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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안 약국 왜 인기없나 직접 가봤더니

  • 김지은
  • 2016-04-07 06:14:59
  • 의약사·부동산 한목소리 "경쟁력 없다" 전망

[현장]서울도시철도공사 역사내 약국·의원 임대사업지

화제를 모으며 야심차게 추진됐던 서울시 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역사 약국, 의원, 한의원 임대 사업이 의·약사들의 냉담한 반응 속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과 8호선 장지역에 의원, 약국, 한의원 입찰을 2회에 걸쳐 진행했으나 참여하는 의·약사는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두 번의 유찰 끝 5일 철도공사는 결국 절반의 가격으로 입찰 금액을 대폭 인하해 재입찰을 시작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입찰 중인 약국, 의원 임대사업지. 왼쪽부터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호선 장지역.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도시철도공사가 야심차게 선보인 지하철약국은 왜 외면받고 있을까.

데일리팜이 세 번째 임대료 파격 할인 입찰 공고가 난 다음날인 6일 오후, 시범사업 대상인 8호선 장지역과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차례로 방문했다.

두 곳 모두 유동 인구를 쉽게 찾을 수 없을 만큼 한산했다. 이곳에 병원, 약국이 들어와도 되나 싶을 정도의 고요함이었다.

◆8호선 장지역=오후 12시 30분. 다른 역세권들이 점심 식사를 위한 직장인들의 유동이 많은 시간, 8호선 장지역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장지역은 현재 대규모 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가 바로 연결되는 4번 출구쪽 지하에 약국과 의원(한의원) 각각 한 곳씩 임대를 준비 중이다.

지하철 8호선 라인이 워낙 한산한 특징도 있지만 장지역의 경우 현재 지상의 대단지 아파트들이 입주 완료를 2~3년 앞두고 있어 비교적 더 유동인구가 적은 편이다. 실제 올해 1월 기준 장지역 승하차 인원은 81만 5731명으로 일평균 2만 6314명에 그쳤다.

유동인구가 적은데 더해 지하에 의원과 약국 자리가 입점된다는 점도 의약사들이 임대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8호선 장지역 4번출구 쪽 지하에 위치한 메디컬존 개설예정지. 의원, 약국 각각 한곳의 임대사업이 진행 중이다.
또 장지역 반경 1km 이내 소아청소년과와 내과, 치과 등 병의원 10여 개가 포진돼 있고 약국은 가든파이브 내 2곳을 포함해 4~5곳이 있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근 약국 약사는 "현재 워낙 유동인구가 적은데다 지하에 굳이 의원이 들어올 이유는 없다"며 "의원도 입점되지 않는데 약국이 들어오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입찰 임대료 가격에는 의원, 약국이 들어와도 수지를 맞추기는 어렵다. 약국이 입점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공사가 제시한 장지역의 임대 조건은 의원 면적이 242.98㎡(약 73평) 약국 자리는 38.82㎡(약 11평)이다. 약국자리로 지정된 1002호의 5년간 임대료는 1, 2차 입찰 당시 2억7517만원(월 임대료 458만원)에서 이번에 1억6552만원(월 임대료 278만원)으로 39.8% 인하됐다.

8호선 장지역 풍경. 오후 12시 반, 유동 인구가 적어 한산한 모습이다. 약국, 의원 임대 사업 중인 4번출구 쪽으로는 지나가는 사람을 손에 꼽을 정도로 왕래가 적었다.
인근 약사들은 인하된 가격 역시 현재 주변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당장은 수지를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가든파이브 내에도 메디컬층을 형성해 분양 사업을 시작했지만 치과, 내과만이 입점되고 다른 진료과가 추가로 들어오지 않아 결국 다른 2곳도 폐업을 한 상태다.

하지만 부동산 업자들은 현재 장지역 상권 특성상 2~3년 후를 보고 장기 투자할 경우에는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하철 병원, 약국 임대 사업이 진행 중인 장지역 4번출구는 바로 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가 연결됐다. 반경 1Km 안으로 소아청소년과, 내과 등 10곳의 의원이 포진돼 있다.
3년 안으로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고 현재 운영 중인 가든파이브와 더불어 인근에 현대백화점 입점이 확정된 만큼 유동인구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가든파이브 점포주들도 현재는 적자이지만 2~3년 후를 보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근에 대형 쇼핑몰, 백화점이 위치하고 2018년 입주가 완료되면 유동인구에 따른 약국 등은 일정 정도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6호선 DMC역=그렇다면 또 다른 시범사업 지역인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DMC)은 어떨까. 오후 3시경의 DMC역 풍경 역시 한가해보였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DMC역에 의원, 약국을 임대하려는 곳은 6호선과 연결된 4번 출구와 이어진 건물 1층의 4개 구역. 의원 3곳과 약국 1곳이 임대 중이다.

기존 의류, 제과업체 매장 등의 흔적이 남아있는 점포는 현재 문이 굳게 닫힌 채 의, 약사들의 입점을 기다리고 있었다. 임대가 지연되면서 매장 주변에 불법 주차가 성행해서인지 주차위반 경고 문구도 곳곳에 부착돼 있었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4번출구 지상 1층에 의원, 약국 임대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하철과 바로 연결돼 있는데다 지상 1층에 있어 의원 입점 후 처방전 수혜와 유동인구에 따른 개국 입지로 적합해 보이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DMC역 인근, 특히 이번 약국, 의원 임대 예정인 4번 출구 주변으로는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DMC역 4번 출구로 나오면 큰 도로가 좌우로 길게 뻗어있고 하천이 흐른다. 횡단보도도 상당 거리 떨어져 있고 아파트 단지나 상가도 500m 이상 떨어져 있다.

그나마 언론사, 방송사 입주로 유동인구가 일정 정도 확보된 디지털미디어시티 단지와도 1Km 이상 떨어져 있고 그 주변으로 의원, 약국이 이미 형성돼 있어 그쪽의 수혜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최소한 5년은 기다려야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고, 현재는 경쟁력 있는 곳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며 "4번 출구의 경우 환승역이라고 해도 출구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고, 이미 미디어시티 단지에 의원과 약국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로 경쟁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의원, 약국 임대사업 진행 중인 DMC역 4번 출구에는 대형 도로와 하천 등이 위치해 있어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았다.
이곳 역시 현재 상권을 고려할 때 도시철도공사가 내 건 의원, 약국 임대 조건이 매력적인 것도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입찰 중인 약국 한곳의 면적은 약국 임대 구역은 111.38㎡(약 33평). 초기 5년 임대 기초가격은 3억262만원(월 임대료 504만원)이었지만 이번 3차 입찰에서는 41.2% 인하된 1억7787만원(월 296만원)이다.

의원, 한의원 면적은 각각 75.82㎡(약 23평), 186.93㎡(약 56평), 249.8㎡(약 75평)이며, DMC역 0001의원자리는 5년 임대료는 초기 입찰가보다 50%이상 인하돼 1억1659만원(월 임대료 195만원)에서 5702만원(월 임대료 95만원)에 적정 거래가격이 형성돼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문의는 오고있지만 임대료 등이 부담됐는데 이번에 인하해 진행하는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지하철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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