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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일반약 제값 다 받고도 칭찬받는 이 약국…

  • 김지은
  • 2013-02-18 06:30:58
  • 지역내 '약 제값받기' 전도사…철저한 약력관리 성공 비법

[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12] 인천 서구 당하메디칼약국

16년 전, 약대를 갓 졸업한 한 새내기 약사는 일반약 상담에 '달인'이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대형 매약전문 약국에 취업한다.

하지만 취업 후 한달 만에 초보 약사는 약국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다. 이유는 약국에 터줏대감처럼 상주하던 일명 '카운터'들에 비해 매출 실적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사회의 '쓴맛'을 경험한 초보약사는 약국을 나서며 다짐한다. 몇 년 후 꼭 일반약 상담과 매약의 달인 약사가 돼 있을 것이라고.

그런 초보 약사의 꿈은 16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됐다. 이제는 지역 약사회장이자 지역 내에서는 단골환자 많기로 소문난 약국의 약국장으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환자를 정확히 파악해야 백전백승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당하메디칼약국 고경호 약사(46)의 승승장구 비결을 데일리팜이 살펴봤다.

◆일반약 마진 평균 50%…'약 제값받기' 전도사로="바코드 찍고 계산하는 게 다인 슈퍼나 편의점도 마진이 평균 30%나 되잖아요. 그런데 약을 권하고 복약지도까지 하는 약국 마진을 생각하면 지금의 약국 불경기는 당연한 결과죠."

고경호 약사는 지금의 기형적인 일반약 저마진 구조로는 약국 경기가 살아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주변 약국과 가격 경쟁에 매몰돼 평균 20%도 안 되는 저마진을 고수할수록 약국 경영뿐만 아니라 약사 스스로도 환자에게 제대로 된 복약 서비스 제공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고 약사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고 약사는 10여년 전 약국을 첫 개국할 때부터 제대로 된 가격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제대로'된 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하자는 철칙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약국 구조상 약사 한명의 마인드로는 약사가 원하는 적당한 마진을 일반약에 부과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 고 약사도 약국을 운영하며 현실적 제약을 많이 겪었다.

그런 과정에서 생각한 것이 반회 활성화였고 반회 약국들과 협의해 처음에는 가격문제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박카스부터 제값받기에 동참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반회 내에서 약의 가격을 협의하는 일반약 품목 수가 40여개에 달한다.

일부 동참을 꺼리는 약국도 있지만 지역 내에서는 이미 고 약사의 '선진'적인 생각이 약국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평도 적지 않다.

실제 고 약사가 운영 중인 당하메디칼 약국의 평균 일반약 마진은 50% 정도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고 약사의 세심한 배려와 상담, 복약 서비스 때문인지 고 약사의 약국에서는 약사와 환자 간 가격 시비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고 약사는 "다른 업종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약국 임대료와 인건비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마진 50%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에 맞는, 아니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아환자 수천명 이름·병력 외워…환자별 맞춤 약력관리=고 약사가 첫 개국한 일처방 30건, 매약매출 4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약국은 하루 처방은 200건, 매약매출 150만원 이상으로 5배 이상 성장했다.

지역이 개발되고 주변이 아파트 단지들이 생겨난 이유도 있지만 고 약사의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인드가 환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고경호 약사가 지난 16년 동안 약국을 운영하며 수첩에, 컴퓨터에 일일이 저장해 놓은 환자 약력만 8만 여명에 달한다.

이에 더해 고 약사는 약국을 한번 찾은 소아 환자의 이름은 절대 잊는 법이 없다. 그런 탓에 고 약사가 외우는 어린이 환자의 이름만 3000여명이 넘는다.

16년 전 지금의 자리에 약국을 개국했을 당시 갓난아이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들과의 교감을 위해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은 약사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고 약사의 설명이다.

물론 이름뿐만 아니라 환자의 병력과 약력도 꿰고 있다보니 환자별 맞춤 상담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의 확고한 마인드와 환자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서인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 후에도 고 약사를 찾아 약국을 찾는 환자 수가 적지 않다.

고 약사는 "처방전을 받고 조제하는 중 처방전에 있는 아이 이름부터 처방된 약까지 꼼꼼히 살펴보고 복약하는 과정에서는 최대한 환자와 눈을 맞추려고 한다"며 "그러한 노력이 곧 환자들을 기억하게 하고 맞춤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친절한 약사, 환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는?=고 약사는 당당하게 자신은 불친절한 약사라고 말한다.

상비약 하나를 구매하는 환자에게도 절대로 호락호락하게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약의 복용 목적을 정확히 알고 오남용의 가능성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서다. 약의 사용 목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환자나 몸에 좋지 않은 약을 다량 구매하려 환자는 때로 약을 판매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다.

당하 메디칼 약국 고경호 약사.
고경호 약사는 "약을 많이 판매한다고 해서 그 약국이 잘되는 약국이고 약사가 좋은 약사라고 말할 수 없다"며 "그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약을 권하고 필요하지 않은 약은 판매하지 않는 약사의 배포가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약국 경영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고 약사는 가끔 약국을 처음 찾는 환자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환자들이 약국을 다시 찾고 또 단골환자가 돼 버리는 이유는 곧 고 약사의 환자를 위하는 마인드가 환자들에게 통한 결과일 것이다.

고 약사는 "잘못된 의약정보를 갖고 있는 환자에게 단순히 약을 판매한다는 목적으로, 또는 환자와 마찰을 빚기 귀찮다는 이유로 환자가 원하는 약을 그냥 주고 만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곧 약사로서의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국 경영에 있어 단기적인 매출 이익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의약정보와 복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곧 약국 성공 비법이라고 말했다.

고 약사는 "약국경영 활성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약국을 찾는 환자들의 눈빛을 교감하다 보면, 자연적 매출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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