불구하고 두 발기부전치료제가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다른 경쟁업체 사이에서도 노이즈 마케팅이 회자되는 분위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2005년에도 바이엘이 의사 대상 발기부전치료제 홍보 영상물이라며 여성 모델이 나오는 이른바 ' 레비트라걸'로 선정성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며 "당시 인터넷에 유포돼 해당 업체가 영상물을 자진회수하고, 저속한 표현이라는 혐의로 식약청에 행정처분까지 받았지만, 일단 소비자 인지도를 알리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일반인 마케팅 경로가 차단된 발기부전치료제의 경우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아슬아슬한 홍보 유혹에 빠질수 있다"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최소한의 PR은 허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 의견과 달리 발기부전치료제의 오남용을 지적하며 처벌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행정처분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민단체 한 전문가는 "발기부전치료제의 오남용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업체의 과도한 홍보가 재발되지 않도록 처분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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