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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 텃밭일구며 도시농부 삶 즐겨요"

  • 영상뉴스팀
  • 2013-05-21 06:34:56
  • [이 사람의 독특한 취미] 안국약품 어준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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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꽃 만개한 동산과 기름진 전답(田畓)사이로 남녀노소 풍년가를 부리니 이곳이 무릉도원이라…. 도연명 '도화원기'의역본」

「뜰안의 밭 일궈 거둔 거친 채소로 생을 즐기니 어잇고 구름아래 청산은 꿈 인양 아득 하네. '강절소문집'」

동서고금을 막론한 철인(哲人)들은 전원의 삶을 동경했다. 그리고 자연은 마음을 비우는 자에게만 그 삶을 허락했다.

예나 지금이나 하심(下心)과 인내, 부지런한 마음이 없는 사람은 전원생활 즉 농군이 될 수 없다.

반문해 본다. 꼭 모든 것을 버리고 귀농·귀향해야만 완전한 '자연인=농부=전원생활'을 누리는 것일까.

바야흐로 모내기가 한창인 5월 초순. 도시농부의 삶을 살고 있는 안국약품 어준선(77) 회장에게 그 답을 물었다.

서초동 자택 옥상 30평 남짓의 텃밭 겸 정원은 도시농부로서의 삶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7년차 도시농부가 가꾼 텃밭에는 철마다 고추, 가지, 오이가 '주렁주렁'이다.

감나무, 살구나무, 앵두나무 등의 유실수와 선비의 절개를 상징하는 '매난국죽'도 그가 만든 정원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여기에 봄의 전령사 개나리와 철쭉 그리고 영산홍이 연출한 풍경은 그야말로 도심 속 무릉도원이다.

"삼미(三味)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거겠죠."

"삼미라뇨, 회장님?" "채소며 유실수며 관상수를 키우다 보면 세 가지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첫째 키우는 재미, 둘째 가꾸는 재미, 셋째 먹는 재미가 있죠. 이게 바로 삼미입니다."

하지만 삼미는 결코 공짜로 주어지는 게 아니다.

땀과 노력, 정성을 들여야만 맛볼 수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물을 주고, 잡초며 가지치기를 해줍니다. 평일에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주말에는 온종일 텃밭과 정원 가꾸기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농부의 또 다른 매력은 '나눔과 베품'이다. 1년 내내 땀 흘려 가꿔온 채소며 곡식을 이웃과 함께 하며 인정을 나누는 것이야 말로 우리네 최고의 미덕이었다.

"자녀들에게도 나누고 이웃 분들과도 함께 하지요. 제가 직접 만든 퇴비(잡초·계란껍질·과일껍질 등 발효)로 기른 유기농 야채, 유기농 과일이다 보니 너무들 좋아하시죠."

"올해 연세가 희수(77)이시잖습니까? 텃밭일이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인명은 재천이지만 요즘은 말 그대로 백세시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가벼운 노동은 오히려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죠. 몸 저 누울 때까지 할 겁니다.(허허허)"

'사사불공이면 처처불생(모든 일에 정성을 들이면 그곳에 부처의 가피가 나타난다)'이라했던가.

도시농부로서 그리고 제약기업인으로서 그의 좌우명도 다르지 않았다.

"정성과 사랑으로 식물을 가꾸면 무럭무럭 잘 자라는 것처럼 회사 직원들에게도 사기를 높여주고, 격려해 주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사원들도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결국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지요. 이게 바로 도시농부의 삶 속에서 깨달은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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