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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트는 '사랑방'…환자들에 인기있는 이유

  • 이혜경
  • 2013-02-25 06:34:58
  • 약국 인테리어 10년마다·가운은 5년마다 바꿔줘야

[연중기획] 디테일로 승부하는 약국들 [14] 대전 중구 중앙약국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나셨나봐요."

"어머나, 머리 염색하셨네. 훨씬 젊어졌어요."

대전 중구 중앙약국 정매자(51) 약사는 13평 남짓한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자들의 안부를 물으며 환하게 웃어보인다.

정 약사가 이곳에서 약국을 연지 벌써 7년. 2007년 3월부터 한 곳에서 혼자 약국을 운영중이다.

단골환자를 관리하는 방법을 묻자 "단골환자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정 약사는 매일 최선을 다해 환자를 맞는다고 답한다.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단골 병·의원을 따라 약국을 옮기기 때문에 단골환자 관리를 해두면 나중에 상처를 받는건 약사들의 몫이 된다는 것이다.

◆자투리 공간도 잘 활용하면 'POINT'= 정 약사는 1988년 자신의 아파트를 고치면서 인테리어 코디네이터가 됐다.

그 만큼 자신의 약국 구석구석 자투리 공간까지 활용하는 법이 남다르다.

"대다수 약국은 POP를 빽빽히 채우거나 약품을 채운다. 약국이 작다고 모든 진열대를 약장으로 활용하지 말고 포인트를 줘야 한다."

미닫이 진열대는 좁은 약국에서 효율적으로 약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다.
7년 전 약국을 인수하면서 가장 먼저 한일은 '미닫이' 진열대를 놓은 것이다.

당시에는 미닫이 진열대가 동네 비디오 및 책 대여점에서 볼 수 있을 법했다.

정 약사는 "미닫이를 설치하면서 인수 전 약국보다 의약품 보관장소가 1.5~2배 이상 늘었다"며 "조제실도 환자 동선에 맞춰 판매대와 위치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후부터 방문하는 환자들로부터 "약국이 넓어보인다"는 이야기를 줄곧 듣곤했다고 한다.

정 약사는 자투리 공간에 필요한 가구를 신청할 때는 온라인몰을 자주 이용한다.

직접 줄자로 사이즈를 잰 이후 '손잡이닷컴'에서 가구를 구입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약국 곳곳에는 정 약사가 직접 만든 퀼트 인형이나 방석 등을 쉽사리 접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만든 퀼트 방석이나 의약품 자동 조제기 덮개, 토끼 인형이 약국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없는 공간도 시각적인 공간으로 변화하면 약국을 찾는 환자들도 기분좋아 한다"며 "종종 수납장이나 퀼트인형 구입처를 묻거나, 조화로 놓은 꽃 한송이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환자들이 대화를 걸어오더라"고 말했다.

◆삭막한 약국 보면 과거 '사랑방' 역할 그리워=정 약사가 약국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손꼽았다.

그는 "7년전 개국을 하기 전까지 근무약사를 하면서 삭막함을 느꼈다"며 "사랑방 역할의 약국이 사라져가는 모습에 허탈감을 들 정도였다"고 언급했다.

그래서인지 정 약사는 자신의 약국을 개국하면서 '사랑방'으로서 역할을 톡톡 해내고 있다.

구청에서 근무하는 단골환자가 오자 약국은 이야기 꽃이 피는
약국을 찾는 고객의 직업부터 가정사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정 약사는 "환자가 밀리지 않으면 최대한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약국 경영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식 진열과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약사로서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 약사는 "무조건적인 백화점식 경영은 약사의 전문성을 잊게 할 수도 있다"며 "약 조제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약사의 역할인 복약지도 부분이 가장 중요한 몫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변경은 10년마다, 약사 가운은 5년마다 교체=인테리어 코디네이터를 겸해서인지 정 약사는 '멋'을 아는 약사였다.

'약사가 멋쟁이어야, 내가 주는 약도 멋져보인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는 정 약사.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삼각형 모양의 진열대를 놓았다. 직접 치수를 재서 공간을 활용했다.
그는 "멋쟁이 약사가 외모 뿐 아니라 약사로서 품위유지를 어느정도 할 수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처방전과 돈에 쫓겨 약사 마인드를 잊기 보다, 공부를 하고 지식을 쌓으면서 약사의 역할을 할때 비로소 멋쟁이 약사가 된다"고 말했다.

약사로서 끊임없는 배움과 함께 약국 인테리어 및 가운 교체 등 '외적'인 부분도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약사는 "10년 이상 된 약국은 인테리어를 한번 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운은 5~10년에 한 번씩 디자인을 바꾸고, 수시로 약국 진열장을 바꾸면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변 상황과 계절 테마에 맡게 판매대 근처 진열장은 '미니 테마샵'으로 꾸며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변에 목욕탕이 있으면 목욕용품을 갖추고, 치과병원이 있으면 기능성 치약 및 칫솔을 '테마샵'으로 만들면 도움이 된다"며 "올해 눈이 많이 와서 아이젠을 준비해 뒀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곧 중앙약국도 정 약사가 언급한 인테리어 변경 기간인 '10년'을 코 앞에 두고 있는터.

13평의 약국을 어떻게 꾸밀 것이냐고 묻자, 정 약사는 "은은한 커피향을 맡고 싶어서 기계를 두고 싶지만 좁은 공간 때문에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10년 정도 되면 인근에 넓은 장소로 옮겨 '카페형 약국'으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본 여행에서 사온 샹들리에를 조제실에 걸어두고 종종 여행의 추억을 곱씹는다고 한다.
정 약사는 "약국이 크다고 해서 경영이 잘되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약사로서의 역할도 해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접목하는게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좁은 약국일지라도 '나만의 공간'을 만들라고 조언하던 정 약사는 1평 남짓한 조제실 천장에 걸린 샹들리에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조제실 안에 들어오면, 삭막하고 좁다고 생각하다가도 일본 여행 기간에 구입한 샹들리에를 보면 기분이 싹 가시면서 좋은 추억이 떠오른다. 다른 약사들도 나만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조제실에 놓으면 지치고 힘들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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